상단여백
HOME 뉴스 교육
창조형 인간이 미래다[문화칼럼]김형석/컬처 크리에이터(Culture Creator), 前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 사진 출처/태양의 서커스

“한물갔다”는 고정관념 뛰어넘으면?
‘막장 드라마’에 가치관과 시간이 농락당하고 싶지 않아 우리나라 드라마는 역사물만 보는데, 친구가 조연으로 출연한다고 모니터를 부탁해 모 방송국의 ‘태양을 삼켜라’를 본 적이 있다. 드라마 시청 중에 필자의 관심을 급상승시킨 이야기가 있었다. 남녀 주인공이 관련된 기업에서 제주도에 복합리조트를 추진하는데 수많은 기존 경쟁업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를 유치하려는 계획이었다. 극 중에선 아시아 최초라는 야심 찬 이 프로젝트는 결국 중국 마카오의 카지노 그룹에게 완패를 당한다는 내용이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블루오션을 향한 깊은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서커스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가설 천막무대, 광대의 곡예, 재주넘는 곰 등 서커스는 관객에게 즐거움, 경이로움 그리고 긴장감을 제공하지만 깊은 예술적 감동까지 주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동춘서커스'처럼 추억의 이름으로 쇠락하는 것이 전 세계적 현상이었다. 그러나 창조적인 예술가이자 CEO인 기 랄리베르테(Guy Laliberte)에 의해 서커스도 진화해 새로운 공연예술이 태어났다. '한물간 곡예 쇼'라는 선입관을 통쾌하게 뒤집고 서커스를 예술로 승화시켜 성공신화를 쓴 캐나다의 대표적 명품문화 아이콘 ‘아트서커스’라는 태양의 서커스!

   
▲ 태양의 서커스

캐나다는 선진국이지만, 문화 분야에서는 평범한 나라였다. 그러나 21세기 전 세계 공연계가 캐나다를 주목하게 하고, 몬트리올의 길거리 곡예사를 세계 500대 갑부가 되게 했으며, 세계화와 고급화로 대한민국 인구인 5천만 명 이상이 관람했고,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공연 메카로 바꿔놓는 계기를 마련한 태양의 서커스.

   
▲ 태양의 서커스 심볼마크 앞의 필자
창의력은 강요하는 것이 아닌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
연간 공연 매출 10억 달러가 넘는 태양의 서커스는 최근 ‘초일류 브랜드 100’에서 세계적 기업 애플, 구글 등과 함께 초일류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기적의 이면에는 창시자의 크리에이티브(창조) 정신과 캐나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 그리고 다양성을 존중한 글로벌 인재 채용과 권위주의 타파로 자유로운 발상의 기업문화를 연 3박자가 빛을 발한다.

20대 초반에 태양의 서커스를 창립한 기 랄리베르테는 ‘감고 조이는 넥타이에서 어떻게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느냐?’라며 직원들이 정장에 넥타이를 입고 출근하면 넥타이를 가위로 잘라버린다. 또한, 배우의 분장을 담당하는 분장사가 없어 모든 배우는 화장을 직접 해야 한다.

자신을 스스로 아름답게 꾸밀 수 없는 배우는 창조적 발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회사 철학이다. 창의력은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소통과 창조의 진정성이 있다. 이렇듯 태양의 서커스는 항상 모방이 아닌 초유의, 최초의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한다.

기존 우리의 상식은 마을로 찾아오던 떠돌이 서커스단이었다. 그러나 태양의 서커스는 예술을 접목하고는 도도해졌다. 보고 싶으면 관객이 직접 찾아오라고 한다. 태양의 서커스 공연은 가족, 성인, 예술 지향의 시리즈를 연간 1편 이상 제작하며 상설과 순회의 두 가지 방식으로 직접 운영하는데, 뮤지컬과 달리 절대로 라이선스를 파는 법이 없다. 즉 태양의 서커스가 보고 싶으면 상설공연이 열리는 나라로 관광을 겸해 찾아오던가,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각국 투어 공연 때까지 오매불망 기다려야 한다.

   
▲ 태양의 서커스

꺼진 불, 아니 문화도 다시 보자!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던 서커스를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바꿔놓은 것은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다. 1920년대 태동 이후 반세기 동안 당대 최고의 흥행사업이었다가 몰락한 우리의 동춘서커스단과 캐나다의 길거리 축제에서 곡예를 하던 광대를 억만장자로 만든 태양의 서커스를 비교해 보면 시대를 뛰어넘은 파격과 혁신의 창조정신에 웅비하는 미래로의 길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다’라는 이젠 진부하기까지 한 이야기의 먼지를 툴툴 털자. 방치하고 외면했던 우리 문화를 다시 찾아내어 정체성, 방향성, IT, 스토리, 디자인, 글로벌 상상력 등으로 버무려 재구성해도 21세기형 선진 문화강국의 대표문화상품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달리하면 미래가 보인다. 고정관념만 버려도 대한민국 문화적 환절기를 극복할 수 있다. 꺼진 불도, 아니 꺼진 문화도 다시 보자!

   
▲ 태양의 서커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앤거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