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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가업(家業)인가? 아니면 흑묘백묘(黑猫白猫)인가?[기고] 김범용 ···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경우

   

▲  김범용

이재용 씨와 이부진 씨가 삼성그룹 사장으로 승진되었다는 보도가 나면서, 오래전에 한국은 재벌들의 세습이 문제고 일본은 정치인들의 세습이 문제라는 어느 주간지 기사를 읽은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오버랩 되는 그림은 김대중-김홍업에 이어서 우리 거제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된 김영삼-김현철의 부자(父子) 정치인이 성공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보통 세습 문제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애비 잘 못 만난 서민들 입장에서는 부모 잘 만나서 출세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현대판 귀족들이 부럽기도 하고, 노력하지 않아도 잘 먹고 잘사는 이들에 대한 시기와 질투도 있을 것입니다.

올해에는 한반도에 세습풍년입니다. 북한에선 청년대장 김정은까지의 3대 세습이 있었고, 한국 대표 재벌들의 3대 세습도 ‘젊어야 산다’는 명분 아래 척척 진행 중 입니다. 게다가 2012년 만일 박근혜 전(前)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세계사에 드문 부녀(父女) 대통령이 탄생하게 되고, 역시 같은 해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거제시에서 당선된다면 거제시 최초의 부자(父子) 국회의원이 됩니다.

“세습(世襲)”이란 단어 자체에는 계급사회의 부활과 기득권의 시스템화 같은 부정적인 의미가 더 많다고 봅니다. 그러나 박근혜 의원처럼 후광보다 본인 스스로의 각고의 노력에 의해 이뤄진 경우는 딱히 세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정치인으로의 출발에 박대통령의 후광에 힘입었음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세습에는 선대(先代)의 공(功)과 과(過)를 함께 짊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밝은 면보다 어두운 면이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권력 세습 문제는 비단 동남아나 아프리카 후진국에만 있는 현상은 아닙니다. OECD 국가 중에 세습 정치인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인 일본은 전체 정치인의 3분의 1 가량이 세습정치인입니다. 민주당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의원은 4세 세습 정치인이고, 자민당 정권 시절의 고이즈미, 후쿠다, 아소, 아베 총리 등이 모두 3세 세습 정치인입니다. 이들 모두가 선대에서부터 유명 정치인의 아들이라는 배경이 총리가 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한국은 여러 면에서 일본의 데자뷰가 되려나 봅니다. 만일 우리나라 현대사에 혁명이나, 쿠데타, 선거혁명 같은 정치적인 변혁이 없었다면 일본처럼 세습정치인이 시세말로 대세인 사회가 벌써 되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정치적 변혁이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다면, 향후 소위 ‘대과(大過)’없으면 정치인의 2세들이 정치인이 되는 정치 세습의 현상은 피하기 힘들 것입니다.

제가 한국 정치가 일본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근거는 일본과 한국의 비슷한 선거제도입니다. 지방자치제 전통이 강한 일본은 선거에 나가기 위해서 1) 출신 지역기반, 2) 인지도, 3) 돈이란 선거의 3대 요소가 필요 합니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제의 실시 이후에 과거처럼 낙하산이 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중앙의 고위직 출신이라고 해도 지역에 기여한 바 없고 알려지지 않은 사람은 흔히 하는 말로 먹히지 않습니다. 이를 무시한 대통령의 무리한 공천은 지역에서 낙선으로 끝나고 마는 현상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이지만 지역정가에서 출세한 정치인의 아들들은 언급한 이 세 가지가 이미 준비되어 있는 상태에서 출마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로 인해 참신한 인재들의 정계 진출이 그만큼 제한되고 말 것이란 것에 세습정치 반대의 논거가 되고 있습니다. 유사한 선거제도 아래에서 우리나라도 미래에 일본처럼 될 공산이 농후할 것입니다.

이런 일본정치의 세습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인물이 파나소닉의 창업자이자 경영의 신으로 불리며 지금까지 일본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입니다. 그리고 그의 세습반대와 정치개혁의 신념으로 1980년에 설립된 정치경제 연구교육기관이 바로 그 유명한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입니다. 이 마쓰시타 정경숙은 이후 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마에하라를 비롯해서 주목되는 정치신인들을 상당수 배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수많은 세습 정치인의 벽을 넘는 데에는 역부족인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연방 상원의원 100명중 11명은 전, 현직 상원의원이나 주지사와 가족관계가 있는 세습의원들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세습정치인은 케네디가의 케롤라인 케네디, 아들 부시대통령의 동생 잽 부시, 에반 바이 등이 있습니다. 일본에 비하면 적은 수에 불과하지만, 미국의 현실정치권도 일본처럼 명문가의 자녀를 선호한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김현철 여연 부소장이 한 번 거제에 올 때면 거제 지역정가가 술렁입니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거가대교 개통식에 함께 참석하시어 한 말씀하신다는 YS의 “발표”내용에 대한 추측도 항간 호사가들의 입쌀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그냥 정치신인이 아니라 거제 최고의 정치명문가인 YS의 아들이기 때문에 더 주목을 받게 됩니다.

이를 보면서 정치가 대대손손 물려 줄 YS 집안의 가업인지, 아니면 권력세습이 문제가 아니라 등소평의 말처럼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라고 생각해야 하는지 김현철 부소장을 바라보는 거제시민들의 심경은 참으로 복잡 다양합니다.

먼 훗날 개인적으론 “세습이냐 아니냐. 세습이 좋으냐 나쁘냐보다 김 부소장이 거제와 거제시민을 위해서 어떤 역할을 했고,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대다수의 거제시민이 생각하게 되어, 이 ‘글질’에 담긴 발제(發題)의 뜻이 무의미한 것으로 판명되면 좋겠습니다.

이제 뱀다리(蛇足)를 붙여보겠습니다. 같이 대통령을 부친으로 둔 김홍업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와의 사례 비교도 필요할 것입니다. 김현철 부소장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덧붙여 세습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중국 정부의 정론(正論)’이라고 불리는 사람입니다. 지난 10월 18일 당 중앙 군사위 부주석에 선출되면서 2012년 중국의 차세대 국가원수 내정자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경우가 그러합니다. 세습 혁명원로의 자제들인 중국의 태자당(太子党)이 중국 백만장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중국 인민들의 비난과 지탄을 받고 있지만, 그 태자당 출신임에도 철저하게 낮은 자세로 노블레스 오블리쥬를 실천하면서, 그 험한 정치적인 삶에서 정말 말 그대로의 모범을 보이면서 살아남은 인물이 ‘모범생 시진핑’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반대되는 ‘세습 미꾸라지’를 생각하다 보니 생각나는 것이 요즘 뜨고 있는 SK 그룹 창업자의 손자이며 ‘알루미늄 최’로 불리는 ‘최철원’입니다. 평소에도 특권의식이 충만하여 야구방망이나 골프채로 사람 패는 것에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인물입니다. 이 막강한 재벌 3세에 대한민국 경찰도 알아서 기었다는 후문(後聞)이고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는 대한민국의 추악한 얼굴을 새삼 다시 깨우쳐 준 위대한 반면교사였습니다.

잘난 부모를 둔 세습 문제에 대한 너무 극단적인 비교인지 몰라도 ‘시진핑’과 ‘최철원’ 중에서 김현철 부소장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요? 대체로 자신에 대한 평가는 자신만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거제 시민들은 그 답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 이 글은 기고문으로 반드시 본사의 뜻과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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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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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민 2010-12-12 10:14:08

    자기 조상들 중에 이조시대때 정치 안해본 족보 있는가요. 현철이라고 왜들 싫어항는지 모러겠네요. 와이에스 아들이라고 싫어하나요. 그럼 조상 잘못 만나면 자식들은 그 멍에를 지고 살아야 하는지 21세기에 맞는 이야기인지 안타깝네요.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다 들게 하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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