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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지는 사랑을 싣고~[단체 탐방] 자원봉사센터 도배기술봉사단

집안 벽지는 주거환경의 기본요소다. 요즘은 아기자기한 포인트 벽지도 나와 있어 집을 꾸미고픈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마저도 힘든 세대가 적잖다. 홀몸노인 등 소외이웃들이다. 벽지가 너무 오래돼 너덜너덜해진 세대도 있다. 이들을 위해 나선 봉사자들이 바로 ‘도배기술봉사단’이다. 단순히 ‘몸품’을 팔아 봉사하지 않는다. ‘기술’로 무장한 전문 봉사단인 셈이다. 도배기술봉사단은 새해에도 알찬 봉사활동을 다짐중이다. 더 많은 소외이웃들의 집안이 새 벽지로 단장돼 아늑해지는 그 날까지.

   

개인 봉사에서 기술 봉사로 ‘업그레이드’

도배기술봉사단의 태동은 지난해 시작됐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도배기술봉사단을 양성하기로 하면서 부터다. 봉사활동에 전문성을 가미하자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5월, 도배기술봉사단 양성 논의가 본격화됐고 8월부터 교육이 진행됐다. 벽지에 풀칠을 하고 눈대중으로 도배하던 수준에서 전문적인 기량을 쌓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기량을 익힌 봉사자들 16명이 모여 지난해 10월 도배기술봉사단이 탄생했다. 단장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일하는 성정운씨가 맡았다. 성 단장과 단원들은 매월 1회 이상 거제지역을 돌며 도배봉사를 도맡았다.

각 면동의 소외세대는 물론이고 가조도와 통영까지 넘나들며 ‘사랑 실은 벽지’를 정성껏 붙였다. 주로 홀몸노인 세대와 한부모 가정을 찾는다. 지은지 3, 40여년이 지난 주택에서 만난 한 홀몸노인은 이들의 봉사에 눈물을 흘렸다. 수십년 전, 첫 도배 후 두 번째였다는 것이다. 수혜자들이 처해 있는 현실은 이들의 봉사활동을 더욱 열정적이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들의 진심 어린 감사에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이들의 도움을 받은 곳은 경로당까지 포함해 18곳에 이른다. 도배뿐만 아니라 장판교체도 병행한다.

   

봉사단이 기획하는 대표적 사업으로 ‘아름다운 경로당 가꾸기’가 있다. 가조도에서 펴고 있는 이 사업은 가조도내 경로당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경로당 내부를 말끔히 바꿔놓는다. 모두 8개 부락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올해까지 2개 부락 경로당에서 도배봉사를 벌였다. 집이 너무 낡아 새로 지어주는 ‘러브하우스’ 사업에도 동참한다. 도배기술봉사단원들 중에는 다른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봉사활동 연계가 가능하고 보완이 손쉽게 이뤄지는 잇점을 갖고 있다. 노인복지센터와도 연계해 봉사활동을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도배+장판+전기, 전천후 전문봉사 꿈꾼다.

도배기술봉사단은 도배와 장판교체외에도 전기작업 등 전천후 전문봉사를 새해부터 꾀할 계획이다. 자원봉사센터에서 지난해 6월 출범한 ‘1004 지역사회봉사단’에도 속해 있어 복합적인 전문봉사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도배기술봉사단의 활동은 신경 쓸 일이 한 둘 아니다. 무작정 수혜처를 방문해 벽지만 쓱싹 붙이는데서 그치지 않는다. 통상 한 세대에서 도배봉사를 할라치면 6~7시간이 걸린다. 작업시간만 그렇다는 얘기다. 작업에 앞서 사전조사도 필수다. 말하자면 ‘견적’을 뽑아야 하는 셈이다. 몇 차례 방문이 있어야 한다. 전천후 전문봉사단을 꾀하는 동시에 수혜처와 봉사횟수도 늘린다는 각오다.

봉사단원도 최대 50명선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성 단장은 말한다. 현재 단원 수는 28명. 직장인들로 구성된 만큼 봉사활동의 피로도를 줄이고 적정한 봉사인력 확충을 위해서다. 조선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인 만큼 봉사현장에서의 숙련도도 꽤 갖추고 있을터다. 직업적 능력에 전문봉사기량까지 겸비했으니 정예화된 봉사단체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새해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까닭이다. 성정운 단장도 이 같은 강점을 적극 활용할 작정이라고 했다.

성정운 단장은 “홀몸 어르신들의 가정을 방문해 도배활동을 마치면, 너무 감사해해서 우리도 큰 보람을 느끼고 뿌듯하다”면서 “가조도에서 펼치고 있는 아름다운 경로당 가꾸기 사업도 반드시 완수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성 단장은 “지은지 수십년이 지난 낡은 어느 집의 어르신은 고마움의 눈물을 계속 보이셔서 기억에 남았다”며 “새해에도 보다 강화된 봉사활동으로 우리지역 곳곳의 소외이웃들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 성정운 단장·명희건 단원 미니인터뷰

“도배봉사, 우리가 정예요원이죠!”

성정운 단장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기장2과 기장2부에서 일하고 있다. 단원이자 봉사단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 있다는 명희건씨는 삼성중공업 조선설계담당(선체CAD) 부장이다. 현장과 사무실에서 각기 다른 업무를 맡아 마주칠 일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봉사단에서 손발을 맞추며 동료애를 키워가고 있다.

   
▲ 성정운 단장(우), 명희건 단원(좌)

- 봉사단 활동을 소개한다면.
“개인적 봉사에서 기술 봉사로 키워보잔 생각이 도배기술봉사단 발족의 첫 단추가 됐다. 기술교육을 끝내고 지난해 10월 결성 이후 소외가정을 방문하면서 보람이 컸다. 눈물 짓는 어르신들이 더러 계셨는데, 잊을 수가 없다. 봉사활동을 더욱 잘해보잔 생각을 갖게 된다. 수혜처는 홀몸어르신 외에도 조손가정, 한부모가정까지 포함하고 있다.(성정운 단장)”

- 어떻게 봉사단에 참여하게 됐나.
“도배봉사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사실 기술교육에 매번 출석하진 못했다. 하지만 봉사단에 참여하고 싶었고 성 단장을 만나 참여의사를 밝힌 뒤 봉사단에 가입하게 됐다. 젊은 단원들과 호흡하는 게 참 좋다. 봉사의 보람도 크고.. 앞으로도 꾸준히 참여해 볼 참이다. 실제 봉사도 그렇지만 사전준비작업에 성 단장을 비롯한 단원들의 노고가 크다.(명희건 부장)”

   

- 기억에 남는 활동은 뭐가 있나.
“올 초 통영 밀알의 집에서 장애우들의 쉼터로 쓸 방이 모자라 혼숙을 해야할 형편이라는 소식에 달려갔다. 다행히 거실 한 쪽을 막아 방으로 개조 후 도배를 마칠 수 있었다. 가덕도 신교마을에서 도배봉사를 할 때,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에 큰 행사를 펼치듯 저희를 대접해주셨고 특산물로 봉사단을 격려해주셔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성정운 단장)”

- 새해에는 어떻게 강화할 계획인지.
“가조도 8개 부락 모든 경로당에 도배봉사활동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나설 계획이다. 주로 홀몸어르신 세대에 도움을 주게 되는데 하나 같이 주거환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자식들이 있지만 돌보지 않아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형편이다. 도배와 장판교체, 전기작업 등 집수리까지 맡을 수 있도록 봉사단을 더욱 전문화하겠다.(성정운 단장)”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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