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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혼성(鄭渾性)의 도리(道理)[연재] 고영화의 거제도 고전문학

   
 

거제면 반곡서원 동록당에 안치된 거제학자 정혼성은 거제의 유림이나 사회에서 정군자(鄭君子)라 호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그에 대한 많은 설화가 전해져 오고 있다.

추사 김정희는 동록선생과 동시대인(同時代人)으로서 생애동안 거제도에 온 적이 없었다. 그러나 김정희가 동록문집을 읽고 "[題鄭東麓渾性文集後]" 감탄하여 7언절구 시 한편을 남긴, 찬사의 글이 전해지고 있으며["서는 마음의 그림이다(書,心畵也.)”], 중국인 심평향(심진沈津)도 동록의 시와 글씨를 보고 피와 생활이 모두 군자라고 하였다(東麓生活與瘀血皆謂君子). 아래는 '동록집'에 수록되어 있는 '음양의 조화와 도리' 중, "도리(道理)"편의 내용이다.

도리(道理)
未有理之所是者而非理之所非者而是理之所旣非旣是者而可輕是可極非但被一種 以是寶非之論於理遠又復彌近故今人難辭 以此愈當尋認眞理擊排到底以歸求一理者人類之公師東海西海之人異地同天異文同理"莫結脫"於公師之敎焉故君子當姑置重"中虛其心"而獨以理爲主理西國古時爲精于天文玆一而基墨得者以(诐瑹?)造天地之儀內藏消息層層相聯日月五星各麗 其天各循其度宛如一 小天地

⌈도리(道理)가 옳다고 믿는 것에 맞지 않는다 해도, 올바른 이런 이치(是理)에 어긋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그렇게 행하는 도리는 이미 옳은 것이 아니다. 가벼이 여기거나 극에 달해 오직 한 종류에만 의지해서도 안 된다. 이것이 보배(道)가 아니라고 따지지 말라. 도리(이치)는 심오하다. 다시 점점 시대가 가까울수록 지금 세상 사람들은 말로만 걱정한다. 이에 근심하되, 마땅히 진리를 찾아 행하여 부딪쳐 바로잡아 행동이나 몸가짐이 흐트러짐 없이 바르게 해야 한다. 한 도(道)로 돌아가 구(求,행동)하라. 인류의 스승으로서, 동해 서해의 사람들이 다른 땅, 같은 하늘아래 다른 글을 쓰더라도 도리(道理)는 같다. 맺고 풀지 말라(속박이나 집착에서 벗어나라"莫結脫), 스승의 가르침이로다.

이런 사유로 군자는 상(喪)을 당한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늘 한가운데 자리 할 때 그 마음을 비우고 겸손하라("中虛其心"). 다만 도리에 근거함이다. 옛날에 서쪽 나라(중국)는 도리를 주(主)로 삼았다. 여기 오로지 천체의 온갖 현상을 가지고 정(精)하였다. 어두운 먹(墨)을 토대로 (우주를) 만든 것은 절대자(상제)가 천지의 법도를 만들어, 천지의 시운(時運)이 자꾸 변하는 것을 안에다 감추고자 함이다. 거듭 층층이 서로 연이은 일월오성이, 제각각 아름답게 빛나고 있고, 하늘에서 각각 빙빙 돌면서, 그 법도가 완연하니 하나의 작은 세계와 같다.("세상의 이치는 음양의 조화로움에서 기인하니 자연을 사랑하라")⌋ / "음과 양은 서로 상대적인 것이다. 음과 양을 통합하면 한 도(道)가 되고 하늘과 땅을 합치면 한 기운이 된다. 마음은 오히려 만물을 살리기도 하고 홀로 만물을 움직이기도 한다."

선생은 아마도 잔잔히 흐르는 계곡물과 저 멀리 아득한 계룡산과 선자산, 달과 별, 이렇듯 고요한 정취가 깃든 깊은 계곡에서, 그윽한 향내를 풍기는 만물의 소생과 쇠퇴를 지켜보며 자연과 벗이 되어 한 평생을 보냈다. 신비로운 기운이 깃든 거제도의 깊은 밤 벌레소리와 새소리를 들으며 은하수 흐르는 우주를 관찰하고 음양의 조화와 이치를 터득하셨고, 또한 중국과 한국의 각종 고전 서적들을 뒤적이며 먹을 갈아 초서와 해서로써 거침없이 써 내려 갔다. 거제도 후배로서 거제도의 자존심을 지켜낸 선생께 심히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정동록 혼성문집 뒷면에 쓰다[題鄭東麓渾性文集後] / 추사 김정희
鷓鴣詩格采眞遊 자고의 시격에다 채진의 놀음이라
十尺黃塵不出頭 열 자의 황진 속엔 두각(頭角)을 내지 않아
賴有侯芭傳一瓣 후파(侯芭)를 힘입어서 일판향(一瓣香)을 전수하니
玄亭寂寂古岐州 옛날의 기주에는 현정이 적적하이.
 

[주1] 자고 : 만당(晩唐)의 시인 정곡(鄭谷)의 자고(鷓鴣)를 읊은 시가 일세에 회자하여 마침내 자고의 별칭이 되었으므로 뒷사람이 정씨를 만나면 으레 자고라 하였는데 여기 정씨와 같아 한 말임. [주2] 채진 : 진실의 이치를 캔다는 뜻. [주3] 후파(侯芭) : 한 나라 거록(鉅鹿) 사람. 양웅(揚雄)의 제자로 그에게서 태현(太玄)과 법언(法言)을 수학하였음. [주4] 일판향(一瓣香) : 일주향(一炷香)과 같은 말로서 스승의 연원을 계승하는 것. [주5] 현정 : 중국의 시인·철학자. 양웅을 말함. 시에서 철학으로 관심을 돌렸는데, 철학에서는 유교와 도교의 영향을 받았다. 인간의 본성에는 선과 악이 뒤섞여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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