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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韓日해저터널- 거제를 ‘기회의 땅’으로유승화 /창조도시포럼 대표 ·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한동안 잠잠하던 한일해저터널 건설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부산시에서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노선 유치 노력을 개진하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재계에서도 그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80년대 초반부터 다시 거론

   
▲ 유승화 /창조도시포럼 대표
역사적으로 한일해저터널의 건설을 최초로 검토한 것은 1930년대 제국주의 일본의 대동아공영권 구상과 맞물려 있다. 일제가 칸몬터널ㆍ세이칸터널 등과 더불어 대륙 침탈 수단으로서의 한일해저터널을 추진하였으나 일본이 패망하면서 소멸되었다. 이후 반세기가 지난 1980년대에 들어 일본 건설업체 오바야시구미(大林組)의 ‘유라시아드라이브웨이’ 구상에 이어, 통일교 문선명 총재가 ‘국제평화고속도로(도쿄~부산~런던, 2만km)’의 건설을 제창하면서 다시 한일해저터널 건설 문제가 거론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교의 지원 아래 ‘국제하이웨이건설사업단’이 설립(1982년)되었고 일본에서는 ‘일한터널연구회’가 조직(1983년)되었다. 그리고 양국의 전문가들이 조사?연구에 착수하여 한국측에서는 거제도 일부 지역을, 일본측에서는 대한해협 중간 지점까지 지질 조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은 앞서가고 한국은 주저하고

그동안 일본에서는 매우 적극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다. 지형 및 지질 조사와 공법 연구 등에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으며, 실질적으로 큐슈(九州) 사가현(佐賀)의 북서부 가라쓰(唐津)에 한일해저터널 지질 탐사용 터널(547m)까지 뚫었다. 이 터널은 앞으로 1,300m까지 굴착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일본측 조사?연구 결과는 한일해저터널 건설은 「타당성 있다」로 결론 났으며, 기술적인 제반 문제도 극복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매우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1983년 이후 최근까지 10여 차례의 한?일간 기술 교류회 및 심포지엄이 개최되었으나 주로 일본의 조사 결과를 검토하는 수준에 그쳤으며, 2003년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실시한 ‘한일해저터널 필요성 연구’가 우리나라 유일의 연구 실적이다. 이 연구보고서의 결론은 「타당성 없다」였다. 물론 그동안 일본을 방문한 노태우?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해저터널 건설 문제를 언급했었지만, 이는 외교적 덕담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아시아시대 미래비젼 프로젝트로 유망

개인적 소견으로, 필자는 국가 경제의 백년대계를 모색하건대, 한일해저터널은 반드시 건설되어야 할 미래 비전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혹자는 일본이 구상하고 있는 해저터널 루트가 과거 임진왜란의 침략 노선과 일치한다느니, 대륙 진출의 교두보를 염원한 일본이 80년 전부터 해저터널 건설을 끊임없이 제기해온 저의를 경계해야 한다느니 하는 주장도 한다. 여기에 더하여 해저터널이 일본에게는 경제대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절대적 전제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제적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긴 안목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또 미래를 진단하건데 이러한 주장들은 피동적(被動的) 단견(短見)이요 지나친 기우(杞憂)일 수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불안감 혹은 걱정을 앞세워 지레 포기하거나 뒷걸음질 치려는 태도가 바람직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철저히 대비하고 노력함으로써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를 극대화시키면 될 일이다. 성격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경부고속도로ㆍ인천국제공항?경부고속철도 등 우리 국토의 효율을 한 단계씩 진전시켜온 대역사들 역시 극렬한 반대를 경험했었다. 포항제철이나 월드컵경기장 건설 당시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새롭게 전개될 21세기 이후의 지구촌에서는 아시아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18세기의 네덜란드, 19세기의 영국, 20세기의 미국처럼 앞으로의 세계사 흐름을 주도하는 중심 국가는 동북아 3국 즉 한국ㆍ중국ㆍ일본이 될 것이라고 한다. 동일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들 3국은 고대로부터 얽히고설키면서 함께 역사를 써왔다.

백제 왕인(王仁) 박사로부터 시작하여 한반도는 천년의 세월 동안 일본에게 선진 문물을 가르쳐 왔다. 그러나 불과 100여 년 전부터 오히려 일본이 한 발 앞서가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임진왜란과 구한말 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민족의 일본에 대한 정서는 편치 않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중국의 대일(對日) 정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3국이 과거의 아픔에만 발목을 잡힌다면 동북아의 미래 번영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유럽의 각국들도 상호간 치열한 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은 처절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정복 전쟁의 역사로 점철해왔던 이들 국가들도 지금은 도버해협을 해저터널로 연결하고 EU(유럽연합)라는 큰 틀의 경제공동체를 형성하였다.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ㆍ중국ㆍ일본이 이른바 동북아경제공동체를 형성할 경우 그 시너지효과는 EU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세기 후반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이들 3국은 거침없는 경제 발전의 궤적을 남겼다. 그만큼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본의 기술력과 자본력은 이미 세계 최고수준이며, 중국은 세계최대 규모의 시장과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그 연결 고리에 입지한 지정학적(地政學的) 이점(利點)과 근면한 민족성을 자랑한다. 이러한 세 나라가 한일ㆍ한중 해저터널로 연결된다면 동북아 지역경제를 뛰어넘는 지구촌 경제 ‘빅뱅’으로 연결될 개연성이 크고, 그렇다면 그 단초(端初)는 한일?한중 바다 밑을 가로지르는 물류 혁명이 될 것이다. 해저터널과 철(鐵)의 실크로드 즉 TKR(한반도종단철도 : Trans-Korea Railroad)ㆍTSR(시베리아횡단철도 : Trans-Siberian Railroad)ㆍTCR(중국횡단철도 : Trans-China Railroad) 등 국제 철도노선의 연결이 현실화될 경우 동북아와 EU가 초거대(超巨大)경제권으로 묶일 가능성이 커지게 될 것이고, 결국 그 가능성의 열쇠는 한반도가 쥐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다.

천재일우… 거제를 기회의 땅으로

현재까지 일본이 검토하고 있는 해저터널 노선에서는 거제를 통과 할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연구ㆍ조사 결과 일본에서는 아래 그림과 같이 가라쓰~이키~쓰시마~거제를 연결하는 2개 노선, 가라쓰~이키~쓰시마~부산을 연결하는 1개 노선 등 세 가지 대안을 설정하고 있다. 그리고 가라쓰~이키~쓰시마~거제 노선 중 하나를 가장 유리한 대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007년 부산시가 설립한 한일터널연구회와 일본의 일한터널연구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오히려 부산측 접근을 유리한 노선으로 평가하였다. 지형적ㆍ기술적ㆍ경제적으로 한층 더 유리한 거제 노선을 무리하게 부산쪽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거제시민들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뒷짐 지고 바라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대체로 해저터널의 교통체계는 3가지 방안으로 구상할 수 있다. 그 첫째는 아시아하이웨이와 연계되는 시속 100km 속도의 자동차 전용도로 방식이며, 두 번째는 KTX 및 신칸센과 연결하는 시속 350km의 고속철도 방식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새로운 교통 시스템으로 부상하고 있는 시속 700km의 리니어모터카 방식이다.

리니어모터카 방식의 경우 서울~후쿠오카 구간을 1시간에 통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경제성 등을 고려할 때 단면을 최소화하는 고속철도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 양국 모두 세계 유수의 고속철도 보유국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일해저터널건설이 거제노선으로 이루어질 경우 신속?저렴한 해저고속철은 지속적으로 중국과 일본을 오가는 물류증대를 담보(擔保)하게 될 것이며 이중 상당부분이 거제 일원에서 지역철도망(거제~진주, 거제~부산) 및 지역도로망과 인적ㆍ물적 환승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거제지역을 세계적 환승기지(還乘基地)로 거듭나게 할 것이며, 거가대교, 이순신대교에 이어 제3, 제4, 제5연륙교 신규 건설 수요도 창출해 낼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저터널을 뚫으면서 발생하는 굴착토(掘鑿土) 중 우리측 물량이 1,000만 톤 정도로 추정되는바, 이를 매립토(埋立土)로 활용할 경우 거제지역 일원의 지도가 바뀔지도 모른다. 그리고 매립된 새 땅에는 해상 인공도시라든지 해상 박물관 또는 해상 오페라하우스 등의 건립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주변 지역의 수려한 경관을 고려할 때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다.

   

거제시민들의 의지가 관건

이처럼 한일해저터널의 건설 효과는 엄청나다. 일본이 적극적일수록 우리는 유리한 협상의 위치를 점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일본이 대륙으로 내보내는 수출 물량은 엄청나며 대륙에서 일본으로 들어가는 물량 또한 막대하다. 해저터널이 개통될 경우 그 통행세 상당 부분이 국부(國富)로 축적된다.

이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고심도(高深度) 해저터널 기술을 가지고 있는 일본과 기술제휴를 하게 되면 우리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경쟁력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 분명하다. 2030년까지 고심도 해저터널 세계시장 규모는 천문학적이다. 가히 5,000조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의 중심에는 거제가 우뚝 서야 한다. 거제로서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지도 모른다. 경남도는 물론 통영시를 비롯한 인근 고성ㆍ마산ㆍ김해 등의 지자체들과 연계해 한일해저터널의 건설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근거와 명분을 찾아 중앙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 향후 거제시민들의 위대한 역량을 기대해 볼 일이다. 오늘의 노력들이 다음 세대 우리 거제 아들딸들의 명운을 가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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