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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성 거제현헌(題巨濟縣軒)[연재]고영화의 거제도 고전문학

   
 
1449년 거제현령 이호성이 부임하여, 고현(古縣,고정리)에 새로 성을 쌓고 백성을 편안케 하였다. 당시 세종초기의 변방 거제는 어수선한 상황인지라, 거제현 관청이 거제도 전체를 관장하지는 못했다. 오아포 영등포 옥포 지세포 등의 수군진영이 거제현의 대부분 관장했다. 이 후 거제현이 안정을 찾은 1518년 봄날에, 김안국(金安國, 1478~1543년)경상도 관찰사가 경상도 전 지역을 순행하다가, 거제도 고현성(거제읍치)에 머물렀다. 거제현령과 더불어 동헌에서 통술을 들이키며, 객지를 순행하는 외로운 마음을 취중에 기대어 읊은 시가 아래 '제거제현헌(題巨濟縣軒)'이다.

天畔來遊海上城 먼 하늘가 바다 위 성(城)에 와서 유람하니
滄波無限客中情 객지가 정이 들고 푸른 물결 한이 없다.
荒雲落日愁炎__ 거친 구름 석양아래 갯벌의 독한 기운이 시름겹게 할 때,
喬木鳴鴉認古營 교목(喬木)위 까마귀 울어 고영(古縣城)임을 알리네.
縱有春風留不得 비록 춘풍으로 부득이 머물다보니
唯將尊酒醉頻傾 주고받는 통술에 취하기만 하는구나.
玉京渺渺身千里 하늘나라 아득하고 천리 먼 곳 떠돌아도
歸思難堪白髮生 고향 가고픈 이 마음, 백발 되어 난감하네.

조선전기 김안국(金安國)은 소학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소학〉을 한글로 번역한 〈소학언해〉를 발간하여 민간에 보급했고 소학을 기초하여 후학을 계도하고 성리학을 가르쳤다. 당시 사대부들은 8세가 되면 유학의 초보로 배웠고, 조선시대의 충효사상을 중심으로 한 유교적 윤리관을 보급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1517년 경상도관찰사로 있을 때 각 향교에 〈소학 小學〉을 나누어 가르치게 하고, 〈이륜행실도언해 二倫行實圖諺解〉·〈정속언해 正俗諺解〉 등의 교화서(敎化書)를 간행·보급했다. 아래 시는 1517년 경상도관찰사로 재직 중에 거제향교의 훈도에게 보낸 글이다.

勸示 巨濟學者(거제학자에게 주는 시) 소학교육과 성리학 보급을 장려하며..
聖朝治敎極休明 어진 임금의 조정이 정치와 교육을 아름답고 밝게 이르게 하니
海島欣聞講誦聲 바다 가운데 섬에서 글을 강독하고 외우는 소리가 즐거이 들리는구나.
正雜途殊宜早辨 정도와 잡도가 다르니 마땅히 먼저 분별해야 하며,
須將小學日修行 모름지기 소학을 공부하고 날마다 학문을 닦아라.

[주1] 정도(正途) : 과거를 통해 신사가 된 사람들.
[주2] 잡도(雜途) : 돈이나 그 외 것들.

김안국(金安國)관찰사는 거제도 순행 중에, 효자 "이돌대"(李乭大)를 칭송한 장계를 올려 정려를 받았다. [幼喪父事母孝及歿親負土石成墳居廬三年又遷父柩同__母塋更服三年事 聞旌閭] 어릴 때 아비상을 당하여 어미에게 효도하였고 뒤에 죽은 어미를 떠맡아 흙과 돌로 봉분을 만들어 곁에서 여묘살이를 3년 동안 하였으며, 아비를 나무관으로 옮겨 어미의 봉분에다 장례를 치루고 다시 상복을 입고 3년 여묘살이를 하여, 나라에서 정려(旌閭)를 내렸다. (거제부읍지) 연초면 연초초등학교 건너편 효촌마을에 가면 '효자 장사랑 이돌대 유적비'가 있다.

아래 시는 1590년 홍성민 선생께서 거제도 두 번째 순행 길에 고현성 관청에 있는 동헌에 앉아서 주위 풍경을 바라보며 느낌을 적은 글이다. "거제가 신선이 사는 곳인지? 삶의 고뇌가 표연히 씻겨 진다"하시며, 고달픈 직무를 내려놓고 오랜만에 장부의 기개를 읊는다. 또한 이 한시는 소리의 장단과 고저를 최대한 이용했으며, 압운 邊, 天, 仙, 然, 자를 두 번이나 되풀이하여, 흥겨운 운율의 리듬감을 살리니 가요 2절을 노래하듯, 재미를 이끌어내는 詩體라 하겠다.

'거제동헌운(巨濟東軒韻)'
維舟黃橘樹 황귤 나무에 배를 매어놓고
把酒白鷗邊 술잔을 드니 흰 갈매기 곁에 있네
渺靄無窮地 아득한 아지랑이 무궁한 곳,
層波欲缺天 층층 파도는 하늘을 이지러지게 하누나.
馭風疑換骨 바람을 부리는 신선이 되어볼까?
駕鶴便登仙 학을 탄 신선되어 올라가면 편하려나.
快濯塵煩盡 씻는 즐거움에 티끌 번뇌가 다하고
胸襟自灑然 가슴속 품은 생각이 절로 시원하도다.
小島滄環裏 작은 섬은 큰 바다 가운데 있고
孤城地盡邊 외딴성은 변방 끝에 있구나.
窓明山吐月 창이 밝아오니 산이 달을 토하고
__豁水涵天 처마는 물에 비췬 하늘로 통하네.
壇上玉童子 단상의 귀한 아들,
雲端金骨仙 구름 끝엔 신선의 유골이 있겠지.
相望__相見 서로 바라보며 상견하니 기개가 보이고
衣袂便飄然 옷소매가 바람에 나부끼듯 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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