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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거제 출발은 해수욕장 관리부터[르포]관리없이 방치되는 해수욕장…사계절 관광지로 가꿔야

   
▲ 27일 오후 찾은 와현해수욕장. 폐스티로폼과 함께 섞인 돌들이 해변 한켠을 뒤덮고 있다. 백사장 내에도 자세히 보면 온통 쓰레기 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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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 연휴였던 지난 27일 동부면 학동 일대. 학동해수욕장은 이미 피서객들로 넘쳐 나 한여름 풍경과 거의 흡사했고, 인근 도로는 몰려든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곳의 관리 실태를 살피기 위해 몇 군데를 둘러봤다. 3곳의 화장실은 청결상태가 양호했고, 샤워장과 음수대도 지저분하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해수욕장 내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는 종류별로 분리수거까지 돼 있었다. 국립공원 내 공단관리지역이다 보니 아직 정식 개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상시적인 관리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장면2
같은 날 둘러본 인근 와현해수욕장. 해변에서 본 백사장은 말 그대로 쓰레기 천지였다. 어구용 폐스티로폼과 뒤섞인 쓰레기들은 이곳이 해수욕장인지 의심될 정도. 매미 피해 이후 새롭게 단장한 입구 화장실도 제대로 관리가 안 돼 냄새가 진동했고, 변기에도 담배꽁초 등의 쓰레기가 예사로 버려져 있었다.

와현해수욕장은 공원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거제시에서 직할 관리하는 곳이다. 해수욕장이 정식 개장하면 이곳 마을운영위에서 청소와 관리를 맡고 대신 피서객들에게 청소비를 받는다. 시는 개장직전 쓰레기수거 및 해변 정지작업에 나서지만, 개장전까지는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장면3
바다의 날이었던 지난 31일. 기자가 찾은 남해 상주해수욕장. 아직 정식 개장을 하지 않았지만 아주머니 한분이 해수욕장 내 세면대를 청소하고 있었다. 남해군 문화관광과 소속이라고 밝힌 이 아주머니는 지난 03년 9월 상주해수욕장 관리권이 국립공단에서 남해군으로 이첩된 이후 다른 사람 1명과 함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돼 매일 이곳을 청소한다고 일러주었다. 해수욕장이 정식 개장되면 청소인원만 6명으로 늘어난다고 귀띔했다.

#장면4
같은 날 상주해수욕장 인근의 송정해수욕장. 이곳은 아주머니가 아닌 50대 남성이 해변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역시 남해군청 소속 무기 계약직 신분이었다. 이 남성은 샛바람이 부는 날이면 바다에서 떠밀려온 쓰레기로 골치를 앓지만, 매일 일정 구간을 정해놓고 청소를 해 나간다고 말했다. 결국 남해군내 해수욕장은 별도의 무기 계약직 청소원을 통해 연중 내내 관리가 되고 있는 셈이었다.

   
▲ 31일 찾은 남해 상주해수욕장. 아직 정식 개장하지 않았지만, 군청 문화관광과 소속 청소원이 매일마다 이곳 시설물을 청소하고 있다. 이들은 남해군청 무기 계약직으로 채용돼 연중 해수욕장 시설물을 관리한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른 더위가 몰려오자 각 지자체마다 해수욕장 조기개장 붐으로 난리다. 대전 부산 등지 유명해수욕장은 이미 정식 개장을 했다. 다른 곳들도 이달 10일을 전후해 개장할 태세다.

그러나 해수욕장이 무려 17곳이나 되는 거제지역은 조기개장 엄두는커녕, 최소한의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 관리권 하에 있는 학동 함목 여차 망치해변을 빼면, 나머지 시 관리지역 13곳 전부가 정식 개장기간 두 달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연중 내내 방치되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거제를 찾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외도 등 유명관광지만 둘러본 뒤 그대로 거제를 빠져나가 버린다. 주요 해수욕장 인근의 식당이나 펜션, 숙박업소 입장에선 밀려오는 관광객들이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졌음에도 이를 지역경제에 활용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관광행정. 그 시발은 지천에 늘린 해수욕장을 사실상 방치해 놓고, 엉뚱한 곳에서 비싼 돈 들여 관광거제를 외치는 모순에 있었다.

기자가 둘러본 남해군의 해수욕장 관리방식과 거제시의 관리방식은 비록 작은 부분이 달랐지만. 그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무기 계약직 1~2사람 고용만으로도 관내 해수욕장을 연중 관광지로 승화시키는 남해군에 비해, 거제시는 지천에 늘린 훨씬 더 뛰어난 관광자원을 사실상 사장시키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가대교 개통이후 거제는 특히 더 많은 단체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와 주5일제 수업 정착으로 주말이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들은 인파가 북적이는 대규모 해수욕장 보다 한적한 해변근처에서 가족끼리 아기자기한 놀이를 하며 쉬기를 더 좋아한다. 해수욕장 근처마다 펜션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들을 주 고객층으로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17개나 되는 크고 작은 관내 해수욕장은 전부가 사계절 관광자원이 될 수가 있다. 외도나 장사도 처럼 십 수년을 다듬고 가꾸는 인공적인 관광자원도 중요하지만, 지천에 늘린 해수욕장을 최소한의 관리만으로도 거제를 찾는 관광객들을 머물게 할 수 있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가 있다는 점이다.

27일 학동해변에서 만난 한 관광객(부산)은 “해수욕장이 여름철 수영하는 곳으로만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17개나 되는 천혜의 해수욕장을 여름철만 빼고 나면 사실상 방치하는 관리방식을 이제는 근본부터 바꿔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거제시의회 모 의원은 “해양관광개발공사가 출범한지 반년이 다 됐는데, 이같은 관광의 기본 콘텐츠 하나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며 “관광거제를 입버릇처럼 부르지만, 정작 있는 자원조차 활용하지 못하는 행정마인드가 너무 안타깝다”고 한숨지었다.

   
 ▲ 관리가 안돼 각종 쓰레기 등과 뒤섞인 일운 와현해수욕장 백사장(5월27일 오후) 
   
▲ 연중 관리되고 있는 남해 상주해수욕장. 고운 모래빛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5월31일 오후)

옥명숙 객원기자  ms0468@han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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