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세 차례의 강력한 태풍 덴빈(14호), 볼라벤(15호), 산바(16호)가 와현 해변을 할퀴고 지나갔다. 일운면사무소에 따르면 당시 입었던 태풍피해는 개인 사유지의 옹벽 축대가 무너지고 가로등이 쓰러지는 등 2003년 태풍 ‘매미’에 비해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복구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지만 바로 옆 마을인 예구마을은 아직 그 상처가 아물지 못한 듯하다.

와현에서 예구로 진입하는 해안 도로 30m 정도가 파도에 쓸려가 임시방편으로 자갈을 깔아 놓은 상태다.
거제시에 따르면 이번 회계연도까지 거제지역 4곳에 대해 도로보수공사가 예정돼 있지만 예구 입구 구간은 빠져있다.

시 관계자는 “3000만 원 이하의 보수공사는 해당 면사무소가 수의계약으로 발주할 수 있지만 이 도로는 6300만 원 정도가 소요된다”며 “이는 시 예산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현재 예산이 부족해 당분간 복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집행예산이 남는다면 해결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예구마을 주민들은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영업상 차량 이용이 잦은데 도로가 복구되지 않아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공고지 등 관광지로도 주목받고 있어 관광버스가 많이 오가는데 행정에선 딱히 신경을 쓰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둣가와 가까운 거리에 집을 둔 할머니는 또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태풍 매미가 들이닥쳤을 때는 파도와 함께 커다란 바위가 집을 덮쳐 반이 부서졌었다”며 “이곳 주민들은 매년 여름 태풍을 피해 육지로 피신하는데 이 정도면 ‘방파제’라도 세워 사람 살 곳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한편 시 홈페이지 ‘거제시에 바란다’ 코너에는 아직도 태풍 피해 복구를 호소하는 민원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 행정의 적극적인 관심과 빠른 대책이 요구된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