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서의 급지 승격은 기본적으로 경찰관 증원과 예산의 증가 및 장비 확충이 핵심 요소다. 따라서 총 정원의 확대와 함께 간부(과·계·팀장급)의 직급이 상향 조정되고 장비가 확충되면 이에 따른  예산은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지난 5월 8일자로 1급지로 승격된 거제서는 여성청소년과 신설과 아주치안센터의 파출소 승격을 위한 경위 이하 28명의 증원 및 과장급의 직급 조정 등 32명의 정원 조정을 요청해 둔 상태다.

하지만 경찰관 증원 문제는 거제서의 상급관서인 경남경찰청 차원에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도내 23개서의 정원 조정을 통해 창원권이나 김해권 1급지 서에서 정원 몇명을 빼내 거제서에 충원하는 정도 뿐이다. 이 마저도 각 지역의 치안 사정을 고려하면 여의치 않다. 

거제서와 비슷한 치안수요를 가진 양산경찰서는 지난 2009년 4월 20일 1급지로 승격됐다. 올해로 4년이 넘었으나 경찰관 증원은 거의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1급지 승격 당시 양산시 인구는 244,000명이었고 경찰관은 259명이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인구(2012년 12월 기준)는 266,861명으로 늘었지만 경찰관은 고작 28명이 증원된 287명에 불과하다.  아직 2급지 수준인 거제서의 경찰인력 266명과 별반 차이가 없다. 특히 대도시 1급지 경찰서의 경찰력(320명 전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 치안 수혜자인 양산시민의 입장에서는 무늬만 1급지일뿐 2급지와 달라진게 거의 없는 것이다.

이같은 선례를 보더라도 경찰관 증원 문제는 1급지 승격 초기에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몇년이 지나도 치안상황에 걸맞는 경찰력 증원은 기대하기 힘들다.

타 지역의 견제와 형평성 문제도 만만치 않다. '경찰기관의 조직 및 정원관리규칙' 제8조(경찰서의 등급기준)에 규정된 1급지(대도시형)경찰관서는, 1)특별시, 광역시, 도청소재지 경찰서, 2)인구 25만명 이상 시에 소재한 경찰서, 3)인구 25만명 이상 관할경찰서가 해당된다. 거제시는  외국인 약1000명을 포함해도 24만6000명 수준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거제서는 1급지 승격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승격됐다. 

몇년째 1급지 승격을 준비해 온  일부 2급지 경찰서는 그 지역 출신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거제서의 승격은 "정치적"이라고  경찰청 고위간부들에게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반응을 보인다는 전언이다.

이미 경찰은 수년전부터 치안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각 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정원 수천명을 빼내 수도권과 경기권에 쏟아 부어 왔다. 경남경찰청에서도 500명이 넘는 정원이 경기경찰청으로 넘어갔다. 사실상 경찰내부적으로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경찰력 증원 요청을 해본 들 '쇠귀에 경 읽기'에 불과한 이유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그저 주지 않는다. 1급지 승격만 됐지 몇년이 지나도 경찰력이 제대로 증원되지않는다면  '빗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격이 될 것이다. 그만큼 경찰력 증원은 현실적으로 조급하고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밀어 붙여도 될까 말까한 난제 중에 난제다. 

다시 한번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앞장서고 언론과 시민단체가 합심해 실질적인 경찰관 증원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야만  '안전한 거제'를 앞당길 수 있다. 

경찰 협력단체원을 지낸 시민 A(48.고현동)씨는 "경찰서장 출신인 지역구 국회의원이 경찰청장과 이 문제에 대해 담판을 지어야 한다"면서 "시민의 입장에서 몇년이 지나도 고작 몇명의 경찰인력만 늘어난다면 1급지 승격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거제서 관계자도 "경찰력 증원이 가장 큰 문제다. 현재 시스템에서 조속한 경찰력 증원은 경찰청 차원의 결단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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