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7일 '현산'사태 관련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중인 시민연대 관계자들

앞서 대검은 거제시장을 포함한 피고발인 세명 중,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의 주소지가 서울 성북동과 반포동으로 돼 있지만, 개인이 아닌 법인의 임원이 고발당한 사건이라고 판단해 현대산업개발(주)의 소재지(용산구 한강대로 23길 55) 관할인 서부지방검찰청에 이송했다.

또한 고발인과  거제시장의 주소지가 거제이므로 관할 통영지청으로 이송해 달라는 '피고발인'측의 요청도 있었으나, 검토 끝에 피고발인 두사람의 거주지가 서울이며 고발인이 서울에서 수사해달라고 적극 요청한 뜻을 그대로 받아 들였다.

수사를 맡은 서부지검 형사5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기초자료 수집을 이미 마쳤으며, 조만간 고발인을 불러 보충조사를 한후 참고인 등 관련자들을 소환하는 수사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을 보는 거제지역 정가의 여론은 분분하면서도 대체로 착잡한 분위기다. 진실이 무엇이든, 전임 시장 3명을 옭아 매었든 '뇌물'이라는 단어가  현 시장 임기 1년을 남겨둔 시점에 불쑥 튀어나와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됐다는 자체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감경처분을 지지하는 쪽은 "시장이 개인적으로 돈 한푼 받지 않았고 공익을 위한 것인데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법리적 해석이 너무 느슨하다거나 사실관계 오판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뇌물은 공무원이라는 신분, 부정한 청탁, 직무 관련성과 댓가성이 인정되면 공익과 사익 여부는 별 의미가 없다. 다만 참작사유는 될수 있을 것이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반대측 입장은 명료하다. 형법 제130조(제3자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이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이를 요구, 약속함으로써 이 죄는 성립되며  제3자가 뇌물을 수수하였을 것을 요하지도 않고, 또한 제3자가 그 정을 알았는가도 문제되지 않는다.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부정(당)한 청탁을 받았다면 이 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는 기본적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

'부정(당)한 청탁'이 바로 공익환원을 전제로 한 현대산업개발의 입찰참가제한 기간 감경요청,  그 이후 거제시가 법적근거도 없이 '민원 재심의 위원회' 니 '자문회의'니 하는 일련의 수순을 통해 감경처분 해 준 사실, 그 자체로 끝이라는 해석이다.

무엇보다도, 항소심 재판부에서 지적한 것처럼 거제시의 감경처분이 입찰참가제한이라는 행정법 본래의 취지를 위배했다는 점에서 판결 결과는 향후 지자체의 행정 교본이 될수도 있다.

한편, 검찰이 사건배당 과정에서 거제가 아닌 서울에서 직접 수사하겠다고 나선 일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고발인들의 주장처럼, '계좌추적 등을 통하여 막후의 더 큰 비리 커넥션을 밝혀내어야 할 사안'에 검찰의 수사 의지가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에 따라 결과 역시 크게 달라질수 있다. 

늘상 그래왔듯이, 검찰이 현대산업개발이라는 거대한 밭에서 '고구마 줄기를 들추다 보면 줄줄이 딸려 나오는 예상치 못한 수확의 재미'를 마다할 리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이런 저런 억측속에 이번 사건은 수사결과에 따라 채 1년이 남지않은 내년 지방선거에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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