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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무림맹을 뒤덮은 역천의 그림자[거제무림(巨濟武林)-정치풍자 1] 박기섭 /전 거제시민신문 편집국장
사진은 조선 검객의 모습을 영화화한 화면을 캡쳐한 인터넷 자료사진

□ 등장인물  
민호검- 현 거제무림 맹주
장운거사 - 경남 노사모 총수
해연객- 전 칠십이로 노동무림연합 맹주
광용검- 전 더불어 민주방 방주
일준검- 현 거제무림 부맹주
윤영공- 전 거제무림 태상맹주

무림맹을 뒤덮은 ‘역천(逆天)’의 그림자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강자에게 몰리는 무리들이 있기 마련이다. 당금 거제무림은 이러한 자들로 인하여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거제무림맹(巨濟武林盟).

계룡산 자락에 자리잡은 거대한 전각 위로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무림맹주 민호검이 역천(逆天)의 길을 걸으면서 생겨난 암흑의 그림자였다.

무림맹 광장에 1000여 무사들이 모여들었다. 민호검과 함께 보수무림을 버리고 진보무림으로 말을 바꿔 탄 검객들이다. 모두들 가슴에는 역천(逆天)이라는 붉은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있다.

민호검의 사자후가 터져나왔다.

“본좌는 역천(逆天)의 길을 가고자한다”

“......”

“무림에는 선악이 없다. 오로지 패도(覇道)만 있을 뿐이다!”

“......”

“오는 ‘6.13 무림대전’이 끝나는 날, 모두들에게 큰 영광이 주어질 것이다!”

“천세! 천세! 천천세!”

민호검의 역천무사들이 뱉어 내는 함성소리에 무림맹 대들보가 뿌리 채 흔들리고 있었다.

역천(逆天),

일찍이 중원무림에는 2번의 역천이 있었다. 박통(朴統)이 그랬고 전통(全統)이 그랬다. 이 두 사람은 바다를 가르고 태산을 무너뜨리는 공전절후의 초절정 무공으로 역천을 완성했다. 허나 그들은 몰랐다. 역천의 뒤에는 반드시 재앙이 따른다는 사실을... 한사람은 비명횡사했고, 한사람은 살아 있으되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는 오욕의 세월을 살고 있다.

본디 역천의 주인공은 사주팔자에 ‘인신사해(寅申巳亥)’나 ‘진술축미(辰戌丑未 )’를 깔고 앉아야 한다.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명리학은 이를 두고 제왕적 사주라고 했다.

‘인신사해’, 나무와 쇠 그리고 불과 물 네가지 기운이 무차별 충돌하는 기세이다. 그 충돌로 인하여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한다. ‘진술축미’, 네 개의 흙이 진술충, 축미충으로 좌충우돌하여 대지진을 유발하는 상전벽해의 기운이다.

박통은 ‘인신사해’를 깔고 앉았고, 전통은 ‘진술축미’의 탯줄을 잡고 태어났다. 이러한 제왕적 사주를 가진 자는 태고(太古) 이래 대륙 무림에도 주원장, 조조, 범려 등 몇 사람밖에 없었다.

거제무림맹주 민호검, 그는 과연 사주팔자에 ‘인신사해’나 ‘진술축미’를 깔고 앉았는가. 거제무림인 누구도 민호검에게 그러한 제왕적 공력이 있음을 믿지 않는다. 경남도 무림의회 의원 2번, 거제무림 맹주 2번... 무엇이 부족해서 그는 자신을 먹이고, 입히고, 키워줬던 보수무림을 배신하고 역천(逆天)의 길을 가고 있을까. 거제무림인들로서는 도무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다.

계룡산 정상.

무림 은자(隱子) 두 사람이 검은 먹구름에 뒤 덮힌 거제무림맹을 암울한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다. 백의 노인의 입에서 탄식이 새어 나온다.

“쌍성이 북두를 침범했다. 무림의 혈세를 막을 도리가 정녕 없단 말인가...”

청의 노인이 위로의 말로 답한다.

“천기는 인력으로 거스를 수 없는 법!”

“허나 다행스러운 것은 동시에 두 개의 신성(新星)이 출현했다는 점이외다.”

계룡산 은자들의 탄식과 함께 강호 무림에는 혼돈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다. 강호 소졸들은 무림의 선악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없었고, 어디에 줄을 서야할지 모두들 불안한 눈망울을 굴리고 있었다. “아미타불!” “앨리 앨리 라마사박다니!” 거제무림 전역에 불호와 성호를 읊는 소리가 서글프게 울려 퍼졌다.
 

대금산 대평원의 한 초옥에도 분노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고 있었다.

무진년 입춘을 앞두고 열린 거제무림 대 장로들의 신년회.

길송도인. 영칠방주. 종식검. 한겸도장 등 거제의 진보무림과 보수무림 양대 산맥을 이끌었던 초절정 고수 10여명이 모였다. 한결 같이 노화순청. 금강불괴의 무공을 갖고 있다. 한때 새천년 민주방을 이끌었던 한 백발노인의 입에서 노성이 터져 나왔다.

“갈(喝!), 이게 어찌된 일인가?”

......

......

......

“거제무림이 어쩌다 이런 개 꼬라지가 되었단 말인가?

“으음......”

“크흐......”

“옴마니 반. 메. 홈......”

“누가 민호검을 민주방에 끌여 들였냐고 묻고 있다. 자네들은 대체 뭐하고 있었는가?”

“......“

일각의 시간이 여삼추처럼 느껴졌다.

한 은색장삼을 입은 도인의 입에서 탄식과 함께 사건의 전모가 새어 나왔다.

“중원무림의 금수객(金洙客)과 장상객이 주도했다고 하오이다.”

“금수객?”

“예, 현 중원무림의 실세라 불리우는 무림국회의원 말이외다.”

“그놈이 왜? 무엇 때문에? 거제무림을 역천의 무림으로 만든단 말인가? 으음, 금수객...... 금수(禽獸)보다 못한 놈!”

“......”

“그렇다면 민호검의 입방에 푸른 기와집도 연관이 있었단 말인가?”

“그렇소이다.”

백발노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회색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확실...한가”

“맞소이다. 문통(文統) 재인공이 대우조선을 방문했을 때 민호검에게 ‘입방 했소이까?’라는 덕담까지 건넸소이다.”

“오호,통재라! 우째 이런 일이 ...”

“......”

“......”

“......”

“순천자흥 역천자망(順天者興 逆天者亡)!”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하리라’라는 분노에 찬 백발노인의 일성에 대금산 성지암이 사시나무 떨 듯 흔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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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무림에 종말이 오는 것일까. 아니면 창조적 파괴의 시대가 오는 것일까.

무림맹주 민호검의 역천과 더불어, 무림의회에도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무림흑사단의 한 살수와 ‘추나 요법’으로 무장된 한 무명객에 의해 무림의회가 쑥대밭이 되어버렸다. 무림흑사단 살수는 진보무림과 노동무림을, 무명객은 보수무림을 무차별 난타했다. 노동무림 절정고수 2명과 진보무림 절정고수 1명이 엄청난 내상을 입었고, 보수무림의 차기 무림맹주 후보 두 사람은 ‘6.13 거제무림대전‘ 출전권이 불투명해 졌다.

흑사단 살수와 ‘추나 요법’ 무명객의 무공은 무림에서 오래전 실전된 ‘동귀어진공’이었다. 무림의회 무사들이 제 아무리 절정무사라 하지만 같이 죽자는 데는 막아낼 도리가 없었다.

이들 두 무사에게는 ‘내가 산 후에 남을 죽인다‘ 라는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는 없었다. 오로지 ‘아사연후살타(我死然後殺他)’ 즉, ‘나를 죽임으로써 너도 죽인다’만 있었다. 지옥의 골짜기에서 불러온 마공(麻功)이었다. 무림맹주 민호검 또한 이 광풍으로 인해 한때 큰 곤욕을 겪었다.

‘동귀어진공’, 이 마공의 출현은 무사안일과 타성에 젖어있던 거제무림맹과 무림의회 무사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었다.


- 건곤일척(乾坤一擲), 광용검의 결단

지세포만 방파제, 멀리 대마도를 바라보며 한 중년인이 고시(古詩)를 읊고 있다. 전 더불어 민주방 방주 광용검이다.

“자두연두기(煮豆然豆箕)

두재부중읍(豆在釜中泣)

본시동근생(本是同根生)

상전하태급(相煎何太急)“

‘콩깍지가 콩을 볶누나. 콩은 뜨거워서 솥 안에서 우네. 본디 한 뿌리에서 났건만, 어찌 이다지도 급하게 볶아 대는가’ 조조의 3남 조식이 형 조비에게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일곱 걸음 만에 읊은 ‘칠보작시’이다.

최근 무림맹주 민호검의 민주방 입방과 관련, 금수객 등 중원 진보무림 수뇌부들로부터 받은 압력과 갈등을 되새기며 깊은 한숨과 함께 내뱉은 시(詩)이다. 광용검은 자신의 처지와 조식의 처지가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권력이란 이런 것일까. 한때 386동지였던 그들이 왜 초심을 잃어갈까.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왜 강행한 것일까. 무현공께서 저승에서 이 사실을 알고 물으시면 뭐라고 변명 할 것인가.’

“올라갈 때 못 보던 꽃, 내려갈 때 보았네...” 광용검은 또 다른 시를 읊으며 상념에 찬 눈길로 지세포만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두 시진이 흘렀을까. 광용검의 눈빛에 광채가 일고 있다. 결단의 눈빛이 번득인다.

‘건곤일척(乾坤一擲)!’ 밀지를 입에 문 전서구가 광용검의 오른손을 벗어나 옥녀봉을 넘어 고현촌으로 날아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불어 닥친 ‘윤영 변수’

삼각무림(三角武林).

거제무림은 정확하게 삼분(三分)되어 있다. 보수무림. 진보무림. 노동무림은 지난 10년간 팽팽하게 맞서왔다. 허나 정유년, 황실무림 통령(統領) 근혜공주가 ‘주화입마’에 빠지는 바람에 보수무림은 철퇴를 맞았고, 반사이익으로 진보무림이 어부지리를 얻었다. ‘욱일승천’하는 진보무림의 기세에 눌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동무림도 위축되고 있다.

해서 거제무림에는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두드러졌다. ‘6.13 거제무림대전’을 앞두고 출전무사 대부분이 더불어 민주방으로 몰려들고 있다. 자유 한국방은 문전에서부터 파리를 날리고, 노동무림은 침묵 속에서 내공을 다지고 있다.

자유 한국방 수문장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온다.

“허어, 화무십일홍인가...”

당금무림의 문파별 세력은 진보무림, 보수무림, 노동무림이 각각 5할, 3할, 2할을 차지하고 있다. 고현시장 5일장에 몰려든 강호소졸들이 주변의 눈치를 보며 수군거렸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 아닌감?” “진보무림과 노동무림이 합치면 게임 끝!”

과연 그럴까. 진보무림과 노동무림이 합친다는 보장이 있을까. 노동무림의 저력과 주체성이 어디로 튈지 아직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만약 진보무림과 노동무림이 갈라서게 되면, ‘6.13 거제무림대전’의 승패는 오로지 신만이 알 수 있으리라.

진보무림과 노동무림의 본거지인 옥포만.

갯가에 세워진 한 전각에 세명의 무사가 정좌해 있다. 세 사람은 정수리에 운무를 내뿜으며 내공 대결을 벌이고 있다.

광용검. 해연검. 장운거사이다. 하룻밤이 지나고 해가 중천에 떴지만 승패가 가려지지 않았다. 해연객의 파상공세에 광용검은 묵묵히 정중동(靜中動)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장운거사는 일갑자의 공력으로 해연객의 용천혈과 광용검의 수구혈을 찔러본다. 세 사람 모두 절정 무사답게 ‘백중지세’이다.

광용검은 2년전 ‘병신년 총선무림대회’에서 본인의 독문 무공 ‘이기 어검술’로 현 거제무림 태상맹주 한표지존과 막상막하의 결투를 벌였던 인물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거제무림 초절정고수이다.

해연객, ‘조선 노동공‘을 집대성한 그는 지난 10년간 ’칠십이로 노동무림 연합맹‘의 패주였다. 최근 노동무림과 진보무림 양 날개를 달고 ’일취월장‘하고 있다.

어느 날 홀연히 거제무림에 나타난 장운거사, 한때 중원무림에서 무명(武名)을 떨치던 인물이다. 경남무림의 비밀결사체인 ‘노사모’의 총수를 지낸 이력만큼 그의 무공은 가늠할 수 없다. 세 사람 모두 차기 거제무림맹주를 호언장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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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건만 봄이 아니로다.

입춘이 다가왔지만 자유 한국방에는 봄기운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한겨울처럼 차가운 냉기만 흐르고 있다. 아직 ‘6.13 거제무림대전’에 출전할 대표무사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심 거제무림 부맹주 일준검의 출현을 고대하지만 일준검은 아직 코배기조차 보인 적이 없다. 일준검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주군 무림맹주 민호검을 따라 민주방으로 갈 것인가, 독문무공 ‘행정무력공’이 통하는 한국방으로 갈 것인가 강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허나, 아리송한 일준검의 행보는 그러지 않아도 무림맹주 민호검의 배신에 열 받은 자유 한국방 중진무사들의 분통을 터트려 놓고 말았다.

“아직도 간을 보고 있나?”

“보수무림을 졸(卒)로 보지 않고서야 이럴 수가 없다”

“결국 원 플러스 원 인가?”

일준검의 운명이 ‘꽃놀이 패’가 될지 ‘쓰리고 피박 패’가 될지 모를 일이었다


일준검과 한국방의 신경전이 계속되던 그 시점,

그그그 긍......

고현만 해상에 야음을 틈타 거대한 범선(帆船) 한척이 들어오고 있다. 대범선(大帆船) 용머리에 천령혈이 불거진 5척 단구의 백의문사가 의연하게 서있다. 그는 무심히 거제무림맹을 바라보고 있다. 전신에 패도적 기운이 넘쳐나다 못해 그 기운이 범선의 돛대를 심하게 흔들어 대고 있다. 4년 전 절세무공을 익히기 위해 무인도로 떠났던 전 거제무림 태상맹주 윤영공이다.

몇시진 동안 미동도 않던 윤영의 입에서 시립해 있던 호법들에게 전음이 전해진다.

“때가 되었다.”

“......“

“밀본(密本)을 일으켜라!”

“존명(尊命)!” 전음은 고현만으로 부터 계룡산, 대금산, 옥녀봉, 가라산 등 거제무림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예상치 못했던 윤영공의 출현,
기울어져 가던 ‘6.13 거제무림대전’에 대 혈전을 예고하고 있다. <계속>

뉴스앤거제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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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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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포식당 2018-02-03 19:38:39

    아사연후살타 무시무시하네요 나를 죽임으로써 너도죽인다? 으시시한 무공   삭제

    • 2018-02-02 18:28:02

      역시 프로군요 속이 시원합니다 당신이없는 7년 거제는 엉망진창 짓ㄱ뗑 앞으로문필공이라고 불러드리리다 매주연재하면 암될까요   삭제

      • 으허 2018-02-02 16:50:36

        젤 멋드러지게 묘사된 거제무림인은 '윤영공'으로 느껴지는건 저뿐인가요 ㅎㅎ
        무협지 1만권은 읽어야 나올 수 있는 필력입니다~   삭제

        • 구경꾼 2018-02-02 12:41:35

          재미있네요. 앞으로 계속 연재 바랍니다   삭제

          • 고현인 2018-02-02 12:18:31

            글솜씨 장난아니네 동양사학에다 인문학 현대시 사주팔자학 잡학 사통팔달이로다 올라갈때못본꽃 내려올때 보았네는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표현 그란데 앨리앨리라마사바다니는 무슨 뜻?   삭제

            • 바람 2018-02-02 11:21:05

              이렇게 썩어빠진 가짜정치인에게 도인에비교하는것은 무리다
              박국장 독자들의 흥미를위해 과대포장하시는것은 이해하나 잘못하면 그넘들이 뭐 자기가
              대단한인물이나 되는것으로 착각할까 걱정입니다   삭제

              • 만통자 2018-02-02 05:35:19

                무공만 고강하고 협의지사가 없다 세외무림에게 한 번 줘 털려야 민초의 아픔을 헤아릴까 패악한 자들 일색이로고!   삭제

                • 산방산 2018-02-01 17:43:16

                  민호검의 운명은?어찌되나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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