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장애인협의회) 회원들이 7일부터 거제시청에서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교통약자를 위한 거제시 정책이 부실하다’는 이들의 주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지적하는 부분은 ‘저상버스 증차’와 ‘장애인 콜택시 운영 수탁자’ 등 크게 두 가지다.
장애인협의회의 주장은 거제시가 지난 2007년, 협의회 요구에 대한 회신에서 연차별 저상버스 증차 대수를 확약했음에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장애인 콜택시 운영 수탁자에 장애인 단체가 포함된 것도 관련법과 조례를 위반한 처사라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장애인협의회 회원 30여명은 7일 오후부터 시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인데 이어 밤을 지샜고 8일 오후 현재까지 시청 정문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자신들의 요구안에 거제시가 서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거제시는 이들의 주장에 일부분 공감하면서도 협의 없는 일방적 주장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도 없다며 이들의 계속된 농성에 곤혹해하고 있다.
◆쟁점1. 저상버스 증차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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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정일 사무처장 | ||
이에 대해 거제시 교통행정과 대중교통담당 윤병규 계장은 “당초 협의회 요구에 대한 회신에서 잠정적인 저상버스 증차 검토안을 알렸다”며 장애인협의회의 약속 위반 주장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윤 계장은 “버스 대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결과론적 얘기만으로 접근할 사안이라기 보다 거제지역의 현실적인 교통여건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스업체의 여건도 거제시가 증차를 강제할 수 없는 요인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윤 계장은 “거제시가 운영비를 전액 보조한다면야 문제가 없지만, 거제시와 버스업체가 절반씩 경비를 부담하는 체계”라면서 “대폐차를 저상버스로 전환하는 문제도 개별 업체 여건을 감안할 수 밖에 없는 탓에 대놓고 증차를 주문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거제지역 교통여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저상버스는 차체가 낮아서 굴곡이 많고 속도방지턱이 적잖은 거제에서 운행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같은 여러 여건들을 조율해가면서도 거제시는 교통약자 편의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인협의회의 ‘교통약자를 위한 정책 부실’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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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상버스 | ||
장애인협의회는 장애인콜택시 운영 수탁자에 거제지역 장애인단체가 포함돼 있는데 대해 ‘위법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운수사업법’ 등 관련법과 거제시의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에 관한 조례’와도 위배된다는 것이다. 김정일 사무처장은 “객관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장애인단체가 아닌 전문업체에 맡겨지는 게 타당하다”며 “거제시는 운수사업면허도 없었던 장애인단체를 수탁자로 선정하는 행정편의주의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거제시는 법리 해석에 잘못이 있었다면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거제지역 장애인 콜택시(특별교통수단)는 14대로 연중 24시간 운영되고 있는데 올 2월 수탁 계약시 ‘OK택시’와 ‘경남지체장애인협회 거제시지회’에 각각 9대와 5대를 연말까지 위탁키로 했었다. 이 과정에서 거제시지회는 운수면허를 3월에 취득했다. 거제시지회가 무상 콜택시를 운영한 경험이 있고 자활 등을 이유로 운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이 수탁 사유로 참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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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 콜택시 | ||
한편, 장애인협의회의 밤샘농성과 요구안 서명이 계속 요구되자 모 공무원은 “거제지역 장애인을 대표하는 단체도 아니거니와 요구안 서명 문제도 행정 절차가 있는데 막무가내로 서명을 요구하며 밀어붙이니 난감하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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