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개통 기념 마라톤대회’가 사장교 구간을 뛸 수 없게 됨에 따라 사실상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한 가운데 대회 주관 단체 측의 참가 독려 호소문에도 불구하고, 신청자들의 취소 및 환불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회 일자가 당초 12월 12일에서 5일로 급작스레 앞당겨지며 해당 단체의 인터넷 게시판이 환불을 요청하는 글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는 것.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전국마라톤협회(이하 전마협)는 지난 12일 홈페이지에 코스 변경 등의 내용을 공지했다. 이 공지에 따르면 ‘대금 휴게소를 출발, 사장교(거가대교 출발 7km지점) 앞에서 유턴한 뒤 송정IC 부근에서 한차례 더 유턴해 대금휴게소에 골인하는 코스’로 변경됐다.

전마협 측은 “30km와 풀코스는 사장교를 뛸 수 있도록 협의 중에 있으나 (거가대교)건설조합에서 동계 안전문제로 뛰는 것은 어렵다고 불허하고 있다”며 “사장교를 조금이라도 뛰어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실 거가대교보다 더 길고 높은 인천대교도 약 2만여 명이 뛰었는데 불허하는 명분이 아쉬울 따름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

전마협은 “만일 사장교를 못 뛰더라도 신도로 위에도 조그만 여러 개의 대교가 있으며 해안가를 끼고 환상적인 코스로 이뤄져 있다”며 “대회 일자가 변경돼 많은 사람들이 취소하고 있으나 꼭 참가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참가를 독려하고 있다. 대회 일자 변경으로 어쩔 수 없이 취소를 받고 100% 환불을 해주다 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전마협 측의 호소에도 신청자들의 이탈을 막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호소문이 올라온 지난 12일부터 참가 취소 및 환불 요청이 쇄도해 게시판이 몸살을 앓고 있는 지경. 관련 글에 제 때 답변을 다는 것조차 벅차 보일 정도다.

대회 취소가 잇따르는 것과 함께 이번 대회를 후원하는 거제시에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들 조짐이다. 대회 추진상황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데다 ‘사장교를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 흥행은 고사하고, 전국적인 망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시민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마라톤 관련 담당자들의 행동이 참 한심스럽다”며 “거가대교 위를 달리지 않는 마라톤이란 걸 홍보하지 않은 거제시의 행동을 반성해 보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새거제신문 이동열 기자>

▲ 거가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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