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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거제해안 길을 가다[연재] 수연 윤원기의 거제 재발견 <49>

   
▲ 수연 윤원기/수자원공사
거제관광을 온 사람들 대부분은 거제의 관문인 신거제대교를 건너면 사등에서 고현시내를 지나 동부-남부로 향한다. 시원한 바다를 보러 간다. 거제사람들은 이 여정이 거제를 다 본 것이 아니라고 한다.

거제를 더 많이 알려면 사등-둔덕-거제-동부-남부를 한번 둘러보라고 권한다. 시간을 넉넉하게 가지고 해안가 도로를 따라 가보라고 한다. 이 길에서는 많은 것들을 만난다.

통영에 속한 섬들과 고요한 바다를 보면서 농어촌풍경을 즐길 수 있다. 거제만, 가배만, 율포만, 저구만을 둘러가는 길들은 곡선의 편안함과 안늑함을 선사한다. 추수를 마친 텅빈 들녘이 눈에 들어온다. 한라봉, 파인애플 등을 재배하는 작은 들녘도 있다. 겨울철 별미 굴과 바다고기를 키우는 양식어장이 연이어 있다. 고깃배들이 정박해 있는 어촌마을들의 모습도 연이었다.

산달도, 한산도, 추봉도, 용초도, 장사도 등 작고 큰 수많은 섬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산높이 500m내외의 산방산, 계룡산, 선자산, 노자산, 가라산 등이 연이어서 펼친 배경은 바다의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다. 폐왕성, 기성관, 거제초등학교 등 삼국, 고려, 조선, 근대의 역사 현장이 곳곳에 있다.

사등-둔덕-거제-동부-남부의 해안 길을 거제의 과거를 간직하고 있지만 미래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 아열대 농산물이 자라고, 참다랑어(참치) 등 고수익 어종을 양식하는 곳이고, 거제의 역사를 되살리는 현장이다.

거센 파도의 바다가 아니라 고요와 풍요의 호수에 온 착각에 빠지게 한다. 제주도의 올레길처럼 몇 구간으로 나누어서 지인들과 함께 걸어봤으면 하는 바램도 생긴다. 해, 달, 별, 바람, 구름, 노을, 안개, 바다, 나무, 갈대와 친구가 되어 구부러진 길을 걸어 보고 싶다.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 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 이준관 : 구부러진 길

아직도 흙길로 남아 있는 홍포, 여차 고개에 이르면 확 트인 바다를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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