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묘를 한 개발업체 측이 동의도 없이 파헤친 뒤 원상복구 요구마저 무시해 후손들이 거제시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탄원서를 내는 등 분개하고 있다.

하청면 실전리 주민 김모(78)씨는 지난 17일 시에 접수한 탄원서에서 “3월 15일 D종합개발주식회사 측이 하청면 실전리 산 33번지 일원에 있는 할아버지의 묘를 아무런 연락이나 통보 없이 포클레인으로 훼손하고, 유골을 집 창고에 두었다고 다음날 아침 찾아와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런 날벼락 같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기본 윤리와 도덕이 있고 분묘에 따른 법이 있는데 이런 일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분노와 분통을 터뜨린다”고 덧붙였다.

이 일에 관련된 사람들의 조사와 처벌도 요구했다. 김씨는 “이 사실을 세심히 조사해 근원지와 실행자를 자손들에게 알려주고, 그에 따르는 법으로 처벌해 주기 바란다”면서 “훼손된 묘는 즉시 원상복구토록 조치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당초 묘가 있던 실전리 33번지(마을 소유)와 관련해서는 “석산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현재 산림훼손(개발) 허가도 나지 않았는데 수목을 마구잡이로 베고 도로를 만들어 산림훼손은 물론 묘를 훼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앞서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발장을 거제경찰서에 접수했으며, 관련 부서에 사건이 배당돼 곧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지난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부러 해당 묘지를 훼손하려고 한 게 아니라 용역 인부들이 실수로 잘 못 판 것”이라며 “원만히 잘 해결되도록 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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