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보호구역인 연초댐 인근 ‘이목마을’의 노인들이 경로당 하나 없이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행정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면 경로당 설치가 무조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어서 소외지역을 아우르는 행정과 의회의 노력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이목마을 노인들에 따르면 이목리 경로당 설치를 시청에 요구해왔으나 거절만 당하고 있다는 것.

이목리 옥 모 이장은 연초면사무소에 경로당 설치를 건의했으나 면사무소는 시청 환경위생과 소관이라며 책임을 넘겼고 환경위생과는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는 것이다.

옥 모 이장은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 개발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나 최소한 사람이 살 수 있게 배려는 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겨울에 혼자 사는 노인들이 겨울만이라도 따듯한 곳에서 잘 수 있도록 경로당 설치를 요구했으나 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환경위생과 간부가 최근 상수원 보호 구역 실사 중 이목마을을 다녀간 후에도 여전히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어 이목리 노인들은 점점 지쳐가는 상태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위생과는 “상수원 보호 구역이라 해도 공동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는 할 수 있으나 일부지역은 제한된다”며 “옥 이장이 몇 차례 찾아 왔으나 서류로 작성된 자세한 계획서가 없어 대화로만 끝나고 논의는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목마을 인구는 13세대 25명(작년 12월 기준)에 불과한데다 9명이 60세 이상의 노인들로서 행정이 요구하는 계획서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는데서 ‘섬김 행정’이라는 구호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거제시 부서간 업무처리도 부실했던 것으로 지적된다.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경로당 설치는 사회복지과 소관이며 해당 면에 신청을 하면 시청 사회복지과에 접수가 돼 검토 후 결정을 한다”며 “환경위생과에 민원을 제기했어도 사회복지과로 넘어 왔어야 했는데 잘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경로당 설치 지원은 해당 마을의 노인회가 10명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논의 후에도 경로당 설치는 실현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가 내세우는 상수원 보호 구역 관리도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연초댐에서 텐트를 치고 낚시를 하는 유흥객이 늘고 있음에도 시와 K-water측은 단속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호수변에서 캠핑하는 낚시꾼에 대해 시 관계자는 “상수원 보호 구역은 수자원 공사에서 관리하므로 그쪽으로 연락해보겠다”며 책임을 돌렸고 수자원 공사는 “연초댐 철조망안에서 청경이 관리하고 있으니 찾아서 신고하라”고 답했다.

그러나 청경이 있어야 할 초소는 굳게 잠겨 있는 것으로 파악돼 실질적인 상수원 관리는 되지 않으면서 정작 노인들의 복리는 외면하는 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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