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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복지관운영 조계종복지재단 선정
시설공단은 사실상 들러리 신세였다
1일 선정공고…수십억 혈세들인 시설물 운영 첫 민간위탁

   
▲ 거제시가 시청 홈페이지 공고란을 통해 발표한 종합사회복지관 수탁자 선정 결과.


거제시가 약91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한 양정동 소재 거제시 종합사회복지관의 위탁운영을 위한 수탁자로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대표 이경식)'이 선정됐다고 1일 공고했다. 그러나 선정위 심사결과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일체 없었다.

같이 위탁경쟁을 벌였던 시설관리공단은 선정위 심사 전부터 경쟁상대에게 '자격없다'는 겁박(?)을 받아야 할 만큼, 거제시의 모호한 행정행위에 휘둘리는 수모를 겪으며 결국 탈락했다.

거제시의 이번 양정종합복지관 위탁운영자 모집은 수십억원의 시민혈세로 출연한 시설물 운영권을 '공공시설물의 효율적 관리와 시민 복리증진'을 위해 스스로 설립했던 지방공기업이 아닌 민간 복지재단에 넘겨주는 첫 사례가 됐고, 그 과정에서 거제시가 해당시설물의 관리운영 능력이 검증된 산하기관을 되레 '들러리' 세운 꼴이 됐다.

   
▲ 대한불교조계종 복지재단이 운영하게 될 양정동소재 거제시 종합사회복지관.


■ 시설공단, 운영능력 인정받고도 왜 탈락했나

거제시사회종합복지관은 양정동 208-4일대(양정저수지 인근) 7,450㎥ 시유지에 총사업비 약91억원(시비 53억원,도비14억원,국비23억원)을 들여 연면적 5,251㎡, 지상 4층 규모 복지관으로서, 지난해 8월 착공해 이달 초 완공을 목표로 한 시설물이다.

내년 3월께 본격적인 시설운영에 들어갈 예정인 복지관은 당초 노인종합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으로 건립이 추진됐다. 그러나, 거제시가 더 많은 도비 확보를 위해 시설물 명칭을 거제사회종합복지관으로 변경했다. 그만큼 시설물 규모확대에 신경을 썼던 곳이다.

거제시가 100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신축한 시설물을 민간에 위탁한 전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직영관리(일운면 조선테마박물관)하거나 아니면 시설관리공단에 운영관리를 맡겼었다. 이번 거제사회종합복지관도 당연히 시가 직영관리 또는 시설공단이 위탁 운영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복지관 명칭까지 바꿔 가며 시설규모 확대에 신경을 썼던 것만 봐도, 운영권을 민간에 넘겨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지역 내에 산재한 수많은 복지시설 중 거제시가 시설물을 지어 운영권을 민간에 넘겨 준 곳은 단 한 곳도 없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 거제시 사회복지관 운영조례

그러나, 이번만은 틀렸다. 거제시는 위탁운영자 모집공고 사흘전인 10월12일 거제시 사회복지관 운영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 제4조(운영) 1항은 '복지관은 시장이 관리 운영한다. 다만, 시장이 복지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사회복지법인 또는 비영리법인에 위탁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지금까지 거제시가 출연한 모든 시설물 중 공단이 운영을 맡았던 해당시설물 관련조례 규정에(운영주체) 시설공단을 명시하지 않은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유일하게 사회복지관 조례만 운영주체로 시설공단을 명시하지 않았다. 거제시가 처음부터 시설공단이 아닌 민간위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시설공단 배제 움직임은 거제시 조직진단 용역에서도 드러난다. 시는 조직진단 용역 시, 올 말 준공예정인 종합사회복지관의 운영주체와 관련된 부분은 제외했다. 조직진단 용역을 두고 시의회에서 왜 종합사회복지관을 빠뜨렸느냐고 추궁하자 그제야 민간위탁 방침을 고백했다. 시의회가 "거제시 시설공단 복지팀의 운영노하우는 전국에서도 인정하는 것인데, 왜 시설공단을 배제하려 하느냐"고 추궁했다. 그러자 시는 시설공단도 수탁자 공개모집에 참여할 수 있고, 최종 수탁자는 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시설공단 복지팀이 수개월 전부터 나돌던 민간위탁 방침을 알면서도, 몇 일 밤낮을 고생하며 자료를 준비해 수탁자 공모에 응한 것도, 이같은 거제시 답변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설공단의 눈물겨운 수탁자 응모는 불행히도 곳곳에서 암초를 만난다.
사회복지관 운영조례 제4조(운영) 3항은 '이 조례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사회복지사업법 및 거제시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조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거제사사무의 민간위탁 촉진 및 관리조례는 뭘 담고 있을까. 제2조(정의) 1항에 '민간위탁이란 시장의 사무 중 일부를 시 산하기관이 아닌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에게 맡긴다'고 규정하고 있다. 2항은 '수탁기관이란 시장의 사무를 위탁받은 시 산하기관이 아닌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을 말한다'고 명시했다.

   

거제시의 모집공고문은 '사회복지관 운영조례 제4조 규정에 의거, 복지관 위탁운영을 위한 수탁자를 모집한다'고 공고했다. 이를 두고 대한불교조계종측은 선정위 심사 전 "거제시 산하기관인 시설공단은 '시 사무 민간위탁촉진 조례'에서 정한 수탁자가 될 수 없으므로 응모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는 시설공단은 시 산하기관이 아닌 지방공기업이기에 응모자격이 있다고 반박했다. 운영예산 전부를 거제시가 지원하고, 공단 이사장 및 감사를 시장이 임명하며, 거제시 간부공무원 2명이 당연직 이사로 참여하는 시설공단이 시 산하기관이 아니라는 거제시 항변을 누가 수긍할 수 있을까.

그렇게 기를 쓰고 시설공단을 수탁자 대상에 참여시키고자 했던 거제시가, 왜 사회복지관 운영조례 제정 당시 운영주체에 시설공단이란 단어를 쏙 빼 버렸을까. 다른 시설물 관련조례에 시설공단과 관련단체 또는 법인을 함께 명시했던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이를두고 거제시의회 모 의원은 "결과적으로 거제시는 복지관 수탁자로 시설공단을 처음부터 배제하려 했고, 단지 응모 참여까지 막으면 안될 것 같아 산하기관이 아니라고 우기는 격"이라고 해석했다. 말하자면 시민혈세로 지은 시설물 운영권을 민간에 넘겨주면서,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설립한 공단을 들러리 세운 격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 시설공단이 관리하고 있는 청마기념관 관리운영 조례. 공단이 맡고 있는 해당시설물 조례에는 운영주체에 전부 시설관리공단을 명시하고 있다.

■ 거제시, 왜 민간위탁 고집했나

거제시는 왜 다른 시설물과 달리 종합사회복지관의 민간위탁에 집착했을까. 이에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양정종합복지관의 직영관리는 공무원 정원규정에 따라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순환인사에 따른 전문성 부족도 직영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었다. 차선책으로 시설관리공단 내 복지팀이 있었다. 타지역과 달리 거제시 시설관리공단 복지팀의 운영노하우는 전국 수많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시도할 정도로 운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정부평가도 상위 20%에 들 정도였다. 이같은 자신감에 공단측도 양정복지관 운영주체가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거제시는 결국 시설공단을 외면했다. 조례제정 당시 시설공단을 운영주체에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시설공단에 운영을 위탁할 경우 조례에 시설공단을 명시하고 시의회의 동의를 얻는 행정절차만 그치면 그만인데도, 굳이 사회복지법 등을 들며 위탁운영자를 공모했다. 왜 그랬을까.

거제시는 시설공단이 운영을 맡을 경우 비영리법인으로서 '후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우선 꼽았다. 또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 5항(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시설은 필요한 경우 사회복지법인 또는 비영리법인에게 위탁하여 운영하게 할 수 있다) 규정을 들어 위탁운영자를 공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거제시가 위탁운영자 모집의 주요근거로 내세운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

그러나, 거제시가 걱정한 '후원'문제는 시설공단 옥포복지관 측의 주장과 정면 배치된다. 옥포복지관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시행하는 공동복지모금회와의 계약체결을 통해 얼마든지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 놨다고 밝히고 있다. 거제시가 주장하는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 5항 규정도 의무사항이 아닌 '필요한 경우'라는 단서조항이다. 이 단서조항을 거제시는 사회복지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을 상대로 한 위탁 공모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우겼다.

사회복지관의 민간위탁 사례는 전국적으로도 수없이 많다. 민간위탁이 결코 나쁜 결과만을 초래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복지관 운영능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시설공단을, 더군다나 거제시가 이같은 시설의 운영을 맡기기 위해 작심하고 설립한 산하 공기업을 애써 외면하면서까지  굳이 민간에 위탁해야 할 절박성이 있었는지 되짚어 볼 일이다. 시민혈세 수십억원을 출연해 지은 건물의 운영권을 민간재단이 손쉽게 차지하는 게 시민정서상 합당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것도 수년전부터 지역내에서 복지사업을 펴고 있는 개인이나 단체, 재단이 아닌 생뚱맞은 중앙종교재단이라는 데서는, 왜 거제시가 혈세를 투입해 이 건물을 지었는지 회의가 들 정도라는 주장들도 많다. 자비를 들여 시설원을 짓고 운영하는 독지가 입장에선 특혜성 이권으로 비춰질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업법이 규정한 민간위탁 규정에는 반드시가 아닌 '필요한 경우'라는 단서가 달려있다. 거제시가 100억원 가까운 혈세를 투입해 지은 복지관을, 관에서 운영할 능력이 모자라거나 미흡해  민간에 위탁할 필요가 있었다면 이해가 되지만, 관(시설공단 복지팀)에서 운영할 충분한 능력이 있었음에도 굳이 민간위탁을 고집한 데는, 행여 누군가에게 반드시 '필요한 경우' 가 있었기 때문은 아닌지 시민모두가 두눈뜨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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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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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주시자 2009-12-02 14:32:10

    힘든 시기에 시민의 복지는 안중에도 없고, 거액의 예산을 들여서 지들끼리 잘들하고 있네!
    운영수익금은 어떻게 쓰여지는 지 두고두고 볼 일이세!   삭제

    • 주시자 2009-12-02 13:34:42

      그동안 나돌던 여러가지 문제들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셨네요
      왜 다른 언론사에선 이런 기사가 없는지
      뉴스앤거제 화이팅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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