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 조선소 협력업체에 다니는 타 지역 출신 근로자들 상당수가 여관 등 숙박업소에 머무는 걸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거 불안정은 장기적으로 볼 때 ‘정착’이 아닌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숙사 확충 등 안정적인 보금자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지청장 권구형)에 따르면 지난달 초 이뤄진 거제지역 조선소 협력사 실태 조사 결과 한 대형조선소의 경우 타 지역 출신 4008명 가운데 무려 1123명이 여관 등 숙박업소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달방’(여관·모텔 등 방값을 월 단위로 계약하는 것)으로 불리는 숙박업소를 집이나 기숙사처럼 쓰는 협력사 근로자 비율이 한 조선소에서만 무려 28%로 조사된 것이다.

또 다른 대형조선소와 지역 내 흩어진 사외협력사 등을 포함하면 훨씬 많은 타지 출신 근로자들이 숙박업소를 전전하고 있을 거라는 게 통영지청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 최근 몇 년 새 숫자가 급격히 불어난 원룸 거주자 또한 상당 부분을 차지할 걸로 예상된다.

특히 이러한 타지 출신 근로자들의 숙박업소 거주 실태는 안정적인 주거 환경과 거리가 먼데다 향후 가족을 동반한 정착이나 결혼에 따른 보금자리 마련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조선 협력사들의 인력난마저 부추기는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 통영지청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 조선업을 위해 광역단위 구인구직 만남의 날 등 ‘광역단위 취업지원’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자체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인력난의 주요 원인인 부족한 기숙사 등 복지시설 확충 및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에도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권구형 지청장은 “지청 안에 ‘조선업 내일 희망일터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주요 조선소 임원급, 인사?노무부서 부서장급, 사내협력업체 단위로 별도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매월 1회 회의를 갖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거제신문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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