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정가를 갈아엎은 4.11 총선은 거제시의회도 송두리째 흔들어 놨다. 투표일을 일주일 앞두고 갑작스레 새누리당 소속 의원 4명(김두환·강연기·신임생·윤부원)이 한꺼번에 탈당하면서 원내 정치지형이 이른바 ‘여소야대(與小野大)’ 국면으로 완전히 뒤바뀐 것.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 때 ‘정당공천제’가 도입된 후 두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사실상 옛 한나라당 일색(一色)이던 시의회에서 여야의 무게추가 뒤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무소속 의원이 전체 의석(15석)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후반기 원 구성 및 예산안 심의 등 굵직한 사안을 둘러싼 남은 임기 동안의 의정 주도권이 새누리당이 아닌 과거 비주류 쪽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두환 부의장을 비롯해 강연기 신임생 윤부원 의원은 앞서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 김한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었다. 이들의 탈당으로 새누리당은 순식간에 ‘가세(家勢)’가 기울어 제1당 지위를 ‘무당파(無黨派)’에 내줬다.

현재 시의회 의석 분포는 ‘무소속 7, 새누리당 5, 옛 진보신당(총선 이후 정당법에 따라 등록 취소된 상태, 창당 준비위원회 체제로 전환) 2, 통합진보당 1’ 구도로 재편된 상황. 2010년 6.2 지방선거 때 비례대표를 포함해 9석을 휩쓸며 의회를 거의 ‘파란색’(당시 한나라당)으로 뒤덮다시피 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낄만하다.

반면 무소속의 경우 6대 의회 개원 초 2명에서 전반기 의장단 선거 후유증으로 이행규 의원이 진보신당을 떠나 3명으로 불었다가 이번에 탈(脫) 새누리 의원들의 합류로 단박에 최대세력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이들이 야권 의원들과 손을 잡을 경우엔 과반을 훌쩍 넘기게 돼 각 상임위원회는 물론 의회 전반에 걸쳐 주도권을 쥐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몇 달 뒤 있을 후반기 의장단 선거 향배가 남은 2년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의회 안에서 ‘친정’이 둘로 쪼개지거나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를 위한 당 차원의 제명 조치, 당선 후 복당 등으로 일부 변화를 겪긴 했으나 이번처럼 여당 소속 의원들의 무더기 탈당에 따른 전체적인 판도 변화는 일찍이 없던 일이다.

때문에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몰고 올 6대 의회 후반기 의정에 지역정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총선 후유증으로 의원들 사이에 갈등과 반목이 더 깊어지거나 새로운 ‘대세’를 타고 빠르게 ‘교통정리’될 가능성도 있는 등 현재로선 경우의 수를 따지기 힘든 상황이다.

무소속끼리의 결집력도 관건이다. 보수와 중도, 진보 등 여러 성향이 뒤섞인 모양새여서 뚜렷한 구심점을 찾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 한목소리를 내기 힘든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탈당 사태는 아니더라도 번번이 의장단 선거로 빚어진 파열음이 임기 말까지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당적을 떠나 이번 거대 무당파의 출연 역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 편이다.   <새거제신문 이동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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