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등면 사곡리 거제시유기동물보호소에서 관리되고 있는 유기동물들

귀엽고 예쁘다며 애지중지 키우다 이런저런 이유로 주인에게서 버림받은 애완동물들이 도심 길바닥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버림받은 동물들의 80%는 주인을 찾지 못해 안락사라는 가혹한 운명을 맞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사등면 사곡리 거제시유기동물보호소 입구에 다다르자 우리 안에 갇힌 10여 마리의 개들이 너나없이 짖어댔다. 대부분 자기를 찾으러 온 주인으로 착각한 모양인지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몸집이 자그마한 두 ‘녀석’은 카메라에 익숙한 듯 포즈를 잡고는 경쟁하듯 재롱을 부리기까지 했다. 반면 구석에 있던 한 마리는 피부병이 심한 탓인지 제법 힘겨워하는 눈치다.

현재 이곳에서 보호 중인 개들은 말티즈, 토이푸들, 페키니즈, 시추, 시베리안허스키 등 대중적이면서도 이름난 품종. 태어난지 몇 달 되지않은 강아지에서부터 다 큰 성견까지 다양하다. ‘길냥이’로 불리는 고양이도 몇 마리 있다. 하지만 한 해 발생하는 전체 유기동물의 5% 정도에 불과해 주인의 손을 떠난 애완동물의 상당수는 개들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

시에 따르면 지난해 거제지역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은 모두 161마리. 신고되지 않고 거리를 떠도는 유기견을 포함하면 200마리는 족히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겨우 8마리만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21마리는 분양돼 새 보금자리를 잡았으나 나머지 132마리는 전부 안락사 당했다.

유기동물 10마리 중 8마리가 원치 않는 죽음을 맞은 셈. 바꿔 말하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애완동물을 잃어버린 경우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2008년의 148마리(주인인계 8, 분양 29, 안락사 111)에 비해 유기동물이 늘어난 것도 우려스런 대목. 애완동물의 대명사이자 대표적인 ‘반려동물’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입지를 굳혀가던 개와 고양이가 사람들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주인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던 애완동물이 유기동물 신세가 되면 어떻게 될까. 시청 홈페이지에 공고를 한 뒤 10일이 지나면 해당 시군구의 소유물이 되기 때문에 그때부터 원하는 사람에게 분양하거나 안락사를 시킨다는 게 시청 담당자의 설명이다.

주인을 목 놓아 기다리는 개와 고양이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한달. 이 기간 안에 주인이 찾아가거나 ‘운이 좋아’ 새 주인이 나타나 분양되면 다행스런 일이지만 끝내 ‘선택’ 받지 못한 녀석들을 기다리는 건 피할 수 없는 안락사뿐이다. <새거제신문 이동열 기자>

< 이 글은 1월21일자 새거제신문 보도내용을 부분 보완한 기사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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