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표 의원 등의 새누리당 입당과 관련, 진성진 거제시 당협위원장이 ‘비리 및 해당행위 전력자들의 입당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탄원서를 3일 중앙당 정치쇄신특위(위원장 안대희)에 제출했다. 4일에는 서병수 사무총장 등을 직접만나 입당불가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추석 직전 김한표 의원의 전격적인 입당선언에, 대척점에 선 진성진 변호사가 작심하고 역공을 시작한 셈이다.

진성진 새누리당 거제시 당협위원장은 3일 ‘새누리당 정치쇄신 행보에 반하는 김한표 무소속 국회의원 등의 입당은 절대 불가입니다’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에게 제출했다. 안대희 위원장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충분히 검토 하겠다‘는 답변도 받아냈다고 전했다.

▲ 새누리당 진성진 거제시 당협위원장

진 변호사는 탄원서에서 “무소속 김한표 의원은 4.11 총선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자신의 선거를 도운 시·도의원 5명과 함께 중앙당 요청을 이유로 입당을 선언했다”며 “이들의 입당신청은 자신들의 비리전력과 해당행위로 정상적인 입당이 불가능하자 대선정국을 틈타 슬그머니 옆문으로 들어오려는 불순한 시도”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만의하나 이들의 입당이 허용된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동안 애썼던 새누리당의 정치쇄신 행보는 큰 상처를 입고, 원칙과 신뢰의 박근혜 후보 이미지에도 모순되며, 무엇보다 대선 득표에도 백해무익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표 의원 등의 입당불가 이유와 관련, 탄원서는 크게 4가지를 들어 설명했다. 첫째, 김한표 의원은 경찰서장 시절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새누리당 공천신청 자격이 없고, 탈당전력까지 있는 해당행위자이며, 지난 총선과정에서 새누리당 시·도의원 5명을 탈당시켜 당을 분열시킨 장본인이라는 점을 우선 꼽았다.

둘째, 새누리당은 최근 문제가 된 홍사덕 전 의원과 송영선 전 의원의 선거구 조직위원장 공모를 했고, 여기에 부정이나 비리 등에 관련된 자 및 탈당 등 해당행위자는 부적격자로 규정해 공모신청도 받지 않고 있는 점을 상기시킨 뒤, “앞에서는 정치쇄신을 외치며 부적격자의 공모신청도 받지 않으면서, 뒤로는 비리 전력자를 입당시키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셋째, 김한표 의원이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재정신청사건이 계류 중에 있고, 동반입당을 신청한 시의원 3명(김두환 신임생 강연기)도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검찰에 기소(9월말)된 상태임을 들어, “정치쇄신을 내세우는 새누리당이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기소됐거나 재정신청사건에 계류 중인 사람을 입당시킨 뒤, 나중에 보궐선거라도 치르게 된다면 그 정치적 부담은 모두 새누리당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넷째, 지난 총선 과정에서 경남도당은 이들의 입당 절대불가를 선언한 바 있고, 이들 역시 지금까지 아무런 반성이나 사과도 없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따라 당을 배신한 자들이, 결국 어려운 시기에 당을 지킨 사람을 밀어내는 것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크게 우려했다.

탄원서 외 중앙당 당직자와의 교감폭도 넓히고 있다. 4일 오후 중앙당에서 열린 경남지역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과 서병수 총장과의 추석민심 전달 간담회에 참석한 진성진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재차 김 의원 등의 입당불가 입장을 강한 어조로 전달했다.

진 변호사는 홍사덕·송영선 전 의원의 사례를 언급하며 △비리 및 해당행위자 입당불가 △입당신청자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기소 및 재정신청 계류 △악화가 양화구축 초래 등을 세세히 설명했다. 그리고는 “만약 이들의 입당이 허용된다면 결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간담회를 진행했던 서병수 총장과 진성진 거제시당협위원장이 자리를 뜬 뒤, 나머지 참석자들이 김 의원 등의 입당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인 결과, 찬반의견이 서로 갈려 ‘추후 재논의’키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김한표 의원의 입당과 관련한 정치적 힘겨루기는 ‘정치쇄신’과 ‘대선정국’이라는 두 개의 덫에 갇혀 어정쩡한 상태로 남아있는 상황. 대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당 지도부가 무소속 의원의 입당이 정치쟁점화 되면 득표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할 경우, 김 의원 등의 입당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김 의원 등이 기자회견을 통해 입당의사를 공식 발표했고, 이에 맞서 진성진 당협위원장도 입당불가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당 쇄신특위의 최종 결론이 곧 입당여부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표 의원과 시 도의원 5명이 추석직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 입당을 공식 발표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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