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병에 진통을 겪어오던 동부농협과 남부농협이 2011년 3월14일 합병등기를 마쳐 거제지역 첫 합병농협이 됐다

동남부농협(조합장 원희철) 조합원들에 따르면 지난 추석 전 열린 농협이사회에서 자신들에게(이․감사, 12명중 1명은 사퇴)에게 품위유지비 명목 현금 100만원씩의 추석선물을 조합비로 지급하는 것을 결의한 뒤 추석직전 11명 전원에게 현금이 지급됐다.

동남부농협 이사회의 이같은 결정은 올 경영실적이 우수했고, 이같은 경영성과를 내기까지 이사들의 도움이 많았다는 자체 평가에 따라, 농협이사로서의 품위유지 차원에서 현금 100만원씩을 지급결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부농협은 올2월 설날에는 50만원짜리 양복 티켓을 이․감사들에게만 지급했었고, 지난해 추석 때도 역시 현금 50만원을 품위유지비 명목으로 이․감사들에게 각각 지급했다. 농협 이․감사들이 받은 금품은 이사회 회의비(통상 1회 20만원 안팎)와는 별도의 명절선물이었다.

이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동부농협 살림이 영세해 남부농협과 통합까지 하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전 조합원이 자구노력에 동참하는 마당에, 솔선수범해야 할 조합임원들이 자신들만의 몫으로 100만원에 이르는 개별선물을 결의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이하의 부당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실제로 추석직후 모 조합원이 이․감사들에게만 현금 100만원을 지급한 것은 내년 2월 동남부농협장 선거를 앞둔 환심성 금품제공이라며 선관위에 고발했고, 현재 선관위에서 진상파악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관련, 동남부농협은 22일 오전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별다른 결론은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부농협 모 조합원(55)은 “조합의 경영실적에 따라 명절 때 마다 상품권 등의 선물이 조합원들에게 지급되지만, 따로 현금을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며 “이․감사들에게만 현금 100만원을 조합비로 지급한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매우 불합리한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조합원 모씨는 “내년 2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임원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과도한 금액을 명절선물 명목으로 지급한 의혹이 짙다”며 “이사회 스스로가 자신들에게 별도의 현금선물 지급을 결의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난센스”라고 개탄했다.

이에대해 동남부농협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결의한 추석선물은 예산편성 과정에 이미 반영된 내용으로 법적인 하자가 전혀 없는 사안”이라며 “특히 올해는 농협12그룹 내 경영실적이 전체 2위로 우수했고, 올 목표를 6월에 조기달성했으며, 중앙회로부터 무이자자금 12억원을 유치하는 등 특별히 성과가 좋아 이사회에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동부농협과 남부농협은 지난 2011년 3월14일 경영개선 차원에서 합병을 결의, 동남부농협으로 통합한 상태로 현재 전체조합원이 1800명에 이르는 비교적 큰 농협으로 재탄생했다. 동남부농협장 선거는 내년 2월5일로 예정돼 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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