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 거제센터에 근무하는 윤원기 차장이 거제의 물 이야기를 총111회(111이라는 숫자가 내천(川)자와 모양이 같기에 그렇게 설정)에 걸쳐 연재한다. 고향이 대전인 윤 차장은 거제부임 이후 너무도 훌륭한 자연경관에 푹 빠져 지역 구석구석을 돌아 보던 중, 자신의 업무와 연관된 물 이야기를 글로써 표현하기로 결심 했다고. 아무리 아름다운 경관도 글로 표현하지 않으면 아름다움을 전할 수 없기 때문이란게 윤 차장의 집필 이유다. 수연은 우리말로 시냇물이라는 의미이며, 윤원기 차장의 호다. 물 사랑에 대한 윤 차장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윤 차장은 총 111회의 연재가 끝이나면 이를 묶어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다음은 윤 차장이 본사에 보내온 연재 서두 글이다.

▲ 필자 수연 윤원기(수자원공사 거제센터)

2010년 1월 2일 신거제대교를 건넜다. 거제에 왔다. 사무소, 숙소, 버스터미널, 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장평, 고현 등을 둘러보면서 거제는 섬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옥포를 가보고 거제는 진짜 섬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거제가 “언제부터 섬이 아니었을까“ 궁금해졌다. 거제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도서관증을 만들었다. 2층 자료실로 올라갔다. 거제시 특별코너가 있었다. ”거제이야기 100“라는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뱃길로 가장 가까운 곳은 통영이다. 육지와 불과 560m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거제대교가 건설되기 전에 전하도에서 도선을 타고 통영에 갔다. 버스 등 자동차를 타고 다른 지역으로 나갔다. 그래서인지 문화,사회,경제,관광에 그다지 발전이 없었다. 통영에 거의 의존했다. 물론 작고 큰 배를 타고 부산 등지에 갈 수 있었다. 폭풍우가 몰려오면 발이 묶였다.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도 나가고자 하는 사람도 몇일간은 꼼짝달삭을 못했다. 뱃길로 가장 가까운 통영과 연결되는 다리가 세워지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랬을까 ?

드디어 1965년 거제대교를 세우기 시작했다. 7년만인 71년6월에 거제대교가 개통되었다. 길이는 2차선이지만, 거제사람들에게는 세계를 향하여 처음 내딛는 큰 걸음이었다. 巨濟島가 섬이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巨濟의 본 모습(巨 클 거, 濟 건널 제), 크게 건너는 행보를 시작했다. 유배지, 포로수용소 등 폐쇄적 이미지가 사라져 가기 시작했다.

70년대 들어 제3차 5개년계획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의 중화학공업화가 선언되고, 기계,자동차,조선부문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조선산업의 적지로 거제도가 선정되었다. 거제가 천지개벽을 시작한 것이다.

옥포는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이 일본군을 처음 이긴 옥포대전이 벌어진 곳이다. 1975년에 이곳에 조선소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오일쇼크 때문에 1978년에 사업주체가 대한조선공사에서 대우조선공업주식회사로 바뀌었다. 조선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리조선, 플랜트, 산업기계를 아우르는 복합생산의 종합기계단지로 조성되었다. 장평,고현 등 신현지역의 조선소 건설은 고려조선을 거쳐 1978년부터 삼성조선주식회사가 담당했다.

오늘날 거제는 대한민국 조선 1번지이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 최고의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산업단지 건설에 꼭 필요한 인프라중 하나가 용수공급이다. 그래서 연초댐 계통 공업용수도가 79년부터 옥포등지에 물을 공급했다. 이때부터 한국수자원공사가 사무소를 개소했다.

조선산업이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면서 점점 성장했다. 80년대는 인구도 늘었고 문화,경제,사회,관광 등 모든 분야가 커졌다. 물부족 문제가 생겼다. 87년부터 구천댐 계통 공업용수도가 물공급을 시작했다. 1999년 신거제대교가 4차선으로 세워졌다. 발전 기세는 무서웠고 다른 지역들이 부러워 했다.

IMF로 한때 주춤했지만 2000년대는 조선호황의 시기였다. 2002년부터 남강댐 물을 가져다 쓰게 되었다. 거제가 발전 할수록 사람들이 몰려 왔다. 지금은 여름철 한철이 아니라 사계절에 걸쳐 온다. 2005년 개통된 대전~통영고속도로 덕택에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더하고 있다. 거가대교가 금년 말에 건설되면 부산, 대구 등지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으로 기대 된다.

▲ 수자원공사 거제지역 물 공급 계통도

한국수자원공사는 물 부족 걱정을 덜어 주었다. 또한 거제는 섬이 아니라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다. 다만 여름철 성수기의 물 부족 현상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마지막 과제가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물 통합관리가 2008년부터 시작되고 있다. 새는 물을 막기 위해 낡은 관을 교체하고 계량기를 바꾸고 있다. 수질관리를 통하여 맑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있다. 물로 더 행복한 거제가 되고 있다.

다리건설=>조선산업 성장=>용수공급확대=>관공도시 이미지 확대라는 선순환의 거제 발전사를 간단하게 살펴보았다. 그 뒤안길에는 2개의 조선소, 2개의 댐 건설을 위하여 고향을 매립하거나 수장한 마을과 사람들이 있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거제사람들이 이분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대단하다. 그래서인지 교량(다리), 조선(배), 용수(먹는 물)는 물론 거제에 있는 해수담수화, 분수, 폭포, 고로쇠, 전설, 설화 등 다양한 물이야기를 찾아 엮어 보고 싶어졌다.

연재를 시작한다. 거제 분들이 용기와 격려를 줄 것을 굳게 믿으면서....

윤원기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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