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김승표 부장판사)는 모 조선소측이 前임원 A씨를 상대로 "총 4천997만원을 물어내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썼거나 업무상 사용이라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과다 사용한 점은 회사가 입증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또 "A씨가 주말에 근무지 밖에서 카드를 사용했고 지출용도가 식사비, 주유비, 골프비 등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모 조선소 감사실장 등을 지낸 A씨는 지난 2008년 사규위반을 이유로 징계 해고됐다. 이에 맞서 A씨는 해고가 부당하다며 민사소송을 냈고, 2011년 대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 줬다. 또 A씨가 출장비, 업무추진비 등을 유용했다며 형사 고소도 했지만 이 사건 역시 2011년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혐의없음) 처분 했다.

조선소측과 A씨 간의 ‘소송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선소측은 A씨가 2006년부터 2년간 주유비,골프비 등 명목으로 약5천만원을 가로 챘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관심을 끄는 건 A씨가 근무일이 아닌 주말이나 휴일에 근무지가 아닌 지역에서 법인카드를 개인적인 용도로 마구 사용했다고 조선소측이 주장했다. A씨는 이에 맞서 휴일이라도 업무상 용도로만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결국 법원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카드 사용액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즉, 법인카드의 개인적 용도나 과다 사용 여부는 원고(조선소)에 입증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A씨가 주말이나 휴일에 개인적 용도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구체적인 입증을 조선소측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다.

A씨와 前경영진과의 불화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함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같았던 감정섞인 소송전에서 대형 조선소측이 완패하는 수모를 당한 셈이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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