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축협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 예정지인 상동동 590-1 일원(붉은선)

거제축협이 상동동 들녘에 농수산물유통센터(대형마트) 건립을 추진하면서, 거제시의 부지정형화 권유에 따라 당초 사업부지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유지 7필지를 개별 재산권 보장을 전제로 토지사용승락서를 받아 도시계획시설 변경결정(자연녹지→시장) 부지에 포함시켜 시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축협측이 부지정형화 과정에서 편입시킨 사유지들을 도시계획시설 결정고시 이후 개별지주들과 접촉, 하나둘씩 협의매수를 시작하더니 얼마 전부터 협의가 되지 않는 지주에게 “협의보상이 안될 경우 강제수용 절차를 밟겠다”고 통지하자, 해당지주가 “당초 약속을 깬 재산권 침해”라며 시의회 등에 진정서를 내는 등 말썽이 되고 있다.

거제축협(조합장 김수용)은 조합원의 실익증대와 지역민의 편익제공 차원에서 상동동 590-1 일원 1만1220㎡(약3400평)에 농수산물유통센터를 건립키로 하고, 지난 12년 5월7일 거제시에 자연녹지에서 시장으로 부지용도(자연녹지→시장)를 변경하는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신청, 시가 승인하면서 지난 2월14일자로 이 부지가 도시계획시설 시장부지로 결정 고시됐다.

거제축협은 12년 시설결정 접수당시 축협소유 농지 약7000㎡(약2310평)로 한정했으나, 시가 시설결정에 따른 부지정형화 필요성을 권유하자, 사업부지와 연결된 사유지 7필지 약4220㎡를 개별 소유주의 토지사용승락서를 받아 사업부지에 추가시켰고, 거제시가 올 2월 사유지 7필지를 포함시켜 지목을 변경해 시설결정을 고시한 것.

축협은 부지 정형화과정에서 사업부지에 추가된 개별 소유주에게 ‘각자의 기본적인 권리 의무관계를 규정하고, 상호 협력한다’는 사업약정서를 맺은 뒤 소유주들로부터 토지사용승락서를 받았다. 말하자면 부지 용도가 변경되더라도 개별 소유지에 대해서는 그 권리를 인정하겠다는 취지였다. 개별지주 입장에선 자연녹지에서 도시계획시설 시장부지로 바꾸는 행정행위를 축협이 대신 떠맡아 처리해 준다고 하니 이를 마다할 리 없었다.

▲ 거제축협이 사업부지 정형화 과정에서 개별 지주와 맺은 사업약정서. 축협은 이 약정서 체결당시 토지용도가 변경되더라도 개별 지주에 대한 재산권은 그대로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도시계획시설 결정고시가 이뤄진 2월14일 이후 거제축협의 태도가 종전 개별재산권 인정에서 협의매수로 돌변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아예 강제수용까지 언급하기 시작했다는 것. 거제시의 시설결정이 고시 된 지 1주일 만인 지난 2얼14일 거제축협은 개별 지주에게 '협의보상통지서‘를 보내 매도를 종용했고, 보상가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매도를 거부한 D모씨에게는 지난 6월19일 ’협의보상 추가통지‘를 통해 강제수용까지 언급하며 겁박했다.

지주 D모씨는 “사업부지 정형화에 따른 약정서 체결당시 분명히 개별 재산권을 인정해 준다고 했었고, 이후 도로개설에 필요하다며 부지교환 공증까지 해 줬는데, 이제와서 사업부지라는 이유로 강제수용 하겠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거제축협의 이같은 행태는 지금까지 사업진행을 협조해준데 대한 배신행위이자 기관의 부도덕한 횡포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했다.

D씨는 특히 “설령 협의매수를 하더라도 현 시세를 감안한 적정 가격을 제시해야지, 축협에서 공시지가에 준해 일방적으로 정한 매매가를 수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자신의 땅을)사업구역에서 제척하든지 아니면 현시가를 반영한 매매가를 제시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거제축협 관계자는 “사업이 진행되다 보니 당초 구상과 다른 부분이 발생해 사유지의 협의매수에 나서게 됐다. 전체 7필지 중 6필지는 원만하게 합의됐으나 1필지만이 진통이 따르고 있다”며 “이같은 진통에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특정 부동산업자가 개입한 정황이 짙지만, 지주와 잘 협의해 원만히 처리토록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 거제축협유통센타 지적도. 붉은색 부분이 지난 2월14일 도시계획시설이 결정고시된 시장부지. 축협은 당초 축협소유로 된 청색 원내 부지만으로 사업신청을 했으나, 거제시가 부지정형화를 주문하면서 맞닿은 사유지도 포함시켰고, 지금은 사유지도 전부 매수를 한 상태이나 위쪽 590-8번지 1필지만이 매수협상이 덜 돼 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