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후2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거제사랑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30일 시청에서 가맹점 확대 및 전자상품권 도입 간담회 

거제시는 30일 오후 2시 거제시청 중회의실에서 '거제사랑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연간 100억원 이상 팔리는 거제사랑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가맹점 확대와 전자상품권 도입여부에 대한 지역상가 단체 등의 의견을 들었다. 간담회에는 고현상인회를 비롯한 지역별 상가번영회 관계자. 농협관계자, 거제시의회 신임생·반대식·전기풍 의원, 관계공무원 등 20여명이 참석했고, 황정재 조선해양관광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 핵심 쟁점은 상품권 가맹점 확대여부. 7월초 종료된 시의회 지역경제활성화대책특위(위원장 반대식) 활동결과 보고에서 '상품권 활성화를 위한 규제업체(사회풍속 저해업체, 대규모매장)의 부분적 가맹점 허용' 의견이, 지역상인들 사이에선 '사용처 전면 확대'로 인식되면서 논란이 됐고, 결국 시가 간담회를 마련해 상인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전기풍 의원 "상인주장 공감하지만 화폐기능 활성화 위해 사용처 확대해야"
서두는 전기풍 의원이 열었다. 전 의원은 "거제사랑 상품권의 발행취지는 지역자금의 외지 유출을 막고,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대규모매장 사용 확대를 반대하는 지역상인들의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지역에서 상품권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의견도 이제는 배려해야 할 때다. 상품권 구매의 절대적 위치에 있는 대우조선과 삼성조선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거제사랑상품권이 지역내 화폐기능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사용처가 많아야 한다"며 대형매장의 사용처 확대를 우회적으로 설득했다.

전 의원은 특히 "거제사랑상품권 대부분이 발행 한달 이내에 회수됨으로써, 지역화폐로서의 순환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700억원이 넘는 금액이 팔렸음에도 화폐로서의 순환기능을 갖지 못하는 상품권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서는 백화점이나 GS마트 같은 대형매장은 규제하더라도, CGV영화관 등에는 사용이 가능토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현상인회 김두호 사무국장 "발행취지 위배되는데도 전면확대 의도 아니냐?"
전기풍 의원의 우회적 확대의견에 고현상인회 김두호 사무국장이 즉각 반대논리를 폈다. 김 국장은 "거제사랑상품권 발행취지는 전통시장 상인 및 소상공인 보호(지원)에 있다. 때문에 경기도 성남시 등에서는 지역상품권에 대한 사용규제 업소를 명문화 하고 있다"며 "공감은 가지만 확대필요성이 있다는 두루 뭉술한 표현을 하지말고, 현재 시의회 특위에서 내린 결론이 상품권 사용의 전면확대를 의미하는 것인지 명확히 밝혀 달라"고 참석한 시의원들에게 되물었다.

토론자로 참석한 백말숙 거제사랑지역경제협의회장도 김 국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백 회장은 "토론회에 올 때 전면확대 논리에 궐기하는 심정으로 참석했다. 상품권 발행취지에 어긋나는 대형마트나 백화점 사용은 전면 반대한다. 다만, 백화점 내에 있는 영화관은 허용하자는데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식 의원 "기득권 가진 상인들이 반대하면 확대논의 더 기다릴 수 밖에"
뒤 이어 반대식 의원이 발언에 나섰다. 지역경제살리기특위 위원장이었고, 특위보고를 통해 상품권 사용처 확대를 공식 제기한 만큼 그의 발언에 참석 상인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반 의원은 의회입성 이후 지금까지의 활동과정을 설명하며 쏠리는 시선을 분산시킨 뒤, 논란의 핵심인 사용처 확대와 관련된 일련의 과정과 당위성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반 의원은 "지역상인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로드샵 상인들이 (상품권사용처에 대한)기득권을 고집한다면 사용처 확대는 유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거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기득권에 대한 고집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시내 상가나 음식점의 매출이 예전보다 30%이상 격감했다. 시내 소비활동이 그만큼 둔해졌다는 의미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주 구매처인 대우나 삼성의 입장을 감안한다면 상품권의 사용범위를 넓힐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반 의원은 그러면서 "시의회 특위차원에서 대우와 삼성임원을 어렵게 접촉했더니 사용처를 늘리면 지금의 두배 가량은 더 사 줄 수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디큐브백화점 내에도 직영매장 뿐만 아니라 지역상인이 임대해 운영하는 개인매장도 많다. 같은 시민 입장에서 이들에 대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며 "대형매장의 사용처 확대에 대해 기존 상인들과 합의되면 더없이 좋겠지만, 합의가 안 된다면 현재로선 (사용처 확대)조기 시행이 무리하고 판단된다. 반대한다면 결코 (확대를)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백말숙 회장 "지역경제협의회차원에서 확대범위 특정화 뒤 재논의"
반대식 의원의 애매한 결론에도 불구, 참석 상인대표들은 더 이상 닦달하지 않았다. 그러자 백말숙 협의회장이 말을 이었다. 백 회장은 "궐기하는 마음으로 참석했지만, 반 의원의 설명을 들으니 공감도 가고 안심도 된다. 다만, 사용처를 디큐브백화점이나 홈플러스까지 확대하면 사용처 쏠림현상이 심해질 것이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거제사랑지역경제협의회 차원에서 확대업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황정재 국장이 그렇게 하는 것으로 정리하며 가맹점 확대문제를 일단락지었다.

뒤 이어 전개된 전자상품권 도입문제는 전기풍 의원이 지난해 말 시의회 5분발언을 통해 첫 제기한 것으로, 이날 도입필요성 발언도 그의 몫이었다. 전 의원은 "거제사랑전자상품이 발행되면 거래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역외유출(거제밖 사용)을 막을 수 있으며, 환전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관리비용이 절감할 수 있다"며 "보관도 수월해지고, 분실시 재발급이 가능한 잇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특히 "명절을 전후해 양대조선에서 상품권을 구매해 직원들에게 나눠주면 태반이 상품권 가액의 10%를 차감해 현금화하는 실정"이라며 "이런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카드로 발급하는 상품권 발행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전자상품권 도입, '장점보다 단점많아 유보' 결론
이에 대해 고현상인회 최성호 전 회장은 "전자상품권은 전통시장 상인 및 소상공인 보호라는 발행취지에 어긋나는데다, 가맹점 매출 노출에 대한 부담, 잔액확인의 번거로움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특히 현재 가맹점의 단말기 보급률이 크게 낮은 현실을 감안할 때, 전자상품권 발행은 상품권 유통을 되레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며 반대했다.

다른 참석자 일부도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로 흘러가자 황정재 국장이 "전자상품권 발행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이 제기된 만큼 당분간 추진을 유보하는 것으로 하자"고 유도하면서 일단락 됐다. 다만, 전 의원이 추가질의를 통해 "황 국장이 너무 성급하게 유보결론을 내린다"며 다시 장점을 설명했으나, 다수 참석자들의 공감을 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품권 사용처 확대논란 결론없는 '봉합', 상권충돌 우려도

이날 간담회에서 내린 '상품권 사용처 특정화 뒤 재논의'와 '전자상품권 도입유보'는 문제해결의 '진척' 보다는 '봉합' 성격이 짙었다. 지역상인들에게 이 문제는 굉장히 민감한 내용일 뿐아니라 자칫 상권충돌로 이어질 소지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상품권 사용처 확대논의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품는 사람도 많다. 사용처 확대 논의의 출발이 상품권시장 규모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파이확대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도 솔직히 없는 편이다. 상당수 상인들은 상품권 시장의 파이확대 보다는 상품권의 역외사용(부산등지의 백화점) 근절이나, 불법환전·편법사용(상품권 깡) 등에 대한 방지책 마련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중재안으로 결론 난 '사용처 확대 특정화' 논의도 쉽지 않아 보인다. 백화점 내 영화관 등은 가타여부가 쉽게 결론날 수 있지만, 백화점 내 매장의 특정화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같은공간 매장에서 어떤 곳은 사용이 가능하고 어떤 곳은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걸 상인들 자체부터 공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설령 직영과 개인매장을 억지로 분리해 사용처를 구분하더라도 실상은 구분이 되지 않는 유명무실한 구분이 될 수 밖에 없을 터이다.

시의회 지역경제활성화특위에서 산고 끝에 확대실시 문제를 공식 제기해 놓고, 이제 와서 "기권권을 가진 상인들이 반대하면 (기득권을 포기할 때까지)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다소 무책임한 논리다. 지난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무려 10개월간 특위를 운영해 얻은 결론이라면, 보다 능동적으로 시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이해관계인들을 설득해야 할 일인데도, 상인들의 돌직구 한방에 '없던 일'로 한다는 것도 모양새가 안 맞다.

한편, 지난 05년 1월10일부터 유통되기 시작한 거제사랑상품권은 지금까지 모두 747억원어치가 팔렸으며, 금액도 지난해 149억원, 올 7월말 현재 112억원 등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다. 상품권 판매 종류별로는 1만원권이 642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5만원권 100억원, 5000원권 5억5000만원 순이다. 거제사랑상품권 구매처는 대우조선이 가장 많고 다음이 삼성조선이다. 양대조선이 전체 구매금액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거제사랑상품권 가맹점은 7월말 현재 관내 1475개업소가 등록돼 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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