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연 윤원기/수자원공사

2월 말일에 노자산에 올랐다. 급작스럽게 결정된 산행이라 충무김밥, 사탕, 생수 등을 준비했다. 바다를 조망하면서 정상에 왔다. 마침 점심때 정상 여기 저기에 음식전을 펼쳐졌다.

아직까지 등산의 즐거움은 정상에서 싸온 음식을 산행을 함께 한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맛인가 보다. 술도 곁들이기 한다. 문제는 산에게 미안하지 않을 정도로 뒷정리는 하느냐이다. 아무리 잘 치워도 국물, 포장지, 과일껍데기, 캔, 생수병 등 흔적이 그래도 남는다. 뒷에 오는 사람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질서심리를 허물어 더럽혀도 된다는 정당성을 준다.

우리 팀을 비롯한 세팀 정도가 충무김밥으로 꾸민 초간단 음식전을 펼쳤다. 산행에서 충무김밥을 먹는 것이 처음이라 여느때 처럼 젓가락을 찾았는데, 이쑤시개로 먹는 것이라 했다. 국물, 오징어+오뎅 무침, 무김치 등을 곁들어 맛있게 먹었다. 포장지만 남고 다 먹는 셈이었다. 다른 팀들은 쓰레기를 한 묶음 되가져 가는데 우리 팀들은 아주 가볍게 꾸렸다.


산행은 자기를 찾아가는 외롭지만 풍부한 사색의 길이다. 고성방가, 무절제한 음식, 쓰레기 방치 등 우리나라 산행문화가 바뀌기를 원하는 사람중의 하나이다, 시민의식이 높아져 왠만한 것들은 다 해결되었으나 산행 음식문화는 아직도 멀었다. 일전에 관광버스를 타고 온 산악회 들이 버너 등을 이용하여 음식을 조리하고 나누어 먹는 모습이 TV에 비췄다. 많이 놀랐다. 개선이 시급하다.

노자산 정상에 먹는 충무김밥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얇은 포장지만 남아 초간편, 친환경 휴대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을 어떻게 보급 정착하느냐가 열쇠이다.

거제에 오는 사람들은 바다와 산 그리고 진미에 반한다. 바다낚시, 섬구경, 산행 등 거제일정을 짜면서 맞집정보를 챙긴다. 거제는 음식이 풍부하다. 멍게․성게 비빕밤, 도다리 쑥국, 물메기탕, 어죽, 볼락구이, 대구탕, 굴구이, 생선회 등이 거제를 대표하는 여덟가지의 맛이다(거제8味). 다 맛있다. 그러나 휴대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충무김밥이 이 틈새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 산행을 하거나 바다로 나가거나 언제든지 휴대할 수 있다. 조리없이 즉시 먹을 수 있다는 점,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는 점 등이 시간절약 + 친환경 음식이다.

곁들어 먹을 수 있는 반찬을 얼마든지 개발할 여지가 있다. 지역마다 오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조개무침, 젓갈, 제육볶음 등 반찬을 다양하게 한다.

▲ 중앙고 산악회 회원들이 국사봉에서 시산제를 지낸 후 가져온 음식들을 나눠먹고있다. /뉴스앤 거제 자료사진

산행음식문화의 변화를 거제가 했으면 한다. 충무김밥 명칭을 거제식으로 바꾼다. 시민들에게 공모한다. 가칭 “바다로 산으로 김밥” 등이 될 수 있다. 브랜드 명칭화한다. 김밥재료를 전량 거제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조달한다. 그것이 어려우면 인근 지역 생산 재료를 최우선적으로 쓴다.

거제 산행 관광버스 유치제를 도입하여 여행사와 연계한 김밥무료제공 시스템을 구축한다. 우리나라 천만명 등산 인구들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거제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한다. 또한 다른 지역 산행 음식문화를 바꾸는데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거제지역 산행은 산,들,바다에서 나온 재료로 꾸며진 김밥을 먹는다라는 공식이 천만등산인이 사이에 세워졌으면 한다. 身土不二+身水不二 산행이라 해도 되겠다. 변화의 남풍불 때 산들은 사람들을 반겨 맞으리라.

윤원기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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