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조리원들이 급식소를 뛰쳐나와 집회에 나섰다. 학생들을 위해 급식소에서 밥을 하는 조리원들에게도 학교가 밥값을 내고 밥을 먹으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은 "버스기사가 버스비를 내고 버스를 타느냐"고 반문하며 정규직에게만 식대를 지급하는 차별을 없애든지, 아니면 식대비 강제징수를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27일 오후4시 거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가진 이들 70여명의 학교급식 조리원들은 2시간 동안 시위를 벌이고 “직접 밥을 하고도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하는 차별받는 조리원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촉구하며 피도 눈물도 없는 거제교육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조리원들에 따르면, 지난해 경우 거제지역에서 삼룡초등학교와 국산초등학교 등 4개 학교에서 조리원들의 밥값을 징수했으나 올해는 초등학교 교장단이 담합해 3월부터 식대를 받게 하자는 추세라면서, 이미 강제징수를 통보한 학교가 상당수이고 일부 학교장은 인근 학교의 눈치를 보며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교사 등 정규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매달 4~5만원의 식대를 지불하고 급식소에서 밥을 먹지만, 정규직에게는 매달 13만원의 급식지원비가 지급되는 반면 학교비정규직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대다수의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급여가 월 100만원 약간 상회하는 수준인 것을 감안했을 때 5만원의 급식비를 내는 것은 큰 부담”이라며 “쥐꼬리 월급을 받고 위험한 가스불 앞에서 쉴 틈 없이 밥을 하는 조리원들에게 밥값을 내라는 것은 스쿨버스 기사가 차비를 내고 운전하고, 학교 경비원이 숙박비를 내고 학교를 지켜야 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집회에 참석한 이길종 경남도의원은 급식조리원들에게 밥값을 내라고 하는 것은 ‘비인간적 처사’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하면서, 조리원들의 식대비 강제징수 현황을 파악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은동 시의원은 “고용불안정과 비인간적 처우, 힘든 노동, 저임금에 시달리는 조리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학교비정규직 급식조리원들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급식조리원들의 식대비 징수 여부는 경남도 학교급식 운영 지침에 따라 전적으로 학교장 소관이어서 관여하지 않고 학교장 재량에 맡기고 있다”며 “그동안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해 현재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했다”말했다.<거제시민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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