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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민요 ‘상여 소리(喪輿歌)’[연재]고영화의 거제도 고전문학

   
 
상여(喪輿) 소리는 우리 민족의 소리이며, 만가(輓歌)의 일종인 상례의식요(喪禮儀式謠)이고 상여를 운반하는 민요 노동요로서, 향도가(香徒歌), 향두가(香頭歌), 상두가(喪頭歌), 영결소리(永訣歌), 상부소리(喪夫歌)라고도 한다. 상례(喪禮) 중에 이제는 그 육신이 정든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지상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여러 문인(門人)과 친척 지인(知人)의 도움을 받아 출상하여 나갈 때 운구도중 부르는 장송가이다. 이는 불교의식이 접목(香徒歌)되어 있으며, 유불선(儒佛仙)의 사상이 고루 내포되어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서 이별의 정한을 토로한 것으로, 죽은 자의 극락왕생(極樂往生)을 축원하면서 그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희노애락의 삶 속에 애증의 고리를 되짚어 보게 한다. 푸른 하늘을 가르는 요령(꾕과리) 소리는 이승을 떠나 저승문에 서기라도 할 듯, 떨리면서도 구슬프게 울려 퍼진다. 애절하고도 비통한 곡소리와 담담한 듯 구성진 상엿소리에서 모두가 위로받는다. 그 시간만큼은 그들 모두, 하나의 소리를 듣고 한 사람을 기억하고, 그렇게 한 사람을 떠나보낸다. 또한 그 박자도 빠름과 여유로움을 적당히 섞어가면서 힘든 상여꾼의 발맞춤을 맞춰준다. 선소리꾼이 종(꾕과리)을 치며 앞소리(메기는 소리)를 이끌면, 상여를 메고 나가는 뒷소리꾼은 이를 받아 뒷소리(받는 소리)로 이어 나가는 멋이 깃들어 있다.

요즈음 장례의식은 예전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었고, 장례문화도 바뀌었다. 특히 화장 장례가 많아진 탓에 운상이 생략되어 버렸다. 예전에는 출상 하루 전에 씻김굿도 하고 상여 소리도 하면서 초상을 치렀다. 각 지역마다 고유의 특색 있는 소리가 있었으며, 그 상엿소리의 깊은 속뜻에는 유족들의 절망과 슬픔을 흥의 기운으로 돌리는 신명의 소리가 있었기에, 참으로 아름다운 정서가 담겨 있는 우리 민족의 소리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환경 변화에 의해 상여를 구경하기도 힘들지만 이 아름다운 공동체의 노동을 기억하며 실천할 수 있는 사람마저 흔치 않기에 안타깝기 그지없다. 대여(大輿)와 소여(小輿)등의 장의 기구라는 것은 생시(生時)엔 임금만이 탈 수 있는 것이었지만 우리 선조들은 사자(死者)에게만은 이를 허용하여 임금에 대한 예(禮)로서 그 치성을 다하게 하였으니 참으로 보기 좋은 풍습(風習)이기도 하다. 또한 장례행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영여(靈輿)와 상여인데, 영여는 2인교 가마를 메듯이 끈을 가위표로 엇걸어 어깨에 걸고 두 손으로 가마채를 잡고 상여에 앞장서서 가는 작은 가마이다. 여기에는 혼백상자와 향로, 영정 등을 실어 영혼이 타고 가는 것을 상징한다. 오늘날에는 영여 대신 죽은 이의 사진을 어깨에 걸고 상여 앞에 서는 일이 많다.

상여의 운반은 여럿이 호흡과 발을 잘 맞춰야 하는 일이다.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면서 산 사람에게는 액이 들지 말고 복만 들기를 기원하면서, 이별의 슬픔과 영원한 삶에 대한 소망도 담겨 있다. 집을 떠날 때, 가파른 언덕이나 산길을 오르고 내릴 때, 개천이나 다리를 건널 때, 장지에 도착할 때 등 상황에 따라 가락과 사설이 다르며, 지역에 따라 가락·사설·뒷소리 등에 차이가 있었고, 고개 하나 냇가 하나 건너면 마을마다 다를 정도로 변형이 심하였다. 가창방식은 앞소리꾼이 요령(꾕과리 등)을 흔들면서 ‘댕그랑 땡그랑 댕그라~앙’ "북망산이 머다더니 저 건너 안산이 북망이네" 등으로 앞소리를 메기면, 상여를 맨 상여꾼들이 뒷소리를 받는다. 뒷소리는 "어허이 어허", "어허 넘차 어허", “어~허 넘차 너화 넘”, “에에헤 어허허헤헤야 어화 넘자 어화널”, “오 호이 호 하 오 호이 어 하”, “에 호리 다 레”, “어널 어널 어허화 어하널”, "관살에 보살 나무애비타불"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대개 출상 하루 전의 '대돋음소리, 망자의 혼이 집을 떠나기 전에 부르는 '서창'(序唱), 상여를 메고 가면서 부르는 '행상'(行喪), 묘지에 거의 다와 산으로 올라가면서 부르는 '자진상여', 무덤을 다지면서 부르는 '달구소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 개개의 상여소리는 우리나라 대부분, 목소리가 좋은 '요령잡이'가 앞에서 '메기는 소리'를 하면 상여를 멘 뒷사람들이 '받는소리'를 주고받는 구조로 돼 있다.

그 옛날 거제도는 환갑을 넘긴 초상을 ‘호상(好喪)‘이라 하여 마을주민이 밤새 떠들썩하게 놀면서 음주 가무 오락을 즐기기도 했다. 또한 마을마다 상여계와 공동묘지가 있었고 계(契)는 뜻을 같이 하는 마을사람들로 조직되어, 일정한 액수의 돈을 내고 장례식에 필요한 기구(器具)를 구입하여 계원 중에 사망한 사람이 있으면 그 장례 기구를 사용한다는 목적을 갖는다. 계원(契員) 이외의 사람이 이것을 사용할 경우에는 일정한 셋돈을 지불하게 하였다. 곳집(거제도 방언 ’새이집‘) 또는 상여집(喪輿庫)은 장례도구를 보관하던 집인데 매우 소박하고 간결하게 지었으며, 혼령이 사는 집이라고 하여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했다. 상엿집(새이집)은 초상이 났을 때 마을 사람들이 서로 협조하여 장례를 치르기 위하여 공동으로 조직한 계(契)모임에서 관리하였는데 지금은 전국에 남아 있는 상엿집을 보기가 힘들다. 예전에는 망자가 집 밖에서 죽으면 객사(客死)라 하여 빈소를 집안에 설치하지 못하고 마을 넓은 공터나 집 바깥 길에다 마련하였다.

   
 
1) “상여소리(부모은중가父母恩重歌)” / 거제시 일운면 최성우. 어머니 상여에는 발인 전에 자식들을 불러놓고, ‘부모은중가‘를 부른다. 상여 떠나기 前에 상주와 자녀들에게 어머님의 은공을 돌이켜보라며, 은덕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케 해서, 출상의 곡소리를 돋우기 위해 먼저 부르는 만가(輓歌)이다.

“어허~ 허~ 아이구 자식들아 저거 허이 다 들어봐라~
나가 너거들노 기를적에 너거 몸에 병이 나매~ㄴ
불철주야 약을 구해 너거 몸이 다 낳거루~ㅇ
시시각각 정신일세 부드럽고 따씬 이불 어가같이 부응하고~
기름지고 맛난 음식 가지가지 갈라 맥이~
유월 염증 더울 때나~ 동지설한 추운 때에~
똥오줌을 손수 받아 어까같이 애끼시네
눈물콧물 온갖 때를 자주자주 목욕시킨~
내 가슴속에 따씬 젖을 주야 음식 믹이시매~
추운자리 내가 눕고~ 따신 자리 너거 뉘피
이리하기 길러내어~어~ 예의범절 글공부와 온갖 재주 다 가르쳐 일구얼신 기도하여~
남중호걸 여중운사 개른 성에 갖치시길~
잘 되기만 바라스매~ 이른 공을 너가 알것~나~“

2) "상여소리(길끄는 소리)" / 거제시 옥포 조라 강성택.
상여소리 ‘길 끄는 소리’는 발인제를 마치고 상두군이 상여를 매고, 걸음을 옮기기 전에 부르는 소리이다. 노래를 하면서 꾕과리를 두드리고 앞소리를 하면, 상두군이 뒷소리를 받아 불렀다. 전체적으로 송사(送辭)가 규격화 정형화 되어 있지 않고, 자식 친구 친지와의 관계가 뭉뚱그려져 송사로 구성되었다. 전체적인 기조는 망자 일생의 회한과 결부된 내용이 주류로 구성되어 있다. 바닷가 거제도의 특성 상, ‘뱃머리 갈매기 심청이 뱃장 물길 평사 어양강 남은소래 강태부’ 등, 저승으로 가는 길에는, 대부분 바닷가의 환경과 옛 설화를 도출해서, 표현해 내고 있는 특징이 있다.

[뒷소리 받는 소리] 어~허 넘차 너화 넘, 어~허 넘~차아 너화 넘,
[앞소리 메기는 소리]
“눈물섞어 오난비는 섹우섞어 뿌려입고
한숨지어 부는바람 부피북풍 채어있고
오마니야 나는가니 설워말고 잘있거라
나는이무 가건마는 불쌍하신 자석들아
내없다고 설워말고 부대부대 잘살아라
나는이모 이세상을 떠나가니 언제다시돌아올꼬
내가한변 죽어지면 만척청산 들어가서
음지양지 잘가리고 깊이파고 묻어놓고
송박이 울이되고 지그니잡동새 벗지되어
양흘공산 달밝은데 나혼자 누웠으니
어떤친지 날찾을꼬 과수롭다 쓸데없다
세상살이가 사수롭네 여보아라 소년들아 이내말을 들어봐라
어제청춘 오늘백발 그 아니가련한가
장대한 미색들아 네잘났다고 자랑마라
노수놓다 우무중은 공맹한장 양조자도
도덕이 많았으나 실컷혼백 뿐이로다
서산에 지는해는 지고싶어 제가지나 사시에 넘어간다.”

“옥루산천 해는떨어지고 일출동정에 달솟는다
백일천하 진시황도 아방궁을 높이짓고
삼천궁녀 시위하고 삼신산 불사약을
귀하라고 보냈더니 소식이 존절하고
사무평배 저문날에 여사행초만 남았고나
과소롭다 이네신시 인제한번 돌아올꼬
청춘세월이 더부가니 언제나 살아올꼬
우나니 저두건아 너는무삼 해포라서
양흥공산 던져주고 네혼차 싪이우나
네와나 비구를허니 두팔자가 같았구나
그럭저럭 걷는걸음이 강둑을 다달으니
선인들이 모아들어 뱃머리 자판놓고
심청이를 모셔앉여 뱃장안에다 앉히놓고
막막한 창의중에 탕탕하신 물길인가
백빈주 갈매기는 홍노안을 날아들고
삼강에 기러기는 평사에 떨어진다
어양강 남은소래 어제긴들 하건마는
안래성주 반구수는 날로두고 이름이라
창살을 건네가니 강태부 간곳없고
은하수 바라보니 구삼년을 추원이로구나.”

   
 
3) "상여소리“ / 거제시 일운면 김주수 최성우.
[뒷소리 받는 소리] 어~ 넘 어허~넘, 어~하 넘~차아 어허 넘. / 아~아 헤~
[앞소리 메기는 소리]
“삼천갑자 동방석도 한번죽음을 못면하고
말잘하고 말잘하던 소진장도 결국 한을 달랬거만
만리장성 진시황도 장생불사를 찾았더나
돈이없어 죽었던가 기운없어 죽었던가
세상일을 헤비더니 일자춘몽이 절로나네
초록같은 우리인생 한번죽어지면 다시오기 만무하고
이세상을 하직하고 북망산천을 들어가세
백골진퇴 누웠으니 살은 썩어 물이되고 배는 썩어서 황토되네
에~헤 불쌍한 아무개망령 백년을 못다살고 이세상을 하직하네
사람마다 죽어지면 그와같이 허무하게 사라진다
에~헤 봉래산 찾아갈 때 약수산천 옥패차고 삼천리 구만리라
진시황 장생불사 불로초를 먹으려 갔을거를
에~헤 삼천갑자 동방석도 한번죽음을 못면하는데
하물며 초록같은 이내인생 한번죽어 멀리가네
천하장사 초패왕도 오강에서 사문하고
저승길이 멀다허도 대문밖이 북망일세
나는간다 나는간다~ 노자없이 우찌가노 노자없이 우찌가노“

   
 
◯ 상엿소리의 유래는 사마천의 <사기 전담열전(田儋列傳)>과 진(晉)나라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注) 음악(音樂)>편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자신의 조카를 중국 제나라의 왕으로 옹립하고 실질적 권력을 행사했던 전횡(田橫)은 한나라의 유방이 중원을 차지하자 군사 오백 명과 함께 바다를 건너가 섬에서 살았다. 유방은 이 소식을 듣고 전횡이 비록 도망가기는 했으나 한때 제나라를 평정하고 그 영향력이 남아 있어 나중에 반란을 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면해주고 불러오게 했다. 한나라의 낙양으로 향하던 중 전횡은 포로가 되어 다른 임금을 섬기는 것이 부끄러워, '유방을 섬길 수 없다'며 자결했다. 그 후 사람들이 전횡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해로가(薤露歌)'와 '호리가(蒿里歌)'를 지어 불렀다. 대개 이것을 상엿소리의 시작으로 본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한 가지 관문, 다름 아닌 "죽음"이다. 우리 조상들은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마냥 슬퍼하는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승의 연장으로 파악했다. 그래서 사람이 죽어도 산 사람과 동등하게 여긴 측면이 장례 절차에 남아 있다. 장례 절차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지까지 시신을 모시는 운구 절차이고, 그 운구 방법이 바로 상여(喪輿)를 이용하는 것이다. 상여를 메고 갈 때도 슬픔 속에서 가는 것이 아니라 소리를 하면서 가는데, 망자가 가는 저승길이 쓸쓸하지 않게 한다는 의미와 행동을 통일하여 상여를 안전하게 메고 가기 위한 효율적인 측면과 나무 상여의 무거움을 잊게 하는 것 외에도 피할 수 없는 냄새로부터 상여꾼들의 고통을 덜어 주려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상여 소리는 특성상 구전하는 것이어서 어떤 정형이 있다기보다는 지역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었고, 선소리꾼에 따라서도 자신의 입담을 가미하므로 사람마다 차이가 많았다.

이러한 상엿소리 속에는 살아있는 사람과 망자, 그리고 자연과 영혼이 연결된 관계에 있고, 조상 숭배는 물론 자연 숭배와 밀접한 관계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의 관습 풍습 생활상을 반영하며 두려움을 극복하면서 죽은 망자가 저 세상에서 편히 쉴 것이라는 소망을 노래한다.
인생이란?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정열의 여름 지나 가을 오면 열매 맺고, 찬바람 부는 날, 저 하늘을 향해 사라지는 것이거늘....”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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