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동 e편한세상아파트. 1,2단지 포함 총 1218세대 규모.

아주동에 신축중인 e편한세상 아파트 준공일이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부지 내 개인사유지 보상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감정의 골이 패일대로 패인 시행사와 지주 간 사유지 보상 다툼에 예정 준공일을 넘겨 늦어질 경우, 입주자들의 재산권 피해는 물론 지체보상금 논란까지 불거질 조짐이어서 더 큰 후폭풍도 우려된다.

창한개발과 대한토지신탁이 시행하고 (주)삼오가 시공하는 아주동 e편한세상아파트 건설사업은 아주동 산84번지 일대 약2만평 부지에 1,2단지 총 1218세대 아파트를 신축하는 것으로, 지난 11년 11월 착공해 오는 8월30일 준공목표로,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부지 내에 포함된 약620평 가량의 사유지(지주는 도로편입 부분까지 합쳐 약1000평이라고 주장. 도로부분은 법원의 수용재결 절차가 끝남) 보상합의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 공사시작 전 감정가를 토대로 보상하려는 시행사와 개발이익이 포함된 현 시가를 요구하는 지주 간 공방은, 대법원까지 가는 법적 다툼(1,2심 시행사 승소) 끝에 결국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지주 승소)돼 지금은 고법에 계류 중이다.

지주 C모씨는 “2006년 구입당시 평당 120만원에 샀는데, 감정평가에서 평당 60만원이 나왔다고 이 돈을 보상받으라는데, 상식적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라며 “편입부지 보상은 당연히 개발이익이 포함된 현 시가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C씨는 그러면서 “시행사의 부도덕한 처사에 너무 화가나 이제는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합의할 생각이 없다. 오로지 법의 심판대로 할 작정”이라며 꼬일대로 꼬인 감정의 골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시행사인 창한개발 C모 상무는 “해당부지가 산이다 보니 처음 감정평가액이 적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재 감정을 통해 평당 200만원 정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일정액을 더 얹어 준다고 해도 (지주가)요지부동이다”라며 “개발이익이 포함된 현 시가를 요구하지만, 개발은 우리가 돈 들여 했는데 왜 그 사람이 보상받아야 하나”라며 되레 지주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비난했다.

오는 8월22일 고법의 심리가 예정돼 있지만, 파기환송심 선고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고, 설령 선고를 하더라도 지주가 선고내용이 성에 차지 않으면 다시 상고할 가능성이 높아, 한쪽의 특단의 양보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시에서도 사유지 보상합의가 법원에 계류 중인 상태에서 정상적인 준공을 할 수가 없고, 준공이 늦어져 입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경우 입주민에 대한 지체보상금 지불 논란까지 불거질 우려도 높다.

거제시는 시행사외 지주 간 다툼이 지속돼 정상적인 준공이 어려울 경우, 입주 희망세대에 한해 가사용승인을 해 줄 방침이다. 그러나 입주를 하더라도 토지소유권 분쟁에 따른 재산권 행사에는 일정부분 제약이 불가피해 진다. 입주를 미룬 세대들도 별도의 지체보상금 지급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실제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최근 ‘정상적인 준공을 할 수 없을 경우 부득이한 경우의 일부세대를 제외하고는 전체 가사용승인을 하지 말아 달라’는 요지의 공문을 거제시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지체보상금 논란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08년 5월 e편한세상아파트 허가승인 조건에 명시된 문제의 토지 소유권 확보 조항. 처음에는 이 토지를 확보하지 못하면 공사를 시작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1000세대가 넘는 대단위 아파트의 편입부지 보상이 준공을 눈앞에 둔 지금까지 해결이 안 된 데는, 거제시의 책임도 크다. 거제시가 당초 이 아파트건설을 허가한 건 2008년 5월20일. 이때 거제시는 승인조건(2단지)에 ‘매도청구대상 부지는 승인즉시 매도 청구하여 소유권확보 하시고 매도청구가 불가할 시는 사업계획변경 등 조치를 하여야 하며, 매도청구 후 소유권 확보 전에는 주택건설 공사를 할 수 없으며, 건축물 착공신고시 소유권 확보 증빙서류를 제출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시행사와 지주 간 합의 불발로 법적다툼이 계속되자 거제시는 11년 3월15일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7조를 들어(자료사진 참조. 사용검사 전까지 주택건설 대지의 소유권 확보할 것)’ 착공을 허락했고, 그해 11월 비로소 착공에 들어갔다.

▲ 당초 승인조건을 변경해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적용해 착공을 승인했다. 여기에는 준공 전까지는 소유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반면, 최초 승인조건을 무기(?)로 보상협상을 벌이던 지주는 거제시가 개정규칙을 근거로 착공을 허락하자, 국토부에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7조제1항의 의미’를 3차례에 걸쳐 물었다. 국토부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주택 및 복리시설의 공급조건과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동규칙 제7조 제1항은 착공의 조건과 시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최종판결을 받아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와관련, 거제시관계자는 “당초 허가조건에서 개정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적용해 착공을 승인했으며, 민원인이 국토부에 질의한 내용과 답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며 국토부의 유권해석에는 귀 기울이지 않았다. 시행사인 창한개발 관계자도 ’적법절차에 따라 진행됐다”고만 말했다. 결국 준공이 늦어 입주민들의 지체상환금 지급논란이 불거질 경우, 이에 대한 책임소재가 다시 쟁점이 될 수도 있는 사인이다. 
 

▲ 지주 C모씨가국토해양부로부터 회신받은 공문

▲ 8월말 준공예정인 아파트의 진입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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