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남도에 따르면 현재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 부과되는 세금과 각종 부담금은 △담배소비세 641원 △지방교육세 321원 △건강증진부담금 354원 △부가가치세 227원 △폐기물부담금 7원 등 모두 1550원이다.

이 중 여야가 담뱃값 2000원 인상에 합의하면서 담배 한 갑당 지방세(담배소비세+지방교육세)는 현재 962원에서 1450원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담뱃값이 현재보다 두 배 가까이 인상되면서 담배소비량이 감소하고 금연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 실제 지방자치단체가 담뱃값 인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세수는 오히려 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정부가 담뱃값 인상에 따른 흡연율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담배소비량이 34%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경우 담배소비세는 연간 1000억원이 늘지만 지방교육세는 1200억원이 줄어 전체적으로 지방세수가 2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세의 경우 개별소비세가 신설된 데다 기존 세금의 인상 폭이 워낙 커서 담배소비량 감소의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세수가 증가한다.

그러나 지방세는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소비량 감소에 따라 세수가 감소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의 자료를 보면, 담뱃값 인상으로 증가하는 전체 세수 2조8000억원은 정부 2조379억원(73.4%), 지방자치단체 4732억원(17%), 시·도교육청에 2664억원(9.6%)이 배분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몫인 약 8000억원 중 담배소비세(1025억원), 기존 지방교부세(3707억원)를 제외한 소방안전교부세(3404억원)는 모두 소방안전 관련 예산으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 증가하는 지방세수는 3500억원에 불과하다.

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은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소비량이 줄어들 경우, 오히려 지방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방세 주요 재원인 담뱃세 인상분까지 국세로 가져간다는 것은 지방재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면서 "담뱃값 인상에 따른 지방세수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담뱃값 인상을 위해 신설되는 국세인 개별소비세의 과세 방식은 '종가세' 방식에서 '종량세'로 수정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월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국세인 개별소비세(세율 77%)를 새로 부과한다고 밝히며 담배 가격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매기는 종가세 방식을 적용했다. 하지만 담배 출고가격이나 수입가격에 연동하는 종가세 방식으로 과세할 경우 저가 수입담배가 대량 시판될 수 있는 데다 양산 필립모리스, 사천 BAT 등의 담배공장 해외이전 검토설까지 나왔다.

여야는 지난달 3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담배 개별소비세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변경하기로 합의, 양산 필립모리스와 사천 BAT 등 담배 공장의 해외 이전 등 논란이 종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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