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천일기업 직원들이 퇴직금과 임금지급을 요구하며 거제시청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사내 협력업체 천일기업의 임금체불 및 퇴직금 정산 없는 폐업과 관련, 체불 당사자들이 삼성중 정문과 거제시청 앞에서 연일 농성을 벌이고 지역노동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농성에 동참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소하청노동자살리기 대책위원회(이하 거통고하노위)와 천일기업 노동자들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사내하청업체 (주)천일기업(대표 박순))은 지난 7월 중순 갑자기 ‘7월 말 폐업 및 청산’을 현장노동자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직원 260여 명이 7월 임금 약 7억 여원과 퇴직금 약 22억 원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7월말부터 천일기업 사무실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천일기업 박순 대표는 대책 없는 폐업에 노동자들이 반발이 그치지 않자 ‘폐업 후 정산’을 주장하며 시간을 끌다 7월31일자로 아무런 대책 없이 폐업 및 회사청산을 통보했다는 것. 졸지에 일터를 잃어버린 해당 노동자들은 이달 초부터 삼성중 정문 농성과 거제시청 앞 1인 시위를 병행하며 입금체불 및 퇴직금 정산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천일기업 노동자들의 딱한 처지를 지켜보던 거통고하노위도 광복절이 지난 16일부터 투쟁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거통고하노위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천일기업의 행태를 비난하고 17일에는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천일기업의 임금체불 및 퇴직금 정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오후부터는 삼성중 정문에서 별도 집회를 열고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18일 오후 2시에는 통영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한 천일기업 대표의 구속수사도 촉구할 예정이다.

▲ 천일기업 소속 노동자들의 농성현장에 가족과 자녀들이 함께 나와 땡볕아래서 피켓시위를 벌여 보는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거통고하노위는 1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천일기업 260여 노동자가 7월에 일한 임금 약 7억여원과 퇴직금 20여억원, 임금에서 공제하고도 납부하지 않은 4대보험료 약2억원 등 무려 30억원 가량의 막대한 금액을 체불하고도 거짓말로 차일피일 시간을 끌다 결국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않고 노동자들을 기만했다”며 “사재를 털어서라도 체불임금을 해결하겠다고 한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었고, 이제와서는 ‘죄가 있으면 감옥에 가겠다’며 배짱을 부리기 까지 한다”고 성토했다.

거통고하노위는 또 “260여명의 노동자 가족의 생계비를 떼 먹으면서도 박순 대표 일가족은 회사돈과 자산을 자신들의 쌈지돈처럼 사용했다”며 2년 전 회사 돈 25억원을 빌려 사등면 아파트 건설에 투자했다가 20억원의 손실을 본 뒤 회사에서 빌린 이 돈을 갚지 않은 사례를 예로 들었다. 또 아들을 회사 총무로 앉힌 뒤 노동자 임금은 삭감하면서도 아들에겐 올해 초부터 300만원이던 임금을 800만원까지 올려 지급한 부도덕성도 강도높게 질타했다.

원청인 삼성중공업의 책임도 같이 따졌다. 거통고하노위는 “삼성은 천일기업에 지금해야 할 기성금을 다 지급했으니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하지만, 삼성의 불법적인 기성금 후려치기를 통한 부실 떠넘기기가 하청업체 폐업의 근본 원인”이라며 “천일기업 박순 대표가 주장한 단가삭감금액 및 수정추가 미처리분을 합하면 무려 141억원에 이르고, 이 돈이면 전체 노동자들의 체불임금은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거통고하노위는 삼성중공업과 천일기업이 업체폐업과 임금체불을 책임지고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16일 오후 5시부터 삼성 정문앞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할 것을 천명하며 ▲삼성과 천일기업은 7월분 임금과 퇴지금 약 27억원을 즉시 지급 ▲천일기업 노동자들이 다른 하청기업으로 고용승계 보장 ▲천일기업노동자비상대책위 위원에 대한 취업방해를 중단▲천일기업 박순 대표와 그의 아들 구속수사를 강력히 촉구했다.

▲ 삼성 정문앞 농성

신기방 기자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