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기초의원 마선거구(아주 장승포 능포) 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면서 선거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분당사태가 지역정치권에도 무수한 ‘경우의 수’를 던져주고 있다. 시의원 보궐선거,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대선 가능성, 김한표 의원의 선거법위반 재판과 이에 따른 재선거 가능성, 내년지방선거로 이어지는 가파른 선거정국이 새해 벽두를 달구는 요즘이다.

◇조기대선과 새누리당 분당이 지역정가에 미치는 영향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 최근 언론에는 ‘2말3초’라는 말이 등장했다. 헌재의 탄핵인용을 기정사실화 하며, 그 시기를 2월말이나 3월초로 본다는 것. 조기대선일이 4월26일이나 5월10일이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나오고 있다.

중앙정치권에서 부는 ‘조기대선’ 바람은 지역정가 질서재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 정당별 조직정비가 빨라진다는 의미다. 기초의원 마선거구 보궐선거에 회의적이던 국민의 당이나 노동당 등 각 정당 지역조직이 저마다 후보군 물색에 돌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선정국을 틈타 지역조직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석들이다.

특히 새누리당 분당사태는 지역정가의 태풍의 눈이다. 새누리당이 찢어지리라곤 생각조차 못했던 지역정치권으로선 큰 혼란과 동요, 때에 따라선 이합집산도 예상된다. 문제는 김한표 의원의 거취. 김 의원은 지난연말 당직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탈당이나 잔류에 대한 분명한 입장없이 자신의 거취를 두루뭉술하게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거법 위반 관련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김 의원 입장에선 처신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다. 김 의원이 새누리당에 그대로 잔류할 경우 거제지역 보수세력은 빠르게 양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과 정치적 대척점에 선 사람들을 중심으로 보수신당에 합류할 그룹이 가시화되고 그 흐름이 조기대선과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일부 시의원 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다.

반면, 김 의원이 탈당해 보수신당에 합류할 경우 새누리당 잔존세력은 거제지역에서 그대로 사그라질 공산이 높다. 시·도의원 대부분도 김 의원과 같이 탈당에 보수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김 의원의 탈당시기.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고민이다. 조기대선 정국이 도래하기 전 탈당해야 되지만 시기가 자꾸 늦어지면 영원히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김 의원의 미온적인 태도는 현재 진행 중인 선거법 등의 재판에 영향을 줄 우려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집권당의 끈을 잡고 있는 게 그나마 낫다는 판단인 셈이다. 반면, 대선후보를 내야 하는 보수신당 입장에선 지역단위 조직망을 빨리 구축해야 한다. 그런점 에서 김 의원을 마냥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김 의원의 탈당이 늦어지면 다른 인물로 대체해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쳐 지역정가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구도로 짜여질 공산이 높다.

◇마선거구 보궐선거 누가 뛰고 있나

구랍 30일부터 후보등록이 시작된 기초의원 마선거구(장승포 능포 아주) 보궐선거는 내년까지 이어질 각종 선거의 가늠자가 될 듯 싶다. 보수세력의 분화, 야권의 개별약진이 그리는 구도아래서의  민심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4월12일(수)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예비후보는 현재 7명 정도. 각 당이 저마다 후보를 낼 경우 최대 9명까지도 점쳐진다. 정당공천 과정에서 후보가 압축되더라도 현재로선 최소 5파전 이상은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준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은 모두 3명. 더불어민줃당 김대봉(37) 사무국장이 접수 첫날 가장먼저 등록을 마쳤고, 뒤이어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하준명(43) 상무위원이 등록했다. 4일에는 무소속 김용운(52) 전 거제뉴스광장 대표가 등록해 현재 총 3명이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사무소를 각각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대봉 예비후보는 지금까지 공을 들이던 나선거구(수양동, 연초, 하청, 장목)를 포기하고 마선거구 보궐선거를 선택하는 모험을 결행했다. 사무소는 인구가 가장 만히 몰려있는 아주동에 둥지를 틀었다.

같은 당의 하준명 예비후보는 ‘박근혜 탄핵’ 1인시위로 얼굴을 알린 뒤 예비후보 등록 직후 곧바로 선거사무소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 예비후보는 두모동에 선거사무소를 마련했다.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위원회는 3월초를 전후해 김대봉·하준명 예비후보를 상대로 당내 경선을 벌여 최종 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예비후보로 등록한 무소속 김용운 후보는 장승포 토박이라는 강점을 활용하며 본격적인 선거전 준비에 나섰다. 지난해 말 설립된 '지심포럼'도 그에겐 큰 힘이 될 듯 싶다. 언론인 신분은 지난해 말 사퇴로 정리했고 선거사무소는 두모동 국도14호선 인근에 마련했다.

이밖에도 예비후보등록이 예상되는 후보군은 현재 4명 정도가 더 있다. 보수진영에선 옥충표(61) 전 아주동장과 최선호(51) 더비치스크린골프 대표가 우선 거론된다. 김두환 전 의원과 김주근 거제환경 대표 등의 출마설도 나돌았으나 본인들은 이를 모두 부인했다.

옥충표 전 동장이나 최선호 대표는 보수진영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들이 정작 어느 당의 간판을 달고 예비후보로 등록할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김한표 의원의 거취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선 새누리당과 보수신당 후보로 갈릴 수도 있다.

야권에선 김은동(57) 전 시의원의 출마설도 유력하다. 지난해 말 선관위에서 실시한 보선설명회에 본인이 직접 참석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과거 통진당 소속이었으나, 법원판결로 당이 해체된 후 지금은 정치결사체인 ‘민중의 꿈’소속이다. 출마할 경우 민중의 꿈 후보가 될 공산이 높다.

거제시아파트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김노회(43)씨도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다. 함양출신인 김 씨는 부산기계공고를 거쳐 현재 부산대 도시공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고, 아주동에서 도시환경연구원을 운영하는  건설도시계획 분야 전문가다.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자신의 연구소사무실을 선거캠프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국민의 당과 노동당에서도 탄핵정국에 따른 조기대선을 의식,  지역위원회 차원에서 후보를 물색중이다. 이와관련, 국민의 당 박명옥 위원장과 노동당 한기수 위원장은 4일 뉴스앤거제와의 통화에서 "가능한 한 보궐선거 후보를 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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