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4차공판
창원지법 통영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원)는 18일 오후 김한표 의원의 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 공표)에 대한 4차공판을 열고, 검찰의 최후논고 및 변호인의 최후진술 등을 각각 들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을 끝으로 변론을 종결하고 다음달 9일 오후 3시 선고를 내리기로 했다.

당초 이날 공판에선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의 증인 신문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장관이 국정 일정을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장관의 출석이 쉽지 않다고 보고 검찰이 제출한 이장관의 서면증거(변호인 측 동의)를 채택하는 선에서 변론을 종결하고 결심을 진행했다.

결심진행을 예측하지 못한 검찰은 구형량을 내부협의를 거쳐 서면 제출키로 했다. 검찰의 최종논고는 사전 원고가 없는 즉석 스피치로 진행됐다. 검찰은 피고인이 복권된 적이 없음에도 복권이 됐다고 주장(보도자료)한 것은 허위사실공표에 해당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했다.

검찰은 “법률적 용어인 복권은 새누리당의 공천관련 규정이자 후보자 자격을 정하는 기준”이라며 “새누리당의 공천규정에 관한 해석을 보더라도 복권은 사면법상의 복권의 의미로 해석돼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과거 복권문제로 한나라당 공천신청이 어려워지지 무소속 출마를 한 사실을 지적하며 “피고인의 복권주장은 사면법상 복권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복권을 받은 것처럼 유권자를 오인케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피고인이 지난해 4월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통화를 소개하며 조선업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마치 자신이 노력한 결과라고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고용노동부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은 피고인과는 무관하게 고용노동부의 자체 판단에 따라 지난 2015년 12월 정부가 고시했다. 피고인이 선거를 며칠 앞둔 2016년 4월7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노력한 결과 고용노동부 이기권 장관이 전화를 걸어와 조선업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지원내역의 확대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온 것처럼 발표하여 관건선거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게 했다”며 “피고인은 2016년 1월6일 산업통상부 장관 인사 청문회에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해 ‘신경 써 달라’는 질문을 딱 한번 했을 뿐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지속적인 협의나 문의는 기자회견 전날 한번 있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그러면서 “고용노동부 장관의 통화는 피고인 전화시도에 대한 답신으로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인데도, 정부고시 이후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마치 피고인이 지속적인 협의와 노력을 해 조선업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성사직전에 있다고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과정된 표현으로 선거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미리 작성해온 원고를 읽으며 최후변론을 시작했다. 허위사실 공표혐의는 검찰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며 무죄취지로 변론한 것이 요지였다. 복권문제와 관련해서는 “피고인은 성명서 어디에도 사면법상의 복권을 받았다고 표기하지 않았다”며 “통상적인 복권의 의미는 권리가 회복됐다는 것으로 피선거권 회복을 복권의 의미로 해석한다”고 반박했다.

조선업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논란과 관련해서는 “피고인은 당정정책 조정회의 등을 통해 관계기관과 조선업종 고용위기 문제를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고, 이기권 장관과의 통화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전달받은 것”이라며 “기자회견 발표가 선거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어려운 만큼 국회의원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선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피고인 최후진술에 나선 김한표 의원은 “시시비비를 떠나 여러 가지 혼란스런 상황에서 법정에 서게 된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복권논란이 일어 피선거권 회복을 복권으로 해석해 보도자료를 낸 것이고,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관련해서는 국회에서의 여러 활동을 통해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 온 만큼 재판부의 현명한 선처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전망
오는 2월9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선고공판에서 김 의원에게 어떤 형량이 선고될지는 현재로선 예측 불가다. 검찰의 구형이 서면으로 대체되면서 더더욱 오리무중이다.

현재로선 3가지 정도가 예측된다. 무죄, 또는 벌금 100만원 이하,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다. 공직선거법 위반죄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 직을 상실한다. 따라서 김 의원이 무죄나 벌금 100만원 이하의 형을 받으면 그 자체로 논란은 끝이 난다.

문제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았을 경우다. 김 의원은 즉각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법 항소심은 1심선고 2개월 이내에 마무리된다.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100만원 이하로 낮추지 못하면 다시 대법원에 상고심을 내야 한다. 상고심 심리기간은 3개월 이내다.

1심선고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가정할 경우, 상고심까지는 길어도 7월말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에서도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김한표 의원은 그날부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김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면 올해와 같은 대선일정이 있는 해는 그해 대선 일에 극회의원 재선거가 함께 치러진다. 그러나 올 대선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로 조기대선이 치러질 공산이 높다. 따라서 국회의원 재선거는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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