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리유세에서 후보들의 연설을 경청하는 시민들.

뜨거운 휴일이었다. 거리서, 시장에서, 상가 길목에서, 후보들 저마다 내뿜는 사자후는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6·2 지방선거 마지막 주말을 맞은 각 진영 후보들이 인력과 조직을 총동원, 막판 세몰이에 나섰다.

지난 26일 경남도지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동시에 거제를 방문, 소속정당 또는 지지후보들과 연대한 메머드급 선거인단이 한차례 거제를 휩쓸었다. 27일 박종훈 교육감 후보에 이어 주말에는 권정호·고영진·강인섭 교육감 후보들이 잇따라 거제를 방문, 고현사거리 등에서 지나는 시민들에게 한표를 호소했다.

유명인의 지원유세도 이어졌다. 28일에는 대중가수 설운도씨가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 지원차 거제를 찾았고, 30일에는 로버트 김 사건의 주역인 백동일씨가 무소속 유승화 후보 지원차, 국참당 김충환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시의원 김성갑 후보 지원차 각각 거제를 찾았다.

▲ 유세전을 신기한 듯 바로보며 현장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외국인(옥포 사거리)

거제지역 후보들의 마지막 휴일 유세전은 말 그대로 전쟁터였다. 도심과 외곽지역을 번갈아 누비며 목이 터져라 지지를 호소했고, 수행 도우미들의 율동도 탄력(?)이 붙은 탓인지 볼거리를 더했다. 아예 율동전문 여성을 동원, 지나는 행인의 발길을 붙드는 아이디어도 등장했다.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는 30일 장승포와 옥포지역을 집중 공략했다. 무소속 유승화 후보도 같은 동선을 따라 움직이며 불꽃튀는 유세전을 펼쳤다. 민노당 이세종 후보는 장평입구 분수대 등 고현·장평지역에 유세전력을 쏟아 부었고,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는 중곡 육교 도로변 등에서 지나는 차량운전자를 상대로 한표를 호소했다. 무소속 이태재 후보는 거제면 장터를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손을 잡으며 서부권 발전공약을 설명했다.

도의원 후보들도 해당 지역구를 돌며 분초가 아까운 유세전을 펼쳤다. 제1선거구 한나라당 김일곤 후보는 휴일 예배에 참석한 뒤 수월 등 외곽지역 유세에 주력했고, 진보신당 송미량 후보는 중곡 사거리 등 도심지역 주요 길목에서 지나는 차량 운전자에게 인사하며 한표를 호소했다. 무소속 황양득 후보는 도심지역 상가 등을 일일이 방문, '필승'경례 유세활동을 이어 갔다.

제2선거구 한나라당 김병원 후보는 옥포에서 권민호 시장후보와 함께 유세활동을 펼쳤고, 진보신당 김해연 후보는 하청 장목 등 외곽지역 유세에 주력했다. 제3선거구 한나라당 김선기 후보는 면지역을 순회하며 농어민들에게 한표를 호소했고, 민노당 강병재 후보는 대우조선 출입문과 마전동 등을 돌며 노동계 표심얻기에 주력했고, 무소속 김현규 후보는 마스코트 인형유세단 등을 동원, 장승포 등지에서 틈새 표심을 공략했다.

유세전의 백미는 시의원 선거전이다. 5개 선거구 모두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박빙구도 탓인지 후보자들의 유세연설 한마디 한마디가 절절했다. 선거 후보들 중 가장 목이 많이 쉰 후보들은 대부분 시의원 후보들이다. 특히 일부 신예주자들 중 경험부족(?) 탓에 선거전 중반 이후 아예 목이 쉬어버린 후보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 인형분장을 한 도우미가 어린이들과 찰깍.(도의원 제3선거구 무소속 김현규 후보)

각 후보들은 선거일은 이틀남긴 월요일부터 아직도 20~30%에 이른다는 부동층을 잡기 위한 막판 유세전에 캠프내 모든 전력을 쏟아 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많은 시민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광장이 없는 거제지역 현실에서 대다수 후보자들이 사거리 등지에서 유세활동을 벌이지만, 실제 이들의 연설을 경청하는 일반 시민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와관련 시민 윤 모(여)씨는 "지지하는 후보의 연설을 듣고 싶어도 복잡한 사거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며 "후보들도 실효없는 거리유세나 도로변 유세에서 벗어나 특정 장소를 지목해 사전해 홍보하고 그곳에서 제대로 된 유세연설을 하고 듣는 유세문화 변화를 시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 이번 선거에 첫 등장한 시선몰이 치어리더.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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