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의료원 거제분원 설립 협약식(상). 한국해대 거제캠퍼스 유치 협약식(하)

권민호 시장이 임기초반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한국해양대학교 거제캠퍼스 조성과 동아대의료원 거제분원 설립추진이 사실상 ‘없던 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해양대가 100억원 상당의 캠퍼스 부지를 거제시가 사서 해양대 명의로 넘겨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다, 동아대의료원도 자체증축 문제로 거제에 분원을 내는 일은 엄두도 못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7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 거제시전략사업과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시의원들의 양 대학교 거제캠퍼스 조성 추진과정을 물었고, 김현규 국가산단추진단장과 김태근 전략사업과장이 이에 대한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명확하게 밝혀졌다.

이 사업이 이대로 무산될 경우, 사업추진에 따른 세밀한 전략이나 분석 없는, 보여주기 식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 양해각서) 체결이 부른 대표적 실패사례로 지적되면서 사업추진의 핵심주체인 권민호 시장의 정치적 입지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의회 전기풍 의원은 지난 7일 거제시 전략사업과 행정사무감사에서 “해양플랜트 산업지원센터, 사곡 국가산단 등 해양플랜트 클러스터를 구축하려면 전문 인력 양성기관인 한국해양대학교 거제캠퍼스를 유치한다고 했는데, 진행사항이 어떻게 돼 가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태근 전략사업과 과장이 “(한국해대)거제캠퍼스 유치를 하기로 했는데, 한국해양대학교에서 거제시가 캠퍼스 부지를 제공해 주면 한다고 하기 때문에 지연이 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전기풍 의원은 “김 과장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아니냐. 양해각서(MOU)는 체결했지만 한국해대에서 거제에 올 마음이 없다고 알고 있다”면서 김현규 국가산단추진단장의 의견을 재차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현규 국가산단추진단장은 “한국해양대학교 요구사항이 ‘필요한 캠퍼스 부지를 거제시가 사서 거제시 명의로 한국해대에 빌려주는 것이 아닌, 해양대학교 명의로 아예 바꿔서 넘겨달라고 하고 있다”면서 “해대측은 그렇게 해야만이 교육부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캠퍼스 조성도 할 수 있다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김 단장은 특히 “거제시가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땅을 사서 한국해양대학교 명의로 넘겨 준다는 것은 현 재정여건상 힘든 일인데다 법적인 문제점도 남아있어 수용하기 곤란한 요구”라고 답해, 한국해대 거제캠퍼스 유치문제는 사실상 물건너 간 사안임을 암시했다.

뒤이어 질의에 나선 송미량 의원은 “동아대의료원 거제분원도 MOU까지 체결하며 요란을 떨었는데, 현재 어떻게 추진돼 가고 있느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태근 전략사업과장은 “동아대도 가고 병원에도 여러 차례 출장해 의견을 물었다. 동아대 측은 병원부지 내에 자체 증축을 하고있기 때문에 거제분원을 또 짓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논란이 된 한국해양대학교 거제캠퍼스 유치와 동아대의료원 거제분원 설치는 두 건 다 거제시와 MOU를 체결하며 거제시민들에게 많은 기대를 줬던 사안이다.

한국해양대학교 거제캠퍼스 유치는 2013년 9월13일 권민호 거제시장, 한국해양대학교 박한일 총장, 김한표 국회의원, 국·소장, 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해양대학교 거제캠퍼스 및 조선·해양플랜트 특화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한국해양대학교와 상호 협력키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동아대의료원 거제분원 설립은 같은 2013년 11월22일 거제시와 동아대의료원이 MOU를 체결하면서 가시화됐던 사안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권민호 거제시장과 권오창 동아대학교 총장, 황종명 거제시의회 의장, 김상범 동아대의료원장 등 거제시와 동아대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하는 등 큰 관심을 불어 모았다.

2013년 11월22일 거제시청에서 열린 동아대의료원 거제분원 설립 협약식

2013년 9월13일 거제시청에서 열린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거제캠퍼스 구축 MOU 체결식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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