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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세상보기서영천 /거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서영천
/거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아침 10시, 학교 복도에서 여덟살 소녀는 짐승에게 끌려갔다"," 수뢰혐의 지방선거 당선자 첫 구속", "현역 육군소장, 북한에 야전교범 통째로 넘겨", "천암함 사고당시 합참의장 폭탄주에 만취","검사 스폰서 파문, 용두사미로 끝나". 오늘 아침 주요 조간신문 사회면 헤드라인이다.

조두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건 대낮에 공부하러 학교에 간 어린이가 납치돼 성폭행 당하고 장애를 입은 사건이 또 다시 벌어졌다.

40대 성폭행 전과자가 술에 취해 불과 여덟살짜리 초등생에게 짐승같은 짓을 저질렀다. 조두순 사건때 "제발 저 같은 아이가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달라"던 피해 아동의 그 간절한 바램을 우리 사회는 무참히 저버리고 말았다.

그놈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자)는 지금 경찰서 유치장에서 하루 세끼 제공되는 식사를 남기지 않고 먹어치우며 잠도 잘 잔다고 한다. 심지어 보호경찰관에게 "몇바퀴나 돌겠습니까(징역 몇년이나 살겠습니까)"라고 거드름까지 피우면서.

여리디 여린 어린이에게 인간으로서 도저히 믿기지지 않은 행동을 해놓고도 죄의식조차 못 느낀다니 더 말할 가치가 없다. 역시 이번에도 학교나 당국은 책임 회피와 뒷북 타령으로 요란하다. 조두순, 김길태 사건 이후 성범죄자 관리강화, 전자발찌 부착기간 및 대상 확대, 공소시효, 유기징역 상한 연장, 학교안전망 서비스강화 등 수많은 대책을 쏟아 냈다. 하지만 그저 그런 재탕 뿐이다.

이런 접근방법은 아동 성범죄 척결의 근원적 해법이 되지 못한다. 대부분의 성범죄자들은 교화나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들이 교도소 문을 나서는 순간 또 한명의 잠재적 피해자가 생긴다고 봐야 한다. 이제 아동 성범죄자나 재범 우려자는 우리 사회에서 최대한 격리하고, 치료시설에 영구 수용하는 보다 내실있는 조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럴테면, 한번 잡히면 다시는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6.2 지방선거가 민심의 흐름대로 끝났다. 떠날 자와 남을 자도 확실히 정해졌다. 유세때 마다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선정(善政)을 다짐하며 읍소했다. 대개 유권자들은 "저 인간이 당선되면 어떻게 하나 두고보자"고 생각하는데 반해, 되레 후보자들은 "당선되면 너거 두고 보자"고 한다는 우스개가 있다. 벌써부터 일부 당선자는 마치 점령군처럼 공무원들을 이리 저리 줄 세운다는 입소문이 꼬리를 문다.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관으로 부임할때 의복과 안장을 얹은 말은 본래 그대로 써야 하고 새로 마련해서는 안되며, 이부자리와 베개, 솜옷 외에 책을 한수레 싣고 간다면 맑은 선비의 행장이 될것이라고 설파했다. 또, 어리석은 자는 산뜻한 옷에 좋은 갓을 쓰고 좋은 안장에 날랜 말을 타는 것으로 위풍을 떨치려고 한다고 했다.

하지만 노회(老獪)한 아전(공무원)들은 신임 수령의 행장이 사치스럽고 화려하면 씽긋 웃으며 "알 만하다"하고 비웃고, 검소하고 질박하면 놀라며 "두렵다"고 한다고 했다. 청렴과 목민(牧民)은 커녕, 처음부터 고약한 심복들을 앞세워 한 줌 권력에 취해 정신 못 차리면 머잖아 갈 곳은 감옥 뿐이다.

흑금성이라는 무협지 주인공같은 간첩에게 현역 육군소장이 포섭되어 군사기밀을 통째로 북쪽에 넘겨 주었다고 한다. 사상 초유의 장군 세작(細作) 사건에 모두가 충격 받은 듯하다.

요즘 군대가 아무리 안보관이 해이되고 예전같지 않다지만 도대체 이런 정신을 가진 자가 고급지휘관 이었다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 부하직원 46명이 칠흑같은 밤바다에서 말한마디 못하고 전사(戰死)하는 그 순간, 책상머리에 앉아있던 고급군인들은 현장의 급박한 보고서를 입맛대로 조작하고, 최고지휘관은 폭탄주에 정신을 거의 놓고 잠만 자고 있었다. 도무지 믿기지 않는 짓거리가 감사원 조사로 드러났다.

중차대한 비상상황에서 철썩같이 믿고 있던 우리 군이 이런식으로 대처했다는 조사결과를 두고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어쩌구니 없는 별(장성)들은 수백개가 있어도 아무짝에 쓸모 없다.

지난 역사에서 군대의 실패가 국가의 멸망을 불러온 사례를 우리는 수도 없이 보아왔다. 이제 이쯤되면 사회적 이념 갈등이나 그 어떤 유언비어보다도 정작, 총 들고 나라 지키는 군대가 더 걱정되고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검사 스폰서 파문의 본질은 검사가 특정업자와 개인적 연(緣)을 맺어 꾸준한 향응 접대를 통하여 "청탁의 볼모"로 타락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막강한 권한을 지닌 검사가 부정한 스폰서와 놀아나는 잘못된 관행이 조직문화라는 형태로 삐뚤어지게 발전했고 결국 도덕적 마비현상까지 초래된 점이다.

과거처럼 단순한 일회성 조치로는 떨어진 신뢰를 되 찾을 수 없다. 손에 쥔 힘의 적절한 분산과 인사제도의 혁신 등 보다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제살깎기가 필요하다. 독버섯처럼 자라 온 스폰서 문화를 과감하게 끊고 멀어진 국민 곁으로 다시 돌아오는 지름길을 똑똑한 검찰이 설마 모를리 없을 것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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