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거리로 나선 상동동 덕산3차 아파트 입주민들.

분양전환을 두고 시행사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동동 덕산3차 아파트 입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주민 500여명은 15일 오전 9시 아파트 정문에 집결해 거제시청 정문까지 1시간여 동안 가두시위를 벌이며 덕산 측을 성토했다. /관련사진: 중앙 포토박스 참조

주민들은 오전 10시30분께 시청 정문에 모여 펼침막 등을 들고 집단 시위를 벌였다. 시청을 오가는 차량들에게 유인물도 배포했다. 분양 대책위 전경미 위원장을 비롯해 송철영 감사 등 대책위 관계자들이 후덥지근한 날씨에도 주민들을 독려하며 시위를 리드했다.

중곡지역 덕산2차아파트 입주민들도 연대했다. 덕산2차 측은 지난해 분양전환 이후 덕산 측이 승강기 및 가스계량기 등 하자보수와 관련해 합의한 내용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덕산3차 입주민들의 시위에 세를 보탰다.

주민 주장 = 덕산3차 입주민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7차례 분양협상을 벌였으나 덕산 측과 분양가격 및 하자보수 등에서 입장차를 보여왔고 덕산 측이 거제시에 분양전환을 신청하다 철회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덕산 측이 대지비와 토목공사 조성단계에서 약 7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축 당시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에 비해 월등히 높은 건설원가가 신고돼 있다는 것이다. 덕산3차보다 1년 앞서 지은 덕산2차가 3.3㎡당 343만원에 분양된 사실도 비교 근거가 되고 있다.

입주민들은 “1년의 차이는 있지만 입지, 교통, 교육, 상가와 접근성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한 덕산3차 분양가격이 390만원으로 책정됐다는 것은 누가 봐도 높은 가격”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수차례 협상을 가졌지만 진전이 없던 가운데 덕산 측이 분양희망신청서를 전 세대에 배포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지난 7일 대책위는 3.3㎡당 345만원을 제시했고 거제시의 중재가 시도되자 덕산 측은 390만원에서 3만원을 인하해 23평형은 387만원, 32평은 383만원을 제시했다는 것. 주민들이 제시한 315만원보다 30만원이나 상향 조정해줬음에도 덕산 측은 겨우 3만원을 인하했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덕산 입장 = 시행사 덕산종합건설은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 법이 정한 분양전환가격보다 낮춘 가격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덕산에 따르면 ‘59㎡(23평형) 390만원, 84㎡(32평형) 386만원’으로 정한 분양각격은 관련법에서 정한 분양전환가격보다 낮춰진 것이며 대책위 요구에 따라 평형별 3만원씩 인하해 총 8억원을 줄여줬다는 것.

덕산 측은 “이 가격은 3.3㎡당 500만원이 넘는 신우아파트 등 주변시세에 비해 입주민들이 많은 차익을 얻게 되는 가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법을 무시한 가격인하를 계속 요구하고 있고 대책위는 오로지 입주민만을 위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덕산 측은 “가시적인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하고 있어 계속적인 분양전환협상에 회의적”이라며 “대책위에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면 관련법에서 정한 절차대로 분양전환승인신청을 낼 수 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덕산 측은 앞서 지난달 29일 거제시에 분양전환승인을 재차 신청했고 9일부터 이틀간 덕산3차 전 세대에 분양희망동의서를 등기로 보냈었다.

한편, 아파트 하자와 관련해 덕산2차 일부 세대에선 베란다 내력벽이 서서히 침하해 이웃 세대 베란다 천정이 보이는 경우도 있고, 덕산3차에선 결로 현상으로 인해 곰팡이가 나타나는 등 곳곳에서 심각한 하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은 실정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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