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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기관 임원선출 이대로는 안된다

 

   
              ▲ 신기방 편집국장

문화예술회관 관장 후임 인선을 놓고 말들이 많다. 시설관리공단 상임이사 자리도 마찬가지다. 시기가 겹치고 논란의 양상도 비슷하다 보니 파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터지만, 아직 두 기관 모두 다 내정단계다. 세간의 눈치를 더 살펴야 한다는 뜻과 같다. 왜 그럴까.

최근 벌어지는 두 기관 내정자의 인선논란은 「그 사람은 그 자리에 안 맞다」가 핵심이다. 이것을 사실관계로 따진 명분이 「자격이 애매한 사람을 임명권자(시장)가 억지로 낙점했다」는 논리다. 공교롭게도 두 기관 모두 이같은 명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공통점도 지녔다. 왜 자유로울 수 없는지 한번 따져 보자.

문예회관 관장 내정자는 자격요건에서 기타(학력 및 경력기준 6개항 중 1~5항에 직접 해당되지 못하지만 이에 상당하는 자격과 능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에 분류돼 임용 추천됐다. 어떤 의미에선 자격이 안되는걸 억지로 꿰 맞춘 격이다.
시민단체 등에선 경력증명도 허위로 짜집기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발표때마다 틀려지는 주소 또한 부산과 거제를 수시로 넘나들고 있다. 전반적으로 자격요건이 확실했던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자격 자체가 애매하고 헷갈리는건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정작 면접접수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수가 공개되지 않아 확실히는 알 수 없지만, 시의회의 논란 등을 되짚어 볼 때, 타 후보를 압도할 만큼의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경력이 확실했던 타 후보를 제치고 왜 그가 가장 높은 면접점수를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는 이 점수를 발판 삼아 임명권자로부터 순조로운 낙점의 영예를 안았다. 그리고, 종전 문예회관 예술기획부장에서 얼마 전부터 「관장 내정자」를 공식 직함으로 쓰고 있다.

시설공단 상임이사 내정자는 자격요건 기준을 처음부터 비틀어 억지로 짜 맞춘 뒤 임용 추천된 경우다. 응모자격 요건 중 「5급이상 공무원으로 5년이상 근무한 자」의 경력산정에서 공단인사추천위가 통상 「공고일」 기준으로 하던 관행을 「서류전형 심사일」 기준으로 별도 표기해 공고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그게 그거인 것 같지만, 내정자 경력이 공고일 기준에는 18일이 모자라고, 심사일 기준에는 3일이 남는 것을 감안하면 「하늘과 땅 차이」 결과다.

임용절차 규정에 명시된 심사내용 개별통지가 없었고, 의무사항 이전에 당연히 걸렀어야 할 면접심사를 아무 설명없이 생략해 버린 것도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다. 복수추천키로 돼 있는 임용 후보군에 단 2명만이 응시해 면접을 생략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두명을 상대로 면접심사를 벌여 그 결과까지 종합판단 해 임용추천이 이뤄져야 하는 건 당연한 절차다. 그런데도 그 중요한 면접심사가 생략됐고 무시됐다.

공단 상임이사로 내정된 김모 씨는 지난 6월말 정년을 1년이나 남긴 상태에서 전격 명퇴를 신청했다. 항간에는 이미 그 때부터 김 씨의 상임이사 내정설이 파다했고, 결과 또한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같은 공무원 출신으로서 후보에 등록했다 제대로 된 심사 한 번 받지 못한 채, 시쳇말로 스타일만 구기게(?) 된 낙천자의 항변과 반발이, 필자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이다.

결국, 두 기관 상임이사 임용과정은 내용으로 보나 절차로 보나 특정인을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 그 자체였다. 임용과정 전부가 특정인을 염두에 둔 채, 때로는 끼워 맞추고 안되면 되게하는, 정해진 「수순밟기」에 불과할 뿐이었다.
나름의 경력과 능력을 자신하고 명함을 내밀었다가, 결국 자신이 특정인을 위한 구색갖추기 잔치판의 「들러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낙천자들의 심정은 얼마나 쓰라렸을까.

이번 논란을 기점으로 산하기관 임원채용에 대한 인식의 틀을 확 바꿔야 한다. 수백억원의 시민혈세를 투자해 만든 산하기관 임원선출이 시장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관행도 막아야 한다. 기관임원을 뽑는 공적 절차가 특정인을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하는 것도 더는 안될 일이다.
시설공단이 경영효율을 위해 행정으로부터 분리됐다면, 공단 실무를 이끌 상임이사는 경영마인드를 갖춘 최적의 인물을 전국 각지에서 찾고 또 찾아야지, 단지 시장과 인연이 깊은(?) 퇴직공무원의 뒷방 구들장이 돼서야 되겠는가. 수백억원의 건립비가 들었고, 지금도 연간 수십억원의 적자보전금을 펑펑 쏟아 붓는 문예회관은 더 말해 무엇하랴.

그런 의미에서 이번 두 기관의 상임이사 선정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며,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돼야 하는 게 마땅한 이치다.

 

※ 이 글은 필자가 새거제신문 편집국장 재직당시 썼던 글입니다.

 

신기방 기자  sgb@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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