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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현 씨, 월간문학세계 수필부문 신인상으로 등단당선작 '손맛의 설레임' 월간문학세계 1월호에 게재

박종우 시장 인수위에 참여해 많은 활약을 했던 신유현 씨가 종합문예지 원간문학세계 제342회(23년 1월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에 당선돼 수필문단에 정식 등단했다.

신유현 씨는 낚시와 골프를 매개로 한 삶의 희노애락을 음미한 ‘손맛의 설레임’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설거지를 삶의 바로미터로 풀러낸 ‘설거지의 미학’ 두편을 제출했고, 이 중 손맛의 설레임이 당선작으로 뽑혔다.

문학세계는 심사평을 통해 “수필은 무형식의 글이지만, 작가의 개성과 정체성을 잘 드러낸 굉장한 수준의 글”이라며 “신선한 에스프리(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 같은 수필세계의 미학”이라고 극찬했다.

신유현 씨는 당선소감에서 “실력은 미천하지만, 삶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는 계기이자 의미있는 사건으로 기억하고자 한다”고 감사해 했다.

다음은 당선작으로 선정된 신유현씨의 손맛의 설레임 전문이다.

손맛의 설레임

신유현

거제는 정말 좋은 곳이다. 내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곳곳에 바다가 있어 더욱 좋다. 요즘 틈만 나면 낚시를 간다. 가까운 방파제에 들리기도 하지만 배를 타고 전설 속의 감성돔 낚시를 가기도 한다, 요즘은 실력이 일취월장하여 제법 한 두수씩 하기도 한다. 감성돔의 손맛은 정말 좋다. 한번 손맛을 들이면 쉽사리 끊지 못함은 약물 중독과도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낚시를 처음 시작하고 생기는 변화는 유튜브 낚시 채널을 시청하는 것이다. 별의별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 내공을 다진다. 유튜브 낚시 채널은 어떤 면에서 우리 삶과 비슷하다. 온갖 루머가 있고 음모도 있다. 어떤 낚시에는 어떤 채비가 효과가 있고, 대상 어종별 미끼는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고 챔질은 어떻게 해야 하고 등등…그런데 호모사피엔스인 난 배가 고플 때는 라면도 먹고, 밥도 먹고, 이것도 저것도 없을 때는 눈에 띄는 걸 먹는다. 뒤진 냉장고의 계란을 삶아 먹기도 하고 토스트 조각으로 한 끼를 때우기도 한다. 그런데 난 최소한 감성돔보다 지능이 높은 인간이다. 하물며 볼락, 용치, 우럭, 전갱이보다는 높은데 왜 우리는 이렇게 쉽게 유튜브의 속삭임에 넘어갈까?

코로나 팬데믹으로 보통시민의 삶들이 왜소해지고 바람 빠진 풍선처럼 일상이 움추렸을 때 낚시프로그램인 도시 어부에 한때 열광하였다. 그리고 모르긴 해도 당시 낚시 인구가 최고정점이었으리라 유추해 본다.

우리가 이렇게 낚시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혹시 인류학 관점에서 호모사피엔스가 대부분 시간을 수렵채집에 종사했던 우리 속에 내재 되어 있는 원시의 수렵에 대한 태고의 기억 때문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

그 이유를 나는 골프에서 찾았다.

골프와 낚시는 굉장히 유사한 스포츠이다. 형태도 비슷하고 속성도 비슷하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낚시는 조과에 따라 손질해서 먹을 수 있는 자연산 횟감이 있다는 것 뿐이다.

낚시 전날 설레임에 대물을 꿈꾸며 모든 준비를 한다. 대물이 물어도 터지지 않을 튼튼한 목줄, 좋아할 만한 미끼, 새로 장만한 낚시대. 그리고 물 때, 바람세기 조류 등등 전문가 포스를 풍긴다.

골프 전날의 설레임도 마찬가지이다. 버디, 혹시 모를 홀인원을 생각하며 홀인원 보험을 들까 말까 전혀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 아이언의 날은 갈고 인터넷으로 코스에 대한 탐색도 한다. 전문가 포스는 마치 전장에 오르는 전투기 조종사 같은 장비에 지식과 포스를 풍긴다. 그러나 골프나 낚시의 끝은 항상 바람 빠진 풍선 같은 아쉬움과 허탈감이다.

낚시와 골프가 그렇지만, 낚시는 철수 때 고기가 입질할 것 같고 골프는 마지막 홀에 다다르면 좀 잘 맞는다. 혹시 마지막 입질에 느껴지는 손맛은 다음번 출조에는 대물이 확실하고, 골프의 마지막 홀의 드라이버 샷은 다음번 라운딩 때 홀인원을 부킹한다. 골프도 클럽에 맞는 볼의 손맛, 낚시도 손끝에 전해지는 바닷속 생명의 손맛이다. 그러나 그 손맛들의 본질은 사실은 불확실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설레임이 원인이었다.

낚시나 골프나 모든 것이 변수이다. 낚시는 물때, 바람, 기온, 물색, 포인트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이웃 나라 일본의 지진 때문에 망쳤다라고 낚시꾼들은 변명을 전한다.

골프도 마찬가지이다. 당일 컨디션, 멘탈, 틀어진 자세, 흔들린 이론, 날씨, 기분, 환경 등등이 그렇지만 모르는 미지에 대한 설레임이 손맛으로 다가올 때 그 순간 우리는 열광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그렇게 길지 않다. 그러나 그 설레임의 속임수가 기분 나쁘지는 않다. 그래서 바다로 산으로 다음번에도 열심히 간다. 새로운 지식과 이론으로 재무장하고…

인생에서의 전성기도 순간의 손맛처럼 짧기만 한 듯하다,

그러나 모르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 다가올지도 모를 미지에 대한 설레임, 준비하는 설레임, 이런 것들이 우리 인생이라면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 내일 출조에서 꼴방을 하더라도, 내일 골프에서 오비를 줄줄이 하고 점수가 엉망이더라도 어느 순간 나에게 훅하는 입질과 빨래줄 같은 홀인원이 다가올 때 그 순간, 그 손맛을 느끼기 위해 오늘도 출조를 준비해야 한다. 인생의 라운딩을 준비해야 한다.

인생은 우연히 훅하고 다가오는 감성돔의 입질 같은 것이다.

인생은 설레임과 순간의 짜릿한 손맛이기 때문이다.

순간의 어떤 설레임으로 우리 인생은 아무 이유 없이 시작되었고 영문도 모르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것이다. 그렇기 전에 인생 매 순간의 손맛을 우리는 느끼고 만끽하여야 한다. 설레임과 손맛은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카오스 같은 조물주의 아이러니한 법칙일지도 모를 일이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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