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코스 참가자들의 출발 모습

일생에 단 한 번 두 발로 뛸 수 있는 거가대교 접속도로에 수많은 인파가 5일 오전 몰렸다. 사장교 구간을 뛸 수 없어 당초 참가 인원 상당수가 접수를 포기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적잖았던 ‘거가대교 개통기념 마라톤대회’가 이날 오전부터 대금휴게소 일원 거가대교 접속도로에서 개최됐다. 전국 마라톤 동호인 외에도 거가대교 개통을 염원하는 다수 시민들도 걷기에 참여하는 등 수천여명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대금휴게소 인근에서 출발한 이날 대회는 5km, 13km, 30km, 풀코스 등 네 개 종목으로 나눠 오전 10시30분부터 스타트를 끊었다. 문제는 주최 측인 전국마라톤협회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에 있었다. 종목별로 참가자들을 통제해 출발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공지가 되지 못해 미처 해당 종목 출발 시간에 응하지 못한 참가자들이 잇따라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출발 지점에 일시에 몰리게 돼 미숙한 진행을 드러냈다.

뒤늦게 출발하게 된 참가자들은 달리는 도중에도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는 모습이 간간이 엿보였다. 한 참가자는 달리다 말고 돌아서서 “이게 마라톤대회 맞냐. 명색이 국제대회라면서 이 따위 대회가 어딨느냐”며 전마협 측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 참가자는 참가를 중도 포기하고 곧바로 짐을 꾸리는 모습이었다. 간이화장실과 주차시설 부족도 문제였다. 대금휴게소 간이화장실로는 수천여명의 인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남성 참가자들은 아예 접속도로 인근 절개지 한 켠에서 용변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송정IC 부근에선 이날 오전부터 밀어닥친 차량들과 인파가 엉켜 엉망이 됐다. 접속도로가 관통하는 장목면 율천마을과 대금마을 인근 도로는 한 순간에 주차장으로 화했고 뒤늦은 교통 통제로 병목 현상이 한동안 빚어졌다. 마을 도로변에 주차한 참가자들은 진입로가 없어 흙먼지가 날리는 접속도로 법면을 엉거주춤 올라야만 휴게소 광장으로 갈 수 있었다.

거가대교를 달릴 수 있다던 이번 마라톤대회는 주최측의 엉성한 처리로 사장교 구간을 못 뛰게 돼 상당수 신청자들이 대거 이탈, 한 차례 큰 잡음을 유발한데 이어 기업들에 대한 과도한 ‘협찬 강요’ 논란을 빚기도 했고, 대회 당일에도 미숙한 진행과 미흡한 사전 준비로 인해 ‘용두사미’격이 됐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 동호인들이 몸을 풀고 있다

▲ 접속도로 인근으로 각종 부스들이 들어섰고 인파들이 도로를 가득 메웠다

▲ 바다 너머로 사장교가 보인다

▲ 거제특산품 시식코너도 마련됐다

▲ 율천마을과 대금마을을 소통하는 도로는 주차장이 돼버렸다

▲ 윤영 국회의원과 권민호 거제시장 등 지역정치인도 대회 축하를 위해 참석했다

▲ 접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참가자들

▲ 뒤늦게 출발한 참가자들이 시계를 보며 서두르고 있다

▲ 5km 참가자들이 출발선에서 함성을 내지르고 있다

▲ 이흥우 거제경찰서장과 윤영 국회의원, 권민호 거제시장도 출발선에 섰다

▲ 거제시 시설관리공단도 홍보 피켓을 들고 걷기에 참여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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