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 영어마을

덕포동에 자리한 덕포분교를 리모델링해 지난해 7월 개원한 ‘거제시 영어마을’이 거제시 투자에 비해 교육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학 일정 외엔 단기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는데다 지리적 접근성도 떨어져, 기대와는 달리 거제시 재정만 축내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것.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시 영어마을’은 병원, 호텔, 은행 등 13개 체험시설을 마련해 거제시 예산 14억9300만원을 들여 지난해 7월6일 개강했다. 헤럴드 미디어사에 위탁돼 원어민 강사들이 주말반과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최대 10일 일정으로 방학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문제는 올 한해만 10억여원의 예산이 쓰였음에도 투자 대비 효과가 만족스런 수준이 못된다는 것이다. 거제시는 조성 사업비 14억9300만원 외에도 올해만 7억1600만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11월까지 학부모들이 지불한 참가비 2억9000여만원도 운영비로 사용됐다.

거제시가 지원한 7억여원과 참가비까지 합하면 10억600만원선. 이 금액 모두 시설 보완 등에는 쓰여지지 않은 채 주로 강사 인건비 등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더해 영어마을 참가비용도 새해부터 오를 전망이다. 정규프로그램은 7만원에서 10만원, 주말프로그램은 오전, 오후 3만원에서 오후 시간대로 한정돼 4만원으로 인상된다.

영어마을에 자녀를 보냈었다는 한 학부모는 “원어민강사들과 직접 생활영어를 익히게 한다는 기대감을 가졌는데 방학프로그램은 부담이 커서 평일 프로그램을 택했는데 일정이 짧아 큰 효과를 봤다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다”며 “알고보니 참가비용에 셔틀버스 이용금액 1만원까지 포함됐다는데 썩 탐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거제시는 올해보다 4400만원이 늘어난 7억6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으로 확인됐다. 접근성이 떨어져 셔틀버스가 운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버스운행비용과 늘어난 참가비까지 학부모들이 모두 부담해야 하는 실정인 것. 취지는 좋지만 ‘전시행정’이란 비판들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들에서다.

한편, 거제시 영어마을 다녀간 학생 수는 지난 11월까지 1만1221명으로 집계됐다. 위탁 운영을 맡고 있는 헤럴드 미디어사는 2011년까지 운영을 맡게 되고 이후 심의를 거쳐 한 해 더 위탁 운영을 연장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새거제신문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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