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1. 권민호 거제시장 2. 황종명 거제시의회 의장 3. 박찬재 거제교육장 4. 이흥우 거제경찰서장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사실상 거가대로 개통 원년인 올 한해는 그 어느때 보다 많은 사회변혁이 예상된다. 뉴스앤거제는 새거제신문과 공동으로 거제시 4대기관장 특별대담을 통해, 올 한해 역점사업을 미리 들어봤다.  특별대담 첫 번째로 10일 오후4시 새거제신문 신기방 사장이 거제시장실에서 권민호 시장을 1시간여 동안 만났다.

▲ 10일 오후 4시 거제시장실에서 새거제신문 신기방 사장과 권민호 시장(우측)과의 대담장면.

권민호 시장만큼 굴곡 많은 삶을 산 이도 드물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유년시절, 늦깎이 만학도, 정치입문 과정의 잇단 실패, 사업가 변신에서 다시 거제시장에 이르기 까지…. 그런 그에겐 적도 우군도 모두가 삶의 동반자들이다. 사람들과의 부대낌에 이골이 날대로 난 그이기 때문이다.

10일 오후 시장실에서 만난 권 시장은 한층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바닥 동판을 걷어내고 원탁테이블로 새롭게 단장한 시장실은, 공직사회의 관행화된 제도와 틀조차 뛰어넘겠다는 그의 의지가 깊게 배여 있었다. 조직장악에 대한 자신감도 묻어났다.

권 시장은 올 한해 시정운용 기본방향을 도로정체 해소, 관광인프라 구축,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13년 개통예정이던 국도대체우회도로를 이미 2년 앞당겨 부분개통 시켰고, 지지부진 했던 신오교 연결도로도 어느새 마무리했다. 관광인프라 구축 전략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차세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입지선정 용역도 이미 착수한 상태다.

해양관광개발공사 설립과 관련, 권 시장은 행정업무로는 한계가 있는 관광개발사업에 공사가 추진주체로 나서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시설공단을 관광개발공사에 포함시켜 연계 운영하는 방안까지를 포함한 기구설립 용역을 추진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찬반이 엇갈리는 사곡만 산단조성과 관련해서는 현재 차세대 산단조성 입지용역은 특정지역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 거제시 전역을 상대로 한 것이라며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지역균형개발차원에서 예상밖의 농어촌지역이 대상지로 선정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수행여부를 두고 논란이 되괴있는 고현항 인공섬 조성사업은 반드시 추진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삼성의 내부문제로 다소 주춤하고 있을 뿐, 결코 포기한 사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추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기본계획 등을 대폭 바꿔 새로 설립될 해양개발관광공사가 추진주체로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균형개발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계룡산 터널개설과 관련해서는 일극집중화 된 구 신현지역 인구분산 차원에서라도 임기내에 최소한 공사시작은 한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민호 시장과의 일문일답을 요약 정리했다.

-취임 반년이 지났다.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도 있었다. 자연인의 위치와 거제시장의 위치는 크게 다를 것이다. 지난 6개월간 거제시장으로서 바라본 공직사회의 모습은.
“공직자들의 태생적 한계를 확인했다. 제도와 틀 사이에서 관행화된 업무수행은 목표실현이 더디고 굼뜬다. 변화에 적응해 가는 발빠른 모습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때문에 마음은 꿀떡같은데 시작조차 안되는 일이 너무 많다. 갑갑함을 느낀다. 올 한해는 참으로 중요한 해다. 초임시장으로서 부족한 점은 많지만, 철학과 강한 소신으로 차근차근 일해 나가겠다”

-신묘년 새해는 거가대로 개통으로 그 어느때 보다 역동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올 시정운용의 기본구상과 역점사업을 꼽는다면.
“도로정체 해소문제에 시정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할 작정이다. 지난 6개월간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과 해결책을 강구해 왔다. 우회도로 부분 조기개통과 오비 신오교 연결도로 완공이 대표적 사례다. 여기에는 윤영 국회의원의 예산확보 노력이 크게 힘이 됐다. 거가대로 개통 후 우려됐던 거제지역에서의 극심한 정체현상이 크게 완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향후 진행현 교통시스템 구축등 교통정체 해소노력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전개할 예정이다”

-거가대로를 따라 유입되는 관광객 증가가 눈에 띈다. 이들이 거제에서 제대로 놀고 먹고 쉴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시급한 과제로 보이는데.
“늘어난 관광객들이 쉬고 놀고 잘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묵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과 관련, 일운면 소동에 신축중인 475호실 규모 대명콘도(2013년 4월 준공예정)와 한화그룹이 장목 농소에 2,000억원을 투자해 설립추진 중인 한화리조트(604호실 규모) 건설에 행정력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장목농소 한화 리조트는 거제시가 땅을 우선 구입한 뒤 한화가 차후 정산하는 개발방식인데, 당초 거제시 예산이 없어 추진이 미뤄지다 기채발행을 통해 사업추진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놀거리 시스템 마련과 관련, 일운면 소동에 민자를 통해 추진 중인 돌고래 공연장 등을 들 수 있다. 케이블카 및 집라인 시설에 대한 민자의향서도 이미 들어와 있는 상태다. 골프장 건설도 관광거제 발전을 위한 필수적 사업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갖춰지는 수년내에 거제시 관광인프라는 놀랄만큼 달라질 것으로 본다”

-거제시 장기발전 전략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시장공약에서 밝힌 차세대 산단 입지를 사곡만 매립을 통해 추진한다는 방침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사곡만 매립을 통한 산단조성에 부정적인 여론도 많다. 어떻게 조정해 나갈 방침인가.
“차세대 성장산업 유치를 위한 산단조성은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들어왔고, 가슴에 담아왔던 내용이다. 적지가 어디냐를 두고 현재 거제전역을 상대로 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시의회에서 논란도 있었지만, 특정지역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용역결과가 나오면 그에따라 산단조성을 우선 검토한 뒤, 이곳에 태양광·풍력 등 차세대 산업을 유치할 작정이다”

-거제시의 비싼물가와 불친절은 관광거제 이미지를 먹칠하는 주 요인이다. 이를 해소할 방법은 없나.
“비싼 물가에 불친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고민스럽다. 최근 환경과에 해소방법을 찾아 보라고 강력하게 지시해 놨다. 웃으면서 지도단속을 하되, 개인적으론 해당업소를 의식화(정정한 가격에 친절하지 못하면 망한다는 인식)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공직자들도 시민들과 외지인을 섬긴다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

-지난 7일 시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몇가지 변화가 보였는데, 핵심 포인트는 어디에 있나.
“도로업무의 복합성과 중요성을 감안, 도로과를 신설했다. 모든 도로시책은 여기에서 처리된다. 또 종전까진 자치행정국이 주무국이었으나, 미래발전을 위한 전략기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기획조정실을 신설, 시정 주무국으로 격상시켰다. 여기에는 조선과 관광 등이 포함된다. 의회는 물론 다양한 시민의견을 수렴해 개편방향을 확정 짓겠다”

-시장공약을 이유로 해양관광공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왜 만들고 어떻게 운용되나.
“해양관광 발전을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주체가 있어야 한다. 행정업무로 추진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해양관광공사는 행정업무를 대행할 공적 추진주체다.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일이다. 시설공단과는 업무연계를 통한 자연스런 통합운용 시스템으로 갈 작정이다. 시설공단이 관리하는 체육시설 상당부분은 민간단체에 위탁 관리토록 해 경비를 절감하고 유휴인력은 관광공사에서 활용토록 할 방침이다. 현재 합리적인 운용시스템을 용역 의뢰 중에 있다”

-전임시장 재임시절 추진됐던 고현항 인공섬은 어떻게 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섬은 꼭 추진한다고 보면 된다. 개인적인 관심도 많다. 지역 언론에서 마치 버린 카드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다만, 추진주체인 삼성의 내부문제 때문에 다소 주춤하는 상황이다. 삼성측과 빈번히 접촉해 추진여부를 타진중에 있다. 만약 삼성이 추진주체로 나서지 않을 경우 현재 설립추진중인 해양관광개발공사가 주체가 돼서라도 재추진할 작정이다. 이 경우엔 기본계획을 새로 바꿔, 수변공원도 늘리고 대형 주차공간도 확보하는 등 시민품으로 돌아오는 공적공간 확보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재점토 할 작정이다”

-구 신현지역의 극집중화 현상이 심각하다. 지역균형개발을 위한 복안은 무엇인가.
“차세대 산업단지 입지를 농어촌지역에 세우는 방향도 전향적으로 검토중이다. 선언적인 균형개발은 크게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균형발전을 위한 물리적 팩트를 가하겠다는 거다. 계룡산 터널을 통해 낙후된 서남부 지역과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문제를 우선 검토중이다. 인구분산을 위해서도 필요한 사업인 만큼, 임기내에 최소한 시작을 한다는 작정을 하고 있다. 장승포 망산일대를 신개념 도시공원으로 조성해 쾌적한 도시공간으로 재창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쉬는 날이면 장목을 자주 찾는다. 장목을 어떤 형태로 개발해야 좋을지를 항상 고민한다”

-정부의 행정구역개편 논의와 관련, 거제가 어느 인접도시와 묶여야 된다고 생각하는가.
“정부방침은 있지만, 현 정부의 임기 등을 감안하면 물리적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설령 추진된다 하더라도 마땅한 결론을 얻기가 현재로선 매우 어렵다. 여러 가지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거제시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신중한 결정이 뒤따라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인근 지역과의 인위적 통합보다는 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 등을 고려해 거제를 세계적 휴양관광도시로 바꿔가는 특별자치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지난 지방선거 뒤 돈공천 논란에 따른 휴유증이 아직도 진행중이다. 개인적인 고민도 많았을 것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고 무슨 교훈을 남겼나.
“개인적으로 많은 낙천경험이 있다. 선출직은 절대적인 자리가 아니다. 희생과 봉사하는 자리 아닌가. 그런데도 너무 심한 사생결단식 경쟁을 하다보니 이같은 갈등이 생겼다. 정책대결의 장이되는 보다 성숙한 선거문화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승자든 패자든 이제는 그간의 아픔을 다 털어버리고 거제시 발전의 위해 힘을 모을 때라고 본다. 내 자신 또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역대 민선시장이 모두 불미스런 일에 연루돼 구속되는 전례를 남겼다. 후임 시장으로서 특히 부담이 많을것 같은데.
“안타까운 일이다. 솔직히 말해 부담스럽다. 시민의 자존심이 상처받았다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가짐을 다시금 다잡는 계기로 삼겠다. 주말을 이용해 시장실을 새단장했고 오늘 처음 외부손님을 맞았다. 시장실 밑으로 수맥이 흘러 동판을 깔아놨다는 소리를 듣고 전부 걷어내라고 지시했다. 전임자들의 부패연루가 바닥 동판과 무슨 상관이 있나. 시장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시장의 능력은 4년뒤 시민이 판단할 몫이지만, 청렴 여부는 스스로가 의지를 갖고 지킬 수 있는 문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예비 주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들과의 관계설정도 시정운용의 중요한 요소라고 여겨지는데.
“국회의원은 중요한 자리다.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거제를 아끼는 마음부터 가져야 한다. 거론되는 예상후보들과 특별히 유착하지도, 거리를 두지도 않을 것이다. 모두가 다 거제시를 위해 일하겠다는 봉사자들 아닌가. 한나라당 소속 시장으로서 부담스런 부분도 있지만, 거제시민과 늘 함께 한다는 각오다. 시정 4년을 책임진 행정시장이라는 점에서, 거제시민당 출신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오로지 시민을 위해 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거제시정 최고 책임자로서의 소신과 각오는.
“하루를 가더라도 사심없이 당당하게 일할 것이다. 연임에 연연해 구차하게 굴지도 않을 것이다. 시장직은 거제사회를 현재에서 미래로 이끄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시장직무를 게을리 하면 4년이 아니라 40년을 퇴보한다는 각오로 정말 열심히 일할 것이다. 시장은 시민의 머슴이다. 머슴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주인(시민) 또한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머슴은 바뀌는데 주인이 그대로라면 집안일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주어진 임기동안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임기가 끝나면 다시 주인(시민)에게 평가를 받을 것이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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