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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50인 용사에 무한한 경의를 보내며김범용 / 거제경실련 사무국장

   
▲ 김범용 경실련 사무국장
뉴스에 의하면 방사성물질의 방출이 계속되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福島)의 제1원전에는 자신의 목숨을 이미 포기하고 일본을 구하기 위해 방사능과 사투를 벌이는 50인의 원전 직원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 칸 총리가 “이제 당신들 밖에 없다”고 한 사고현장에 남은 마지막 50인입니다.

뉴스를 접하면서 영화 ‘300’을 떠올립니다. 영화 ‘300’은 제3차 페르시아 전쟁 때 벌어진 테르모필레 전투를 영화화한 것입니다. 300명의 스파르타 용사들이 당시 세계최강대국인 페르시아를 맞아 싸우고 산화해간 이야기를 각색하여 영화화한 것입니다. 그 죽음을 각오한 소수정예 300명의 스파르타군이 페르시아 대군을 맞서 선전을 하지만 끝내는 전멸하고 만다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입니다. 애초에 승리를 목적으로 한 전투가 아니었고, 조국 그리스가 전투에 임할 시간을 벌 때까지 버티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으니까 그들로서는 성공한 전투였습니다. 결국 그 300의 희생으로 그리스는 페르시아를 격퇴할 수 있었습니다.

매일 홍수처럼 엄청나게 쏟아지는 일본 지진과 쓰나미, 원전사태의 뉴스 속에서 쉽게 흘려들을 수 있는 뉴스이지만, 원전을 아는 사람들이나 조금이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장에 남기로한 ‘토쿄전력 50인’, 그들은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 현재 후쿠시만(福島) 원전 내부의 시간당 방사능 피폭량이면 그 곳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작업 후에 생존할 확률은 아주 희박하다고 봅니다. 그들이 입고 있는 ‘타이베크’라 불리는 방호복은 공기중에 떠다니는 방사능물질로부터는 그들을 보호하지만 뚜꺼운 철판도 관통하는 방사능으로부터는 그들을 지켜주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 24시간 방사능 피폭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그들은 정전으로 깜깜한 원자로내부에서 엄청난 고온으로 숨이 막히는 곳에서 몇 분만 일하면 조끼에 착용한 방사능 위험경보기가 울리는 곳에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피폭수치까지 허용된 그 몇 분 동안만 가능한 작업을 위해 불편한 방호복을 입고 뛰어다니면서 분초를 다투며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운이 좋다면 그들은 살아서 후쿠시마 원전에서 빠져나올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신체에 누적된 엄청난 방사능 피폭으로 인하여 결코 오래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후유증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갈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전력공사같은 공사 직원들이 아니라 전기사업을 민영화한 일본에서 ‘토쿄전력’이라는 그냥 민간전기회사 직원들입니다. 이제 이 50명의 민간전기회사 직원들의 손에 일본의 운명과 수 십만명의 목숨이 달려있습니다. 그들은 현장에 남기로 결정하면서 이미 그 죽음의 길을 알고도 가는 최후의 카미카제(神風) 특공대 50인입니다.

   

세계적인 폭로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의하면 이미 일본은 2008년 IAEA로부터 일본원전의 안전규정이 낙후되었다는 것과 이번과 같은 강진 발생 시 발생할 위험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이를 완벽하게 보완하겠다고 약속하였지만 민간기업인 ‘토쿄전력’등이 이를 무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 인프라산업을 민영화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 이번 일본원전사건이 웅변하고 있습니다. 민간기업은 수익과 주주가치가 최우선입니다. 막연한 위험에 엄청난 투자를 할 민간기업은 사실상 없습니다.

미국은 2015년까지 원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고, 전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정부가 주장하는 것 처럼 원전산업은 결코 미래전략산업이 아닙니다. 원전은 당장 비용이 적게들지만 그 부산물인 원전폐기물처리에 길게는 수 만년 동안 물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결코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즉, 원전은 당장 우리 세대에게는 이익이지만, 미래세대에게는 수 백년 이상 엄청난 경제적인 부담을 안겨주는 발전시스템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나라가 주도하던 전세계적인 원전(原電) 르네상스 주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반면에 풍력이나 태양광같은 재생가능한 대체에너지 산업이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50명의 영웅적인 산화를 이야기하는 마당에도 경제적 영향을 논하는 제 스스로가 얄밉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비록 우리와는 숱한 애증의 역사를 교차시킨 일본인이지만 자기 조국과 국민을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토쿄전력의 최후의 50인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합니다. 일본은 인간성(人間性)의 진수를 보여준 이들 최후의 50인이 한 일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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