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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광주, 그리고 노무현강학도 / 거제개혁시민연대 대표

   
▲ 강학도
/ 거제개혁시민연대 대표
다시 5월이다. 지난 주간에는 5·18광주민중항쟁 31주년 행사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추모문화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우리 거제에도 뜻있는 시민들과 시민단체를 비롯하여 제 정당들이 함께하여 다채로운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나는 개신교를 믿는 기독교인이지만, 가끔 광주의 항쟁을 이끈 평범한 시민들과 예수를 비교하는 위험한 발상을 해 본다. 그리고 이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며 예수와 대비하여 비교하는 버릇까지도 생겼다.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보면 나를 이단시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미 비교해 버린 것을 어쩌랴...

이천년 전 유대 땅의 예수와 80년 5.18 당시의 광주시민, 그리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비교는 전혀 다른 삶일 수도 있고, 행동이나 방식과 양상이 전혀 다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나는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한다. 이것은 ‘자살이냐? 타살이냐?’의 초점이 아니다.

예수는 당시 로마의 식민지 치하에서 고통 받는 유대인을 대변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식민 지배국 로마의 비호를 받던 당시 유대 종교지도자들에게 비친 예수는 자신들이 누리고 지배해온 기존의 유대종교와 질서를 부정하고, 비판하는 소요를 선동하는 반란의 수괴로 보았다.

시시각각 자신에게 모든 올가미가 씌워지는 이 절망적인 죽음의 사태를 예감한 듯 예수는 체념하고 자신의 육체를 그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내어줌으로써, 정치범에게 주어지는 십자가의 형틀에서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그는 부활한다. 자신을 내어던지고, 버림으로써, 다시 살아난 것이다.

마찬가지로 80년 광주 금남로에서 억울하게 숨져간 5.18 원혼들이나 대통령의 자리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와 농부가 된 바보 노무현이 그랬다. 스스로 자신을 버리고, 내 던짐으로서 영생의 부활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난해 1주기와 금번 2주기 추모문화제를 통하여 똑똑히 확인했다. 전국의 주요도시 곳곳에서 일어난 희망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2주기 추모제를 통해, 그가 이루고자 한 특권 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사회, 학력으로 인해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사회, 그리고 이를 위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생성되어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인식했다.

그들은 분명 부활했다. 광주에서, 서울에서, 부산에서, 대구, 대전에서 아니 전국 곳곳에서 광주 5.18 당시 숨진 무고한 시민과 노무현이 분명히 살아있음을 확인한다. 그것은 비단 이번 오월에만 부활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도 부활했고, 얼마 전의 4.27 보선에서도 부활했다. 이제 대한민국의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이 스스로 노무현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음을 알았다.

노무현의 가치로 대변되는 부패 없는 세상, 특권 없는 세상, 상식이 통하는 세상, 차별받지 않는 세상 등 참으로 많은 가치들을 우리는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이것이 우리의 차이를 넘어 단일화와 연대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시절 많은 공과가 있었다. 재임 당시에는 좌·우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부터 심한 견제와 비난을 받아왔다. 임기 1년을 앞둔 마지막 해엔 지지율이 한 자리에 머무르기도 했었다.

특히 보수기득권층으로 대변되는 색깔론으로 덧씌운 빨갱이, 좌파로 낙인찍히고, 진짜 좌파 진보진영으로부터는 얼치기 진보라느니, 리버럴리스트(자유주의 우파)라느니, 미국의 신자유주의를 수용함으로써 사회양극화로 인한 빈부격차의 심화를 가져왔다며 샌드위치 신세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고, 고향인 김해 봉화마을에서의 귀향보고를 하고, 오리 농법을 도입하여 자전거를 타고, 밀짚모자를 눌러쓴 평범한 농민이 되었을 때, 그의 주가와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절정으로 치솟았다.

매일매일 그의 사저는 평범한 바보 노무현을 뵙고자 찾아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것이 화근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그는 정권과 보수기득권층으로부터 집중적인 견제와 시기와 표적의 대상이 되고 만다.

당시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해 봉화마을의 나지막한 사저를 아방궁에 비교하며 비난의 집중화살을 날렸고, 이에 질세라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앞 다투어 노무현 흠집 내기에 혈안이 되었다.

그리고 노무현이 그토록 검찰이 스스로 독립하도록, 모든 권한을 다 주었음에도, 검찰은 스스로 권력의 시녀가 되어 온갖 이유를 붙여서, 살아있는 권력에 빌붙어 전직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한답시고, 그의 지지자와 측근인사들에게 공권력이라는 칼을 마구 휘두르기 시작함으로써 비극이 싹트기 시작한다. 그러나 누가 알랴? 그들이 죽인 바보 노무현은 그들의 바람대로 세상에서 사라지지만, 그것은 엄청난 후폭풍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정말 끔찍한 것은 우리가 몸소 겪은 지난 이명박 정부의 3년 6개월이다. 취임 초부터 터지기 시작한 영어몰입교육과 ‘강부자’, ‘고소영’ 파동을 필두로 생존권을 위해 싸워온 선량한 용산 철거주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용산대참사,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참화, 4대강으로 인한 환경재앙, 내각개편 때마다 터져 나오는 지는 후보들의 파렴치한 범죄행각, 몰염치와 도덕불감증, 언론법 파동 등 이러한 문제점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무능한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시대착오적인 토건사업과 냉전적 사고에서 비롯된 예견된 실패일 뿐이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은 안 된다. 절대로 용납해서도 안 된다. 이것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온몸을 던져 우리에게 교훈으로 남기고 떠났다.

진심어린 연대와 단결과 단일화 등 최근 선거 국면마다 이어지는 이 모든 것, 지금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범야권 대통합논의나, 진보정당간의 통합논의는 모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이고 유산이 아니겠는가.

그가 떠남으로써 우리는 그가 얼마나 소중하고 얼마나 많은 가치와 유산을 우리에게 남겼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2012년이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이어진다. 정말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필요한 때다. 희망의 2012년을 준비하고 맞이해야 한다.

내년은 어쩌면, 우리 대한민국이 분열과 반칙이 넘쳐나고, 양극화와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느냐 추락하느냐 아니면, 사회 통합과 남·북 교류와 화해,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그리고 누구나 차별받지 않는 특권 없는 세상을 열어 가느냐의 싸움이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지금 진보정당 간의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그러나 진보정당 간이든 또는 범야권 단일정당통합 논의든 모든 통합의 논의와 원칙, 나아가 그 해답은 바로 바보 노무현의 유산에서 찾았으면 한다. 양보와 버림과 비움의 미학으로 말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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