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시장의 핵심 공약사항 중 하나인 ‘차세대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최종입지 선정이 임박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입지선정 용역은 올말 최종 완료되지만, 입지 윤곽은 늦어도 9월중이면 사실상 결론난다.

용역사인 (주)동호·(주)두레 콘소시엄은 지난 7월 중간보고를 통해 후보지를 사등면 사곡만, 사등면 청곡만, 하청면 덕곡만 등 3곳으로 이미 압축했다. 시는 압축된 후보지 3곳 중 1곳을 8월하순에 최종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시의회 의견청취 등 행정절차가 다소 늦어지면서 추석이후로 늦춰지게 된 것이다.

최종 후보지 선정은 용역사의 의견과 거제시 기본방침이 합치되는 부분에서 결론이 나오겠지만, 현재로선 딱히 어느 곳이 유력후보지인지 예단하기가 어렵다. 1차 후보지로 압축된 3곳 모두 각각의 장단점을 갖추고 있는데다, 용역작업 또한 철저한 보안속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거제시는 산단조성 후보지 선정조건에서 몇가지 전제를 깔고 있다. 그것은 산단조성 후 제대로 기업들에 분양이 돼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분양단가가 될 수 있는 한 낮게 산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산단조성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분양단가도 낮춘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조성비용 최소화를 위해서는 매립지 수심이 낮아야 하고, 토취장이 지척에 있을수록 유리하다. 또 주변지가가 상대적으로 낮아야 하며, 조성 후 공단입지 조건(육상 및 해상수송망 등)도 매력이 있어야 한다. 이같은 전제를 염두에 두고 기 발표된 후보지 3곳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

압축후보지 경쟁력은
거제시가 구상하고 있는 차세대산업단지 면적은 총 330만㎡(약100만평)이다. 여기에는 육지부도 포함되지만 대부분 바다 매립을 통해 조성된다.

우선 사등면 청곡만은 지난 06년 거제시가 대주조선과 일반산업단지 MOU(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대주조선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유야무야 된 곳이다. 그 후 09년 11월 울산소재 신일산업개발(주)와 창원소재 (주)신진정공이 청곡리 일원 102만2400㎡(약36만여평)에 총3750억원을 투자해 조선기자재 선박부품제조공장을 짓겠다는 ‘청곡일반산업단지 지정을 위한 투자의향서’를 경남도에 낸 적이 있지만, 지금까지 진전이 없는 형편이다.

여기에다 청곡마을 인근 청포마을에 신해중공업(거제해양산업단지(주)로 명칭변경)이 지난 09년 9월 경남도로부터 실시계획 승인을 받은 120만9952㎡(약36만여평) 규모의 청포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도 있다. 이 사업역시 금융권자금유치 실패함으로써 사업진척 없이 흐지부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등면 청곡지역과 청포지역은 두 지역 면적을 전부 합해도 241만2352㎡(약73만평)으로 거제시가 예상한 100만평 규모에 못 미치는데다, 이미 기존사업자와의 허가권이 중첩되는 등 논란의 여지가 많은 곳이다. 다만, 청곡과 청포사이 반도처럼 튀어나온 야산을 토취장으로 사용할 경우 매립비용은 가장 최소화 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사등면 사곡만은 당초 차세대산단조성 문제가 불거질 때부터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그만큼 논란도 많았다. 특히 이곳은 거제상공회의소가 자체적인 산단조성추진위를 구성해 사곡만 90만㎡(약27만평)를 매립한 뒤, 이곳에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아래 18개 회원사의 동의를 얻어(주)거상을 설립하기까지 했다.

거제상공회의소 측은 거제시에서 차세대한단조성 문제가 논의되자 지난해 11월 사곡만산단에 상공회의소가 설립한 (주)거상도 적극 참여하겠다는 뜻을 거제시에 전달, 거제시와 사전 접촉이 있었던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특히 사곡만 산단조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던 때인 지난해 10월 사곡만 내에 위치한 사두섬(2만529㎡)을 지역 내 유력인사가 경매로 낙찰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 큰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사곡만은 항로가 이미 개설돼 있고, 인근지역이 이미 조선공단화 돼 있다는 점에서 산단입지 및 접근성 등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전임시장 시절 해양마리나 조성지로 선정, 국토해양부의 승인까지 받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 같다.

마지막 후보지는 하청면 덕곡만 일대다. 아직 정확한 위치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기존에 추진하던 하청조선특구 지역과 거의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청조선특구는 전임 시장 시설 하청면 덕곡리 일원 377만4846㎡(약114만평)의 부지에 조선생산 관련 시설유치와 조선기자재단지, 해상플랜트 단지 등의 산업용지와 공원 녹지 도로 등 부대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추진되다 추진주체가 불분명해지면서 소리 없이 중단된 상태다.

하청 덕곡만 산단 조성의 가장 큰 걸림돌은 현재 이곳 일대가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는 점이다. 당초 ‘특구’지정을 통한 산단조성을 시도한 것도 이 같은 용도지역 상충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7월 윤영 국회의원이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간소화를 위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윤 의원이 발의한 특례법 개정안의 핵심은 ‘기본계획 시가화예정용지 총 면적의 100분30 범위 이하인 산업단지 계획승인 시에는 수산자원보호구역도 해제된 것으로 간주토록 한다’는 부분이다.

하청 덕곡지역이 거제시 도시기본계획에 시가화예정용지로 잡혀있다는 점에서 윤 의원의 개정안 발의 내용에 ‘시가화예정용지’와 ‘수산자원보호구역’이 거론된 것은 하청지역의 산단조성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커 주목되는 부분이다.

특히 거제시는 윤 의원의 산단특례법 개정안 발의와 별개로 국토해양부에 거제시 전역의 수산자원보호구역 축소 해제를 요청해 둔 상태다. 현재로선 하청 장목일원의 진동만권 수산자원보호구역 중 하청 덕곡 개안만 일원이 해제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청 덕곡만 일대가 수보지역에서 해제될 경우 산단조성에 따른 법적저촉은 없다고 봐야 한다. 더구나 덕곡만 일대는 수심이 낮아 조성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는데다, 육지부 매입비용 및 어업권 보상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훨씬 유리한 입지조건으로 평가된다. 산단입지에 따른 시민반감도 가장 적은 편이다.

결국 권 시장이 자신의 핵심공약임을 들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산단조성은 사등 척곡일대와 사곡만일대, 하청 덕곡만 일대 중 하나로 결론 나겠지만, 현재로선 어디가 가장 적합지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특정지역이 최종후보지가 지정되더라도 차세대 전략사업 유치방안마련, 조성업체 선정, 공유수면매립 인허가 등 넘어야 할 과제는 아직도 수두룩하다.

<이 기사는 새거제신문에서 발간하는 시사월간지 거제IN에 실린 기사 입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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