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간 시민들과 호흡하면서 거제지역도 정치다운 정치가 꼭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제 저는 척박한 이 땅의 정치문화를 갈아엎어, 시민에게 감동을 주는 명품정치 시대를 열 것입니다”

정치이력 12년의 김한표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원고없이 내뱉는 서두인사는 꽤나 논리 정연했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내공이 쌓였다는 증거다. ‘거제생존전략연구소’라는 사무실 이름도 살아남기 위해 배수진을 친 용자(勇者)의 결의가 그대로 묻어났다.

내년 총선출마를 준비 중인 김한표 전 거제경찰서장이 25일 고현시장 앞 건물에 마련된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선과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담담하게 밝혔다.

김 전 서장은 인사말에서 “주변의 많은 시민들의 용기와 격려 덕분에 오랜 시간 긴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이제 새로운 희망을 안고 내년총선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 12년간의 정치인생 전부를 걸고 멋진 선거를 치러 반드시 명품정치를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서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지만, 중앙정치권의 변화에 따른 정당후보 출마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안철수 교수의 급부상에 대해서는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온 반작용이라고 분석하며, 정치권이 시민들의 상처를 보듬는 새로운 정치 페러다임을 창출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이 없어 총선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선거를 치를 만큼의 돈은 있다”고 일축했다. 선거구도 설정과 관련해서는 “정당후보자가 결정되면 개인적 친소관계에 따라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도 있다”며 여타 주자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전 서장은 특히 “일부에서 내년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을 의도적으로 흘리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주자 중 출마가 가장 확신한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며 의도적인 흠집내기에 현혹되지 말 것을 주문했다.

다음은 김 전 서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총선은 결국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냐.
“현재 소속정당이 없으므로 당연히 무소속 출마를 우선 고려중이다”

-현재 야권에서 진행되는 통합후보 논의는 무소속주자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정치환경 변화가 현실화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의 정치지형 변화도 예측불허로 진행 중이다. 제3의 신당설도 나온다. 지금은 무소속 후보를 우선 염두에 두고 있지만, 중앙정치권의 환경변화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의 출마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치지형이 정돈되지 않은 상태에서 딱 부러지게 정해진 건 없다. 모든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고 신중하게 대응할 것이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가능성으로 이해해도 되나.
“한나라당도 변화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도 포함된다. 최근의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당정치에 대한 불신에서 온 결과다. 2040세대들이 겪는 현실적 어려움들이 새로운 정치세력 등장을 갈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무당파나 무소속 주자에게 힘이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새로운 선택에 대한 신념은 정치지형 변화에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케치프레이즈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구상중인 상징구호가 있다. ‘이번에는 한표다’와 ‘이번에는 꼭’ 두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

-항간에는 돈이 없어 선거를 치루기 힘들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다. 돈이 없어 선거를 못 할 정도는 아니다. 선거할 돈은 충분하다. 선거전 경험도 쌓여 굳이 많은 돈이 필요하지도 않다. 돈 선거를 할 마음도 없다. 정치를 저질화 시키는 게 돈 선거다”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 중 누가 가장 유력한 대항마라고 생각하나.
“그런 질문들을 자주 받지만, 콕 찍어 말할 처지도, 해서도 안 된다. 다를 훌륭한 분들이고 다 버거운 상대들이다”

-지방선거 당시 중립을 선언했다. 거제에는 일정한 세력들이 있다. 이들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짜나.
“정치구도와 관련된 질문으로 받아 들인다. 개인적 친소관계에 따라 구도변화는 항상 유동적이다. 공천과정에서 일부 주자들과의 합종연횡 현상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내년에 출마를 안한다는 소문도 있던데.
“귀가 찰 노릇이다. 공인으로서 그런 야합은 안한다. 지금까지 성원해 준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출마한다.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 중 정당공천 희망자는 공천에서 탈락하면 출마를 접을 수도 있지만, 난 공천에 매달리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가장 출마가 확실한 사람 아닌가”

-최근 현역의원과 유력주자 간 지역현안 공치사 논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타까운 일이다. 시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불필요한 논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쓸데없는 싸움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픈 말은.
“김한표가 정치를 하면 다를 것이다. 청와대 생활 10년, 경찰서장, 교수, 택시기사 등을 거치면서 오랜시간 시민들과 호흡했다. 이 과정에서 형성된 정치신념은 정치다운 정치, 명품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거제에서 조선과 관광 등 다른 분야는 뛰어나지만, 유독 정치수준만 삼류에 머물러 있다. 척박한 정치환경을 확 갈아엎어 멋진 초원으로 탈바꿈 시킬 것이다. 시민들에게 명품정치, 감동정치를 선물하는 것이 김한표의 신념이자 의지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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