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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대구어(大口魚)[연재] 고영화의 거제도 고전문학

   
 
대구어(大口魚)는 거제시의 "시어(市魚)"이다. 거제도에서 가덕도에 이르는 대구어(大口魚) 어장은 그 역사가 참으로 오래되었음이 각종 역사기록에 남아있다. 1510년 삼포왜란 전에도 대구 어장에 왜구가 불법으로 들어와 연안 어부들과 마찰이 많았다. 우리 수군들이 어장을 지키느라 애쓴 흔적이 사료 곳곳에 남아있다(조선왕조실록).

또한 숙종 2년(1676) 8월 21일. "통영(統營)에 소속된 거제(巨濟) 땅 옥포진(玉浦鎭) 관송이(貫松伊,아양동), 대구어(大口魚) 잡는 곳을 숙휘공주방(淑徽公主房)에서 침탈(侵奪)하여 통제사가 비국에 보고하여, 바로잡은 일도 있었다. 숙휘공주는 효종의 딸이자 현종의 누이었는데, 사치가 심하여 거제 대구어장을 가로채기도 했었다.

예로부터 거제도 연안의 대구(大口)는 보통 음력 11월에서 12월 사이가 성수기이다. 그리고 거제와 통영의 임금님 진상품에도 항상 그 이름을 올렸다.

동의보감’에서는 “독성이 없고 고기의 성질이 순하며 기운을 보하는 데 좋다. 내장과 기름의 맛이 더욱 좋다”고 소개되어 있고, ‘음식디미방’이란 책에 따르면 대구 껍질을 삶아서 가늘게 썰어 무친 것을 ‘대구 껍질채’라 했고, 대구 껍질로 파를 돌돌 말아서 만드는 ‘대구 껍질 강회’도 나와 있는데 밀가루즙을 섞은 초간장에 찍어 먹는다고 하였다. ‘산림경제’에서는 “대구어의 알에 간을 해두면 맛있고 담백하여 먹기 좋다. 동월(冬月)에 반건(半乾)한 것이 아주 좋다”고 전한다.

17세기 말 김진규 선생께서는, 그물을 쳐서 대구어를 잡는 거제 어부들의 모습과, 처음 먹어보는 대구 맛에, 고향집 홀로 계신 어머님이 생각날 정도로 대구 맛이 훌륭했음을 "대구를 먹으며..(食大口魚有感)"라는 시(詩)에다 표현했다.

巨口纖鱗世所珍 큰 입에 가는 비늘은 세상에 보배인 바
獨於魚鼈逈超倫 생선 중에 홀로 대단히 초륜하다
漁人網集窮滄海 어부들은 푸른 바다에서 힘써 그물을 쳐 잡으면,
驛使星馳貢紫宸 역관이 빨리 달리어 대궐에 올린다.
宿昔微臣每霑賜 예부터 미천한 신하에게도 늘 은혜를 베풀었다했는데
流離絶域此甞新 먼 변방에 정처 없이 떠돌다 이에 새로운 맛을 보는구나.
臨餐更結堂闈戀 밥 먹다 다시금 고향집 문이 그리워지나,
惆悵無因遺老親 서글프게도 이유 없이 늙으신 어르신만 계시겠지.

[주] 초륜(超倫) : 범상함을 넘어서서 뛰어나다.

임진왜란 때 세운 공으로 선무공신(宣武功臣) 2등에 책록되었고, 월천부원군(月川府院君)에 추봉, 좌의정에 추증된 이정암(李廷馣, 1541∼1600년)은 말년에 은퇴하여 시문으로 소일하였다. 관찰사 시절 봉납으로 받아먹던 건대구의 고상한 맛을 잊지 못해 한편의 시(詩)를 남겼다.

올해 처음 맛보는 말린 대구어(得嘗新乾大口魚).
纖鱗巨口豈松鱸。가는 비늘 큰 입 어찌 송어에 비할손가?
風味眞堪佐酒徒。고상한 맛이 참으로 뛰어나 술꾼에게 권한다네.
魚物不隨人事變。어물(魚物)도 사람 처지가 변하면 따르지 않는구나.
感時懷舊獨長吁 그때 맛을 생각할 때마다 오직 한숨만 나올 뿐.

대한제국시절 1906년, 궁내부 소속의 거제도 가덕도 대구정치망어장 어업권은 1905년 조선으로 건너온, 이토 히로부미(伊博文)의 학숙 동문인 가시이겐타로(香椎源太郞)에게 관리권이 넘어간다. 거제도 능포 수산 대표 배정섭옹의 전언에 의하면 "거제 옥포는 궁내부 직영의 어장을, 왕실은 무관을 상주시켜 어장을 관리했는데, 카시이겐타로(香椎源太郞)는 쇼가손쥬구(松下村塾) 동문을 움직여 700엔을 주고 3년간의 임대를 하여 어업을 하였고 합방 후에는 이를 매입하였다"한다. 이토의 지우인 카시이겐타로(香椎源太郞)가 가덕도에서 거제도에 이르는 연안의 영친왕부 소속의 대구정치 어장 전부를 20년을 기한으로 임차하여 빼앗긴 아픈 역사가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조선 정조 때 간행된 <공선정례(貢膳定例)>는 각종 공선(貢膳) 진상품의 물목(物目)을 적은 책인데, 건대구, 대구어란해(알젓), 대구고지해(이리젓)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1815년께 빙허각(憑虛閣) 이씨가 쓴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의하면 "대구어는 다만 동해(東海)에서 나고 중국에는 없기 때문에 그 이름이 문헌(文獻)에 없으나 중국 사람들이 진미(珍味)라고 했으며, 북도(北道) 명천(明川)의 건대구(乾大口)가 유명하다"한다. 대구는 어찌되었건 우리 거제에 내려준 최고의 보배이다.

   
▲ 위판을 기다리는 거제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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