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放烏(방오) / 정황 (1547~1560년 고현동유배).
거제유배 정황(丁__)선생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37세 때인 1548년부터 1560년 49세로 사망할 때까지 고현동 거제향교에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 내신 일이 첫째이고, 그리고 주옥같은 200여 편의 고전한문학을 남겨, 거제도를 대표하는 유배문학인 중, 한 분이다.

謂汝不祥必可誅 너더러 상서롭다 하면서 반드시 죽일 미물이라 여겨,
懸竿繫翅見凡夫 날개를 이어매곤, 장대에 매달아 범부들에게 보이지만
獨憐反哺非偏塞 "반포지효" 홀로 사랑하니 편견일 뿐이며,
且恐銀河一背無 또한 한평생 등(背)지지 않는다면 은하수가 걱정이라지.

[주1] 반포지효( 反哺之孝) : 까마귀 새끼가 자라서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孝)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란 후에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효성을 이르는 말.

[주2] 일배무(一背無) : 견우와 직녀의 사랑의 만남을 위해 까마귀와 까치는 날개를 펼쳐 날아 그 넓은 은하수에 주둥이로 꼬리를 물고 또 다음 그 꼬리를 주둥이로 물고 이렇게 잇대어서 오작교(烏鵲橋)를 만들었다.

2. 放烏(방오). / 김창집(金昌集) 1722년 거제면 동상리.
癡奴縛一烏 어리석은 종이 한 마리 까미귀를 잡았네.
本非主人意 본디 주인의 뜻은 아닐진대,
有羽不能飛 날개는 있으나 날아갈 수는 없으며,
宛轉幾欲死 아름답고 고우나 죽을 지경이 되었구나.

__烏若訴__ 까마귀 떼가 원통해 하소연 하듯
向人啼不已 사람을 향해 매우 울부짖는다.
仁者隱無罪 어진 이는 죄도 없이 숨는데
牛羊寧異視 소와 양이라도 시선을 피해봐도 편안할까?

好生而惡死 (만물은)살기를 바라고 죽기를 싫어하듯
物我亦同理 물질과 정신(객관과 주관) 또한 한 가지 이치인지라,
呼奴卽解縛 종을 불러, "풀어줘라" (말했지만)
放去任所止 "놓아줌"은 임소(任所)에선 금한다네.

去矣愼危機 떠날려니, 참으로 위기인지라,
網羅彌天地 모두를 망라해서 천지에 두루 미칠 것 같아
始焉不能去 갈 수가 없어, 풀어주려 하는데
盤旋庭宇裏 집안의 뜰 가운데를 꾸불꾸불 돌고 있다가
五里一回頭 (마침내 날아올라) 5리(里)에서 한번 고개 돌리곤
十里始張翅 십리에야 비로소 날개를 벌리는구나.

海天極茫茫 바다 위 하늘은 끝없이 아득해도 (까마귀는)
度越何容易 남보다 뛰어나니 어이 함부로 하리오.
__烏亦隨__ 까마귀 떼는 또한 바람을 타며
啞啞相報喜 "까악까악" 서로 기쁜 소식 건네며
眞同子__魚 새끼 낳는 물고기처럼
____得其水 어릿어릿 대고 제멋대로 나는구나.
嗟爾止誰屋 아~ 너희들은 누구 집에 머물려하나?
北望但長__ 북녘을 바라보니 오직 한숨만 길어지네.
[주] 임소(任所) : 지방 관원(官員)이 근무하는 직소(職所)

해설 : 위의 '방오(放烏)' 시(詩)는 몸종이 사로잡은 까마귀 한 마리를 돌려보내면서, 현재 귀양 온 자신의 처지를 까마귀에 투영한다.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나타낸 작품이다.

몽와 김창집(金昌集, 1648-1722)선생은 1721년(경종 1, 辛丑 신축년) 12월 소론의 집권으로 거제도 유배형이 확정되어 1721년 12월12일 남산을 지나 한강을 건너고 용인에 도착, 이어 경북 성산에서 진주 안간역을 거쳐, 견내량 바다 건너 거제면 배소로 향하였다. 12월 30일경 거제면 배소에 도착 후 위리안치 되었다. 1722년(경종 2, 壬寅 임인년) 4월29일 경북 성주에서 사약을 받고 죽었다. 거제 반곡서원에 제향되었다. 거제도 위리안치는 1721년 12월 30일~1722년 4월23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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