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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대부분은 '노동요'가 그 원천이다. 민간 생활의 주가 되는 민요에는 노동의 실태와 전혀 관계없는 노래가 많다. 특히 모찌기(모심기) 하면서 부르던 일련의 민요 중에, 남편이 첩을 얻어서 생긴 괴로움과 질투, 그리고 갈등을, 연이은 사설조로 부른 노래가 있다.
그 중 우리나라에는 첩을 원망하고 질투하는 내방요(內房謠) 인, '첩요(妾謠, 첩의 노래)'가 각 고장마다 그 지방의 방언을 특징으로 하여 각기 전승되고 있다. 아래는 거제시 하청면 어은리 장곶에 사셨던, 신악이 할머니와 김옥란 할머니가 처녀 때, 모찌기 하면서 익힌, 정겨운 <'첩의 노래'>를 들어보자.
<첩의 노래>
"이산저산 양산중에 / 습피우는 종달새야 / 네 아무리 슬피 운들 / 내의 설움에 당할소냐.
수건수건 반베야수건 / 임어야 주던 사랑수건 / 수건귀가 떨어지면 / 임의야정도 떨어진다.
물끼 청청 헐어놓고 / 주인네 양반은 어데갔노 / 문에 전복 에리들고(문어와 전복을 안주감으로 오려 들고) / 첩의 방으로 놀러갔네.
거동봐라 거동봐라 / 큰어마시 거동봐라 / 드는 칼을 품에 품고 / 첩의 집으로 상해간다(첩의 집으로 첩을 상해하러 간다).
제비같은 첩의 년이 / 나부(나비)같이도 절로 하니 / 큰어마시 왔싰다가 / 무엇잤고(무엇 잡숫고) 가시것소.
청동화리다 불 떠놓고 / 임의 풋던 호죽설대 / 남방초를 피우이소 / 큰어마시는 호롱을 치고 / 첩의 년은 술거린다.
첩의 년이 술로 권키로 / 자부시소(잡숩세요) 자부시소 / 이술을 한잔을 자부시소 / 이술이가 술아니랑 / 천년만년 배오준데 / 이술을 한잔 잡수 놓믄 / 늙도 젊도 안한다오.
앉기 싫은 은방석에 / 하기 싫은 임금앞에 / 술잔을 들고도 어이할꼬 / 어헐시구나 절시구 지화자루 좋을신다."
거제 특유의 방언과 비유법이 해학적으로 잘 나타나 있으며, 가창 방식은 독창 또는 제창이고 율격은 4음보격을 기본으로 하며 중간에 2음보격이 삽입되어 있는 가사체(歌辭體) 형식의 민요이다. 위는 총 8단으로 나눈 이야기를 이어 엮어 나가고 있다.
첩에 대한 질시의 대립적 관계에도 불구하고 첩의 곱고 착한 마음씨에 본처가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마는 노래이다. 우리네 옛 어머님들의 관용성과 마음 약한 성품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드는 칼을 품에 품고 첩의 집으로 상해간다" 첩년을 죽이자고 칼을 품고 달려갔건만, 첩의 예의 바른 모습과 절도 있는 접대 솜씨, 맵시 있는 행동에 그만 돌아오고야 만다. 첩을 이해하고 남편을 관용하는 내용에서, 처와 첩의 화해는 진정어린 옛 여인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나오는, "첩은 남편을 젊게 만들고자 흰머리만 뽑고, 그게 미워 검은 머리만 뽑는 본처로 인해 대머리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찌되었건 한 남자에 두 여자란? 예로부터 갈등과 불화의 대표적인 장르인 것 같다.
"첩년노래" / 김필연, 사등리 성내
첩의년을 쥑일라고 / 이내품에다 칼을징겨 / 첩의집을 들어가니 / 낮에가도 범나는골에 / 밤에간들 범안날까 / 연치겉이 베짜다가 / 나부겉이 날아내리 / 제비겉이 절을하여 / 큰어무디 왔싰다가 / 무어잤고 돌아가요 / 임오묵던 은담밧대 / 임오묵던 놋담밧대 / 담배잤고 돌아가소 / 이내맘이 이럴적에 / 남자맘은 오죽허리.
'첩요'의 바탕을 이루는 비분(悲憤)도 폭발하기보다는 지긋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지니게 함으로써, 곧 싸우지 않고 서로 양보하는 평화애호 사상을 낳게 하고 있다. 섬의 특성上 여초현상으로 인해, 후처가 있는 집안이 많았다. 본처와 비교해 말 못할 여러 가지 괴로움과 고난을 겪었으며, 그 자식들도 이러한 업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본처나 후처나 모두가 피해자였다. 거제민요 '첩요'의 내용에는 당시 우리 어머님들의 생각은 물론,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을 읽을 수 있다.
조선후기로 들어오면서, 사설시조 가사 등의 구별이 없어지고 장편연속체로 된 시가 형식의 민요가 많이 등장하게 된다. 형식은 4ㆍ4조 4음보 연속체로 된 운율로써 행수에는 제한이 없이 따라 부르기에 적합하다. 조선말기 가사체 민요는 향유층이 다양해지고 내용도 다채롭게 되는 경향을 보인다. 위는 한 음보를 2/4 박자에 곡조를 붙여서 노래하니,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고 또한 행동통일을 이루어 일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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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하는 여학생을 남학생이 도촬
